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첫 1위 ‘기염’

<캠퍼스 잡앤조이> 창간 4주년 기념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조사는 작년(6개 부문)과 달리 총 7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시대가 된 지금, 많은 이들에게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벤처기업’ 부문을 새로 추가했다. 아울러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삼성전자와 KB금융그룹은 각각 ‘제조업’과 ‘금융업’ 부문에서 4년째 1위를 수성했고 대한항공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3위권에 머무르다 올해 각각 ‘비제조업’과 ‘공기업’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구글코리아와 카카오는 2위 기업과 현격한 지지율 차이를 보이며 각각 ‘외국계 기업’ 부문과 ‘벤처 기업’ 부문에서 1위의 기염을 토했다.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CJ제일제당, 아모레퍼시픽 제치고 2위
대한항공·네이버 약진 두드러져

지난 1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경영 악화와 주가 하락을 염려하는 목소리들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12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히려 3.97% 상승했다. 삼성이란 브랜드 자체가 이제는 오너의 건강리스크 정도로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처럼 무너질 줄 모르는 삼성전자의 아성은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그 위용을 여실히 드러냈다. ‘제조업’ 부문에서 22.6%의 응답률로 1위에 오른 것. 벌써 4년째 1위다. 비록 작년 응답률(25.1%)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2위인 CJ제일제당(11.8%)의 약 2배 가까운 응답률을 보였다. CJ제일제당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각각 3위와 2위였지만 올해 서로 자리를 맞바꾸며 나란히 2위(11.8%)와 3위(10.4%)에 올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여학생 응답률(18.8%)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18.2%)를 능가했다. 포스코(6.5%)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위, 현대자동차(6.4%)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5위로 상승했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대한항공이 1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이 부문 조사에서 2011년 8위, 2012년 3위, 2013년 2위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응답률 14.9%를 얻어 드디어 1위 자리를 차지한 것. 대한항공의 광고 캠페인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이 젊은 층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것도 이번 대한항공의 1위 등극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신세계는 대한항공에 0.7%포인트 뒤진 14.2%의 응답률로 아깝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지난해 응답률 14.1%와 비슷한 응답률을 올해도 기록, 대학생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기업임을 수치로 증명했다. 삼성물산(10.7%)은 3위, 아시아나항공(8.9%)은 4위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대한항공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3위에 올랐던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는 4위로 밀려나게 됐다.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네이버와 SK텔레콤은 ‘IT·인터넷·통신’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 쟁탈전을 벌였다. 결과는 네이버의 승. 네이버는 지난해 SK텔레콤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응답률 30.0%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네이버는 여학생들 중에서 압도적인 지지(34.8%)를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전 세계 가입자 4억2000만 명을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과 3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커뮤니티 앱 ‘밴드(BAND)’의 성공이 많은 대학생들이 네이버를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손꼽게 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비록 올해 2위에 머물렀지만 다른 부문의 2위 기업들이 10%의 응답률을 보인 것과 달리 24.5%라는 높은 응답률을 기록, ‘1위 못지않은 2위’라는 평가다.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두 기업에 비해 KT는 지난해 3위 자리에서 한참 비켜나 7위(5.0%)에 머물렀다. 지난 3월 1200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계열사 KT ENS의 불법대출 사기,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의 연이은 악재가 KT의 순위 하락에 일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은 응답률 17.0%로 ‘금융업’ 부문 1위를 4년째 지키게 됐다. KB금융그룹은 남학생(16.4%)과 여학생(17.6%), 인문계(14%)·경상계(18.4%)·이공계(19.7%) 등 전 응답자들에게서 고른 지지율을 보였다. 이어 신한금융그룹(11.9%)이 2위, IBK기업은행(9.2%), 현대카드(9.2%)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들과 대형 은행·증권·보험사들을 제치고 공동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세련되고 심플한 카드 광고와 대형 이벤트로 항상 화제가 된 ‘슈퍼 시리즈’가 젊은 층에 어필한 것이 현대카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1위 비상(飛上)
구글코리아·카카오 ‘절대적 우위’

‘공기업’ 부문은 1위 경쟁이 치열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14.0%)와 한국관광공사(14.0%)가 1위 자리에 올랐는데 3위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13.6%)도 이에 버금가는 응답률을 보인 것.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각각 3위와 2위에서 올해 1위로 동반 상승했다. 재밌는 부분은 이 두 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 남 12.6%, 여 15.4%, 한국관광공사 : 남 9.8%, 여 18.2%) 모두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응답률이 더 높았던 것에 비해, 한국전력공사(남 17.6%, 여 9.6%)는 남학생의 응답률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이들 공사 다음으로는 국민연금공단(7.8%)과 한국마사회(6.6%)가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응답률 9.9%로 5위에 올랐던 한국철도공사는 올해 8위(4.8%)로 떨어지며 철도 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의 후유증이 기업에 대한 이미지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외국계 기업’ 부문에서는 구글코리아에 대한 입사 선호도가 ‘역시’ 절대적이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38.6%)에 올랐다. 각각 2위와 3위에 오른 BMW코리아(6.7%), 한국쓰리엠(5.5%)의 응답률을 보면 구글코리아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처음 조사한 ‘벤처 기업’ 부문에서는 3500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자를 내세운 카카오(53.6%)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는 여학생 10명 중 6명(응답률 59.2%)가량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위에는 ‘회사에서 놀면 좀 안 되나요?’라는 대표의 말로 화제가 된, 최상의 직원 복지를 자랑하는 제니퍼소프트(11%)가 올랐다. 이 밖에 위메프(8.3%), 티켓몬스터(7.1%), 게임빌(5.7%)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4 대학생 1000명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KB금융그룹 4년째 1위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
대학생들은 회사에서 일하기 좋은 조건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근무 환경 및 복지 제도(36.3%)’를 일하기 좋은 기업의 최우선 조건으로 꼽은 학생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기업의 장래성 및 지속 가능성(16.5%)’이었다. 대학생들은 단순히 높은 연봉을 좇는다거나 고용이 안정적인가를 따지는 것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좋은 복지를 누리며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연봉(13.2%)’과 ‘고용 안정성(10.6%)’은 각각 3위와 4위에 그쳤다. 이 밖에 ‘업무 만족도(10.5%)’, ‘개인의 성장 가능성(8.1%)’, ‘기업 문화(4.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글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