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소비’보다는 ‘절약’이 ‘착한’ 단어였다.
소비가 낭비로 직결된다는 관념 때문일까. 하지만 이토록 착한 소비도 있다. 지갑에서 현금이 나갈수록 자연과 동물, 사람과 사회가 행복해지는 ‘착한’ 패션 뷰티 아이템.



We love Animal
[FASHION] Good Consumption 참 착하네요
뷰티 분야는 동물 실험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위해 힘없는 동물들이 희생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거다. 업계도 이 점을 자각하고 꾸준히 동물 실험을 줄여 나가고 있다. 뷰티 업계 최초로 동물 실험 반대에 앞장선 더바디샵은 20년 동안 동물 실험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한정판을 출시해왔다. 특히 ‘인공사향’을 사용한 최초의 머스크 향 제품인 ‘화이트 머스크’를 출시해 소비자에게 동물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국내 뷰티 브랜드 비욘드 또한 동물 실험 반대와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전면으로 앞세워 다양한 컬래버레이션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FASHION] Good Consumption 참 착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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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역시 동물 복지에 힘쓰고 있다. 특히 가죽과 모피 같은 동물성 소재를 만드는 데 있어 동물 학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동물 보호 협회인 PETA와 국내의 동물사랑실천협회(CARE)는 작년 12월 25일 국내 최초로 인조 모피 패션쇼, ‘사랑을 입다’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올해 11월 24일에도 인조 모피 패션쇼가 진행될 예정인데 그리니치 뉴욕과 제인송, 어웨이크닝 등 쟁쟁한 브랜드가 참여할 계획이다.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모리(Moree)의 ‘Dear.Dog’ 팔찌는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유기견 치료 비용으로 후원하고 보호소 설립을 돕는 동물보호단체인 카라(KARA)에 지원한다. 3월부터 판매가 시작되어 6개월 정산을 통해 후원이 이뤄져 지난 9월 첫 후원금이 지급됐다. 컬러와 사이즈를 설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후원 팔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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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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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아이템을 구매함으로써 지구 어딘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후원할 수 있다. 특히, 슈즈 브랜드 탐스는 제품 하나를 구매하면 신발이 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one for one’을 실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2006년 브랜드 설립 이래로 지속적으로 신발이 필요한 제 3세계 아이들에게 신발을 제공중이다. 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탐스 아이웨어’를 론칭해 한명의 소비자가 안경을 구매하면 시력 교정이 필요한 한 사람이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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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뿐만 아니라 팔찌를 구매해도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다. 유니세프가 지구촌의 모든 어린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한 팔찌는 수익금의 일부로 세계의 결식아동들에게 영양실조 치료식을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 2009년부터 판매가 시작돼 총 6억 원의 조성금이 마련됐으며 팔찌는 매년 2만개씩 판매되고 있다. 세계의 어린이를 형상화한 새로운 디자인이 계속 출시된다는 것도 쏠쏠한 재미. 지구촌 빈곤퇴치 시민 네트워크에서 판매하는 빈곤퇴치(ENDPOVERTY) 팔찌(화이트 밴드) 또한 범국가적 인류애를 실천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화이트 밴드의 판매 수익금은 모두 굿네이버스의 빈곤아동 빈곤퇴치 사업비로 쓰이며 매년 10월 17일 ‘세계 빈곤퇴치의 날’에 밴드를 착용해 빈곤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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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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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인류에게 필요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기도 하고 다 쓴 화장품 케이스가 환경에 적잖은 해를 끼치기도 한다. 뷰티 브랜드 역시 이 사실을 자각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리진스는 2009년 북아메리카에서 업계 최초로 화장품 용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실행한 뷰티 브랜드다. 특히 지난 4월 ‘지구의 달’에는 공병을 들고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플랜트 스크립션 아이 크림’ 정품을 증정하기도 했다. 또한 2009년 ‘플랜트 어 트리 캠페인’을 시작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15만3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그 중 한국에는 2010년 4월부터 지금까지 충주에 있는 천등산 지구의 국유림에 1만2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키엘은 뉴욕시가 정한 ‘키엘의 날’인 11월 12일을 맞아 10주년 기념 한정판을 출시한다. 이 한정판의 수익금 일부는 전 세계의 환경 보호와 아동들의 복지를 위한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 단체인 제이슨 므라즈 재단에 후원될 예정이다. 또한 배두나가 사회 공헌을 위한 ‘프렌즈’로 참여해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의 뷰티 브랜드 역시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있다. 이니스프리는 2010년부터 ‘에코 손수건 캠페인’을 진행해왔다.‘지구를 위해 손수건을 꺼내세요’라는 캐치 프레이즈와 함께 매년 6월에 진행되는 이 이벤트는 휴지 대신 손수건을 사용함으로써 지구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또한 ‘클린제주 캠페인’을 진행해 ‘제주올레걷기축제’를 후원하면서 그 시기에 맞춰 직원 40명이 해안가의 해양 쓰레기와 폐목재를 수거하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FASHION] Good Consumption 참 착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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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love Society
[FASHION] Good Consumption 참 착하네요
그간 인간의 아름다움에만 치중했던 패션과 뷰티 아이템이 사회적 문제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는 뜻에서다. 희움에서 제작한 의식 팔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출시됐다. 판매 금액의 원금이 제품 재생산과 대구 지역 역사관 건립 그리고 사회적 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활동비용으로 쓰인다. 각종 행사와 TV 프로그램에 아이돌들이 착용하고 나와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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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뷰티 브랜드의 공정 무역을 빼놓을 수 없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그루는 국내 최초로 공정무역을 원칙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다. 그루에서 만드는 모든 제품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성들이 수공예로 만든 제품들이며 그루는 생산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한다. 물론 그들의 전통 기술을 보존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말이다. 그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제품들은 오랜 전통 기술에 기반을 둔 것으로 자연 그대로의 소재와 천연 염색 등으로 인체와 자연에 해를 주지 않는다. 뷰티 브랜드 더바디샵은 업계 최초로 공정무역을 실시했다. 1987년 공정 거래 무역을 시작한 이래로 원료 공급자들과 공정하게 거래하며 전문성을 갖춘 소규모 자작농, 전통 수공예 장인들, 제3세계의 협동조합과 공존하고 있다. 친환경 농법과 교육 자료를 지원하며 소작농들이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영국 최대의 사회적 기업 지원 단체인 BITC가 주최하는 ‘사회적 책임 기업 어워드’의 ‘공정 무역’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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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Good Consumption 참 착하네요
글 이동찬 기자·정부경 대학생 기자(중앙대 패션디자인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