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서 석유를 사고 판다고?” 한국거래소 전자시스템으로 석유 소비량의 10% 거래

이색 시장 탐방 - 석유 전자상거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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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한국거래소’ 하면 흔히 주식과 선물·옵션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로 주식 관련 상품들이 거래되는 곳으로 인식된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먼저 떠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선 주식 외에도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석유제품 현물전자상거래(석유 전자상거래)다. 내년 3월 말이면 개장 2년을 맞는다. 석유 전자상거래 제도는 정유업체, 수출입업자, 석유제품 대리점, 주유소 등이 전자시스템을 통해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제도로,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온라인에서 가격 경쟁을 통해 유가가 결정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석유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해 거래되는 물량이 국내 총 소비량의 10%까지 올라섰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된 경유 거래량은 1억7156만ℓ로, 월간 국내 소비량(약 16억6011만ℓ)의 10.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거래량은 4126만ℓ로, 국내 소비량(9억7823만ℓ)의 4.2%에 달했다. 석유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량은 작년 3월 30일 개장한 직후 5% 미만의 미미한 수준을 이어오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참가자별 거래량도 증가세다. 시장 참가자 중 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정유사의 매도 규모는 지난 9월 1억326만ℓ(50.6%)에서 10월엔 1억2038만ℓ(56.6%)로 6.0%포인트 높아졌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4개 국내 정유회사는 지난 7월부터 석유 전자상거래시장에 참여했다. 최대 매수자인 대리점의 거래 규모도 9월 1억5657만ℓ(76.8%)에서 10월 1억7280만ℓ(81.2%)로 4.4%포인트 증가했다. 전자상거래 가격은 장외시장에서 정유사와 타 공급사(수입사)가 공급하는 가격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10월 평균을 기준으로 정유사 장외 공급가격보다 경유는 25.1원, 휘발유는 9.1원 낮았다.

한국거래소는 석유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시장 참가자들에게 부과되는 거래 수수료를 전액 감면해주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전자거래 참가자는 정유사, 수입사, 대리점 등 총 1615개사로 전월 대비 3개사 늘어났다. 거래소는 또 유관 기관들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왼쪽)과 김동원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지난 12월 11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시장 활성화 및 석유 유통구조 선진화를 위해 상호 협력관계 구축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 이사장은 협약식에서 “‘KRX 석유 전자상거래’에서 유통되는 석유제품 품질의 신뢰 제고를 위해 정보를 교류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상호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가짜석유 등 석유제품 불법유통 근절을 위한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한국석유공사와 석유 전자상거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관계 구축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사안인 석유시장 경쟁촉진을 통한 물가의 구조적 안정화에도 기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