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한 놀이 할래?’라고 수없이 외쳐 보아도 돌아오는 것이 허무한 메아리뿐이라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는지, 상대방의 마음을 잘 읽고 있는지…. 이성을 잃고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라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매너는 필수다. 한마디 말과 행동으로 현자타임(흥분상태가 급격히 가라앉아 이성을 되찾는 것)을 부르는 ‘최악의 매너’ 이야기.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열 받게 하지 마라!
Q 어린 그녀가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금이야, 옥이야 아껴주고 또 아껴줬어. 그러다 서로의 사랑이 마음으로만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몸으로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지. 나는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우리는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서로 느끼고 있었어. 시작이 반이라고, 그날 이후 가끔 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이 잦아졌는데, 어느 날부터 그녀가 나를 한껏 흥분시켜 놓고는 관계 갖기 직전에 잠이 들더라고. 그냥 피곤해서 그러나 싶었는데, 언젠가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말까지 하더군. 그럴 때마다 나는 가슴이 철렁했지. 그녀가 나에게 점점 멀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더는 사랑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관계 직전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사랑스러운 손길로 터치해 준다는 거야.
그녀의 마음을 도저히 모르겠어.
관계 직전에 등을 돌리는 것을 보고 있자니 허탈하기도 하고 화도 나. 아주 멋진 자동차를 사주겠다며 매장까지 데려다 놓고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에 ‘계약 취소!’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싫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나를 약 올리려고 이러는 걸까?


A 참으로 자기애가 강한 여자다.
아니면 남자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순수한 여자일지도.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관계의 범위는 차이가 크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남자는 ‘애무=섹스’, 여자는 ‘애무>섹스’다.
남자는 짙은 애무를 나누는 순간 머릿속은 이미 섹스로 가득 차 있다. 남자에게 육체적 사랑은 섹스로 완성되니까.
이런 남자를 흥분시켜 놓고 외면하는 것은 매너가 부족한 여자다. 여자가 할 것 다하고 관계를 거부할 때 남자는 자신의 욕구를 다 풀지 못해 화가 나는 한편, 오만 가지 생각에 사로잡힌다.
여자 친구가 나를 싫어하게 된 건 아닐까, 내가 좀 더 터치하면 하자고 하지 않을까, 한 번 튕겨 보는 것은 아닐까.
이럴 거였으면 시작도 하지 말지.

하지만 온갖 터치로 남자를 흥분시키고 나서 막상 관계를 갖고 싶어 하지 않는 여자, 절대 남자가 싫어져서도 튕기는 것도 아니다. 애무의 순간을 더 즐기고 싶어서, 또는 애무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어서다. 여자는 애무를 할 때 관계보다 더 좋은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굳이 섹스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관계 갖기 직전에 거절해 버리는 여자만 탓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굳이 섹스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여자는 관계를 갖는 과정에서 설득시켜야 한다. ‘애무=섹스’ 또는 ‘애무<섹스’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설득만 잘 한다면 그녀의 태도는 180도 달라질 것이다. 이런 경우도 있다.

여자 혼자 남자를 흥분시킨 뒤 관계를 갖고 싶어 하지 않을 때. 이때는‘나도 해 줘!’라는 신호로 알아들으면 센스 있는 남자다. 알아들었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부지런함은 옵션.

그런데 이 시점에서 여자도 기억해야 할 것이 딱 하나 있다. 단둘이 떠나는 여행에서는 제발, 이러지 말자.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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