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이 취업을 위해 지출하는 평균 비용이 105만 원에 달한다는 뉴스 기사에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기자×× 나와라’ ‘105만 원? 장난하냐’ 등의 분노 가득한 악플이었다. 우리나라 취준생들이 취업을 위해 쓰는 돈이 도대체 얼마인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속상하게 왜 그래!
[용감한 잡담(JOB談)] 취업 준비 비용 평균 105만 원? 돈 없어서 취업 못하겠다!
ETS·취업 컨설팅… 나는야 기부천사
취업 새내기 시절, 3개월 동안 120만 원가량의 수강료를 지급하며 다녔던 금융권 컨설팅 업체. 부모님 눈치 보여 2개월간의 인턴 월급을 모아 수강비로 지불했다. 당장 취업시켜 줄 것 같았고, 언제든 도움을 청하면 내 손을 잡아줄 것 같더니! 최종 면접 때 도움을 받으려고 연락했더니, 하루 코치에 50만 원?! 취준생들의 스펙은 점점 더 높아지고, 그 속에서 살아남겠다고 아등바등하며 컨설팅 업체에 쏟아부은 돈이 너무 아깝다. 게다가 토익 시험만 10번 넘게 응시, 20분밖에 안 되는 토스는 또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나는야 ETS 기부천사. 시험 여러 번 보는 학생은 할인해주면 안 되겠니? (by 이 시대의 기부천사)


남들이 그러더라 외모도 스펙이라고
요즘은 외모도 스펙이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면접에만 들어가면 어쩐지 들러리가 되는 기분을 겪다 보니 ‘탈락 이유가 정말 외모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압구정동을 서성이기를 몇 차례, 결국 의느님의 도움을 살짝 받아 취업에 성공하겠노라 결심했다. 면접관들에게 초롱초롱한 눈빛을 마음껏 보여주기 위해 쌍꺼풀 수술을 감행했는데, 욕심이 과했는지 수술 후 모습은 부자연스러웠다. 결국 재수술까지 감행. 쌍꺼풀 수술에만 300만 원이 넘게 들어갔다는 슬픈 전설이…. (by 부기 안 빠져 면접 못 갈 것 같은 1인)


어학원 빌딩은 높아지고, 내 주머니는 얇아지고
글로벌 인재를 뽑는다는 그럴싸한 이유로 토익 성적 필수를 요구하는 기업들! 그저 채용의 편의성을 위해 영어 성적으로 필터링하는 것 알고 있다. 영어가 정말 필요한 업무가 아니라면 굳이 영어 성적이 필수일 필요 있을까? 토익에 쏟아부은 돈만 약 120만 원. 이제 인골탑 대학등록금도 모자라 금싸라기 땅 강남에 1400억짜리 인골탑을 또 세워주고 있는 우리네 부모들도 생각해주면 좋겠다. 가끔은 기업과 토익학원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by 강남어학원의 기둥)



부모님 죄송해요, 성공해서 갚을게요
High risk-High return. 송구스럽지만 부모님께 매번 드리는 말이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면서 쏟아부은 비용이 최근에만 벌써 200만 원이 훌쩍 넘었다. 요즘은 면접 컨설팅을 받느라 월 30만 원씩 꼬박꼬박 입금하는 중. 이력서에 토익 점수 한 줄 적기 위해서 대학 내내 들인 돈까지 계산하면 부모님이 뒷목 잡고 넘어가실 판. 자격증 하나 따는데도 무슨 돈이 그렇게 많이 들어가는 건지, 정말 돈 없으면 취업 못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지 싶다.
(by 가난하다고 해서 취업을 모르겠는가)



대학원 등록금 만만치 않네!
원하는 기업, 원하는 직군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학사 졸업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취업 대실패의 ‘멘붕’을 겪고 나서 선택한 대학원 진학. 취업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대학원 등록금은 너무 비싸! 한 학기 등록금만 600만 원 가까이 드니, 생활비까지 합하면 일 년에 2000만 원가량이 드는 셈이다. 지금까지 영어 학원, 어학연수 등으로 들어간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대학원 등록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by 등록금 빚더미에 앉았네)


글 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