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콩그레스
[영화] 더 콩그레스, 환각의 애니메이션 “영원히 젊고 아름답게”
[영화] 더 콩그레스, 환각의 애니메이션 “영원히 젊고 아름답게”
감독
아리 폴만 출연 로빈 라이트, 하비 케이틀, 대니 휴스턴, 폴 지아마티

만인의 연인이었던 여배우 로빈 라이트(로빈 라이트)는 두 아이를 돌보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길 원한다. 게다가 세월의 흐름 앞에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그녀는 대중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한다. 한편 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배우들을 스캔하여 컴퓨터 프로그램화시키는 새로운 단계가 실현되면서, 영화 제작사 미라마운트는 로빈 라이트에게 스캔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두 번 다시 실제로 연기를 하면 안 된다는 조건에 결국 동의한 로빈은, 영원히 젊고 아름다운 배우로 남겠다는 계약을 체결한다.

감독 아리 폴만은 2008년 한국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1980년대 초 레바논에서 벌어졌던 비극적인 학살 사건을 담은 ‘바시르와 왈츠를’에서, 아리 폴만은 당시의 참혹한 현실을 개인적인 기억으로 윤색하고, 왜곡하고, 불분명하게 지워버리는 이들의 목소리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그가 선택한 애니메이션 기법은 숨 막히도록 강렬했다. 불확실하게 기억하는 현실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더 콩그레스’에서도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감독의 의도는 뚜렷하다. 컴퓨터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실제 배우를 대체하고 관객들은 이 새롭게 재창조된 복제 이미지에 더 열광하는 근미래, 결국 관객들은 그 대체 현실을 보면서 즐기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아예 본인들이 직접 그 꿈이 되어 버리는 것까지 자발적으로 원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유토피아인 척 하는 디스토피아를 표현하기 위해, 아리 폴만은 역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초현실적 악몽과 눈부시게 매끄럽고 아름다운 인공 이미지, 환각의 파국을 충만하게 창조한다. 그와 같은 악몽을 표현하기에, 실사 위에 덧입힌 CG는 아무리 노력해도 가짜라는 거리감을 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없이 진짜에 근접하지만 결코 진짜가 아닌 위화감 말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움직임을 스캔하여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더 콩그레스’ 속 대체 현실만큼이나 실감 난다.

‘더 콩그레스’는 SF의 거장 스타니스와프 램의 소설 ‘미래학 회의’에 느슨하게 기반을 뒀다. 하지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는 ‘파우스트’와 ‘매트릭스’ 시리즈의 결합이라고 하는 편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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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