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최고의 이슈는 오디션 면접이다. 지원자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달라는 게 오디션 면접의 ‘숨은 뜻’. 포장만 요란한 ‘쇼’가 아닌 진정성과 실력을 보여달라는 의미다. 굳이 ‘오디션’이라는 이름으로 면접을 하진 않더라도 지원자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건 모든 기업의 공통된 희망이다. 문제는 어떤 모습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가. 미국 NBC에서 방송된 리얼리티 쇼 ‘The Apprentice’, 광고회사 TBWA 이스탄불의 ‘ADlove Project’, 하이네켄의 ‘The Candidate’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 도널드 트럼프의 ‘The Apprentice’
[최고의 면접비법] 해외 오디션 면접에서 힌트 얻어봐!
지난 2004년 미국 NBC를 통해 방송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리얼리티 쇼.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회사 직원을 공개 채용하는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쯤 되는 분이 TV에 나와 직원을 채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매번 미션이 끝나고 나면 혹독한 평가 뒤에 ‘You’re fired’라는 말과 함께 탈락자가 결정되고, 나머지는 도전을 계속하는 방식.
[최고의 면접비법] 해외 오디션 면접에서 힌트 얻어봐!
미션은 매우 다양하고 흥미롭다. 유명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실제 그 프로젝트들이 제품에 반영되기도 했다. 각자 출신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경영’의 현실 앞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드러나고, 생존 앞에서 서로를 물어뜯는 정글의 모습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유명 대학을 나온 사람들과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들끼리의 대결(Book Smart vs Street Smart) 장면은 베스트 에피소드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는 ‘말을 잘하는’(면접 잘 보는) 지원자를 제치고 상황에 잘 대처하는 ‘실질 역량을 갖춘’ 지원자 손을 들어주었다.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는 “말 잘하는 지원자를 믿지 않는 것은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온갖 방법과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 모습에서 오디션 면접의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터키 이스탄불 광고회사 TBWA의 ‘ADlove Project’


[최고의 면접비법] 해외 오디션 면접에서 힌트 얻어봐!
독특한 채용 방법 하나로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아진 기업이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광고회사 TBWA는 ‘ADlove Project’를 통해 전혀 새로운 방식의 채용을 시도하고,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했다.

이 회사는 인턴십 지원자 503명과 아주 간단한 인터뷰를 한 뒤 머리에 뇌파탐지기를 장착한 채로 5편의 광고를 보게 했다. 그 광고는 광고산업에서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명작들. 광고를 보는 동안 지원자의 두뇌 활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체크하고, 의미 있는 항목에서 가장 변화가 큰 사람 5명을 최종 선발했다. TBWA가 주의 깊게 본 것은 입사지원서와 포트폴리오가 아닌 ‘뇌파’였던 것. 열정이 있다, 가슴이 뛴다 등 추상적인 표현들을 뇌의 반응으로 평가, 전 세계 광고 마케팅 에이전시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하이네켄의 ‘The Candidate’
[최고의 면접비법] 해외 오디션 면접에서 힌트 얻어봐!
면접을 보러 들어갔는데 갑자기 면접관이 쓰러진다면? 면접 보러 간 회사에서 갑자기 큰불이 난다면?

하이네켄은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진행한 면접 프로젝트 ‘The Candidate’로 페이스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면접 중 면접관이 쓰러지거나 불이 나는 등의 돌발 상황을 연출해 지원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평가했다. 게다가 하이네켄이 후원한 축구 경기장의 전광판으로 그 과정을 관중에게 보여주고 내친 김에 합격자 발표까지 전광판에 해버렸다. 도널드 트럼프와 정반대로 ‘You got the job!’이라는 글귀가 전광판에 선명하게 새겨진 것. 합격자는 수천 관중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최고의 면접비법] 해외 오디션 면접에서 힌트 얻어봐!
‘The Candidate’ 도입부는 ‘전 세계 면접장 풍경은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다. 면접관은 똑같은 질문을, 지원자는 똑같은 대답을 한다는 점이다. 지원자는 약속이나 한 듯 ‘열정적이고(passionate) 굽힐 줄 모르는(stubborn)’ 성격이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영상은 그것이 얼마나 ‘하나 마나 한 말’인지를 잘 보여준다. 정답은 ‘행동으로 보여주라’는 것!


글 박수진 기자|도움말 최경희 링크스타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