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서 뮤지컬 배우로 확실한 변신

[스타 인터뷰] “10년 후? 뮤지컬 하고 있지 않을까요?”
지오(정병희)
1987년생
데뷔 2007년 그룹 ‘타이키즈’
엠블랙(MBLAQ) 멤버
뮤지컬 ‘광화문연가’, ‘서편제’, ‘바람의 나라_무휼’ 출연



요즘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에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흥행 요소가 충분한가,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캐릭터인가 등. 물론 개런티나 빡빡한 스케줄의 문제도 고려해야만 한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이 아이돌들의 뮤지컬 나들이이다. 창작 뮤지컬만 세 편째. 올해만 두 편의 뮤지컬.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의 뮤지컬 외도라기엔 조금 과해 보인다.

엠블랙 지오의 얘기다. 대뜸 “뮤지컬은 꿈의 무대”라는 지오의 대답이 ‘음…’에서 ‘오~’로 바뀌는 데는 10여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직은 현역 아이돌 신분인 지오가 뮤지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스토리, 지금 풀어본다.



이번 뮤지컬 ‘바람의 나라_무휼’이 세 번째 작품인데 올해만 두 편째예요. 게다가 ‘서편제’와‘바람의 나라_무휼’은 마지막 공연과 첫 공연이 겹치는데, 뮤지컬 배우로 전향할 셈인가요?
현재로선 가수 활동보다 뮤지컬이 더 즐거워요.(웃음)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뮤지컬 무대는 저에게 꿈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제 몸이 허락하는 한 뮤지컬을 계속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뮤지컬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됐나요?
2012년에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일본(도쿄)으로 공연을 가게 됐는데 승호(엠블랙 멤버)와 같이 더블 캐스팅 된 게 시작이었어요. 그때 뮤지컬에 푹 빠졌죠. 그 이후로 ‘서편제’와 ‘바람의 나라_무휼’에도 참여하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이지나 연출자 작품이에요.


그럼 뮤지컬 ‘광화문 연가’, ‘서편제’, ‘바람의 나라_무휼’까지 이지나 연출의 작품만 세 편째네요.
‘광화문연가’ 출연 당시 연출자께서 ‘너에게는 뮤지컬 배우의 피가 있다’는 칭찬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저를) 잘 봐주신 게 아닐까요.(웃음)

근데 ‘서편제’는 트리플 캐스팅이라 여유가 조금 있었다면, ‘바람의 나라_무휼’은 원 캐스팅이라 부담이 많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
[스타 인터뷰] “10년 후? 뮤지컬 하고 있지 않을까요?”
보통 아이돌 스케줄은 빡빡하기로 유명한데, 연습량은 충분한가요?
기획사는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건 사실이에요. 근데 뮤지컬도 연습 없이는 소화할 수 없는 장르거든요. ‘서편제’ 캐스팅이 들어왔을 때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없으면 안 하겠다고 회사에 미리 말씀을 드렸죠. 그리고 개런티나 다른 스케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부탁도 드렸어요. 사실 공연 연습 일정과 엠블랙 앨범 준비 기간이 겹쳤는데 뮤지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소속사와 멤버들에게 감사해요.


뮤지컬의 매력은 뭔가요?
뮤지컬의 매력은 2시간여 동안 극을 이끌어가는 힘에 있어요. 감정선이 그대로 이어져야 하는 자체가 큰 매력인 거죠. 가수로서의 무대도 마찬가지이지만 뮤지컬 무대 위에서는 관객들에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연습과정이 필요하죠. 그런 준비 과정 자체가 매력적이고 너무 좋아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뮤지컬이 있다면?
아직 뮤지컬을 판단할 수 있는 견해를 쌓거나 많은 작품들을 접해 보진 못했어요. 욕심을 내고 싶은 작품보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바람의 나라_무휼’에서의 호동 역에 집중해서 잘하고 싶어요.
[스타 인터뷰] “10년 후? 뮤지컬 하고 있지 않을까요?”
엠블랙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멤버들이 ‘서편제’를 보러 왔는데, 보기 전에는 판소리가 나올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뮤지컬을 보고 나서 부모님 모시고 다시 오고 싶다고 말해줘서 ‘제가 좋은 작품을 하고 있구나’라는 뿌듯함을 느꼈죠.


2012년 뮤지컬을 처음 시작할 때 드라마 ‘유령’에도 참여했죠? 드라마와 뮤지컬의 차이점은 뭔가요?
뮤지컬은 상대 배우와 충분한 연습 기간이 있는 반면에 드라마나 영화는 상대 배우와 인사만 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드라마 ‘유령’ 촬영 당시 (소)지섭이 형과 이연희 씨와 두 번째 만남에 바로 연기를 하게 됐는데 (제가) 연기가 부족해서 그런지 무척 힘들었어요.
[스타 인터뷰] “10년 후? 뮤지컬 하고 있지 않을까요?”
너무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겠어요.
연애는 그냥…. 현재는 못하고 있죠.


연애를 쉰 지 얼마나 됐어요?
연애라…. 솔직히 몇 년 동안 여자친구가 없었는지 세어본 적은 없어요. (활동하다가) 주변에 좋은 감정으로 지켜본 사람은 있었는데 잘 안 됐죠. 아직 연애보다 일에 대한 갈증이 더 큰 것 같아요.


현재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뭔가요?
저의 유일한 방패인 팬들이죠. 데뷔 초만 해도 항상 찾아오는 팬들을 당연하게 생각했어요. 매일 찾아오는 친구들이 누가 누군지도 몰랐죠. 시간이 지나면서 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 알게 됐어요. 요즘엔 방송이나 뮤지컬에 나오는 제 모습을 팬들과 같이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팬들 덕분에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올해로 데뷔 7년차인데, 10년 뒤 모습을 상상해본다면요.
아마 뮤지컬 배우를 계속하지 않을까 싶어요. 제 몸이 허락할 때까지 뮤지컬을 하는 게 현재 목표예요. 10년이 지나도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간간이 제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해서 내지 않을까 싶은데요.(웃음)


<캠퍼스 잡앤조이>가 창간 4주년을 맞았어요. 또래 대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저는 사이버대학(국제사이버대 레저스포츠학과) 을 다녀서 캠퍼스 생활을 못해봤어요. 캠퍼스 생활은 대학생의 로망이잖아요? 모두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무슨 일을 하든 어딘가에 얽매이지 말고 젊은 패기로 헤쳐 나가길 바랍니다. 대학생이잖아요!


글 강홍민 기자 I 진행 이동찬 기자 I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