드라마의 키스 장면만 봐도 흠칫! 주인공들은 키스만 했을 뿐인데, 이미 K양의 머릿속에서 그들은 갈 데까지 갔다. 손만 잡고 있는 커플을 볼 때도 마찬가지.
K양, 일상가(일상생활 가능)?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누가 나 좀 말려줘요
Q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보다 더 무서운 게 섹스 중독이라고 들었어. 그런데 나에게 그런 증상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야. 한 번, 두 번 하다 보니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을 알 것 같아.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할 때면 사방이 막혀 있는 룸이 있는 카페, 아니면 멀티방이나 노래방만 찾게 돼. 오해하진 마. 그곳에서 섹스 하는 몰상식한 짓은 하지 않았어. 터치 자체가 좋아서 그런 거니까. 남친과 있을 때면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남친이 없을 때면 항상 섹스를 상상해. 문제는 시시때때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거야. 혹시 나, 섹스에 중독된 건 아닐까? 점점 내가 변태가 되어가는 것 같아.


A ‘땡스 포 셰어링’, ‘님포매니악’, ‘셰임’….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섹스 중독’을 소재로 했거나 ‘섹스 중독자’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최근 섹스 중독을 다룬 영화들이 개봉되면서 섹스 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와 달리 포르노물을 접하기가 쉬워졌고, 자연스럽게 ‘섹스’에 노출이 많이 되는 탓이다.

우선, 고민을 들여다보기 전에 섹스 중독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알자. 섹스 중독은 감정 없이 기계적으로 섹스를 원하는 것인데, 쉽게 말해 쾌락보다는 섹스 자체에 집착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없어도 되지만 섹스 없이는 못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섹스 중독자. 아직 학계에서는 섹스 중독을 ‘병’으로 규정짓지 않아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보다 덜 심각한 것으로 여길 수 있으나, 사실 섹스 중독은 결코 가볍게 넘길 ‘증상’이 아니다. 섹스 욕구로 인해 인간관계가 틀어지거나 섹스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것,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면 불안감을 가지는 것, 그래서 ‘원나잇’도 서슴지 않는 것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이르기 때문. 치료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안 하면 그만’인 알코올, 마약과 달리 섹스는 ‘안 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섹스 중독이 단순한 욕구,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조울증, 열등감 등의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말한다.

이런 점을 따져봤을 때 K양은 섹스 중독자가 아니다. 기계적인 섹스나 집착하는 섹스를 하는 게 아니라 섹스를 통한 ‘쾌락’을 찾고 있으니까. 게다가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경험이니, 호기심이나 본능을 핑계 대서라도 충분히 들 수 있는 생각이다. 매일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뜨거운 사랑을 마음으로 느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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