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뻔한 영웅담이나 그렇고 그런 멜로가 지겨워진 적 없는가.
이때 특효약이 독립영화다. 독립영화 하면 난해하고 심오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오해다.
입문자에게 적합한 영화를 선택해 본다면 누구보다 열렬한 독립영화 애호가가 될 것이다. 내로라하는 영화평론가의 감상평을 참고하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으리라.
홍상수 감독은 독립영화 중에서도 가장 일상적이고 소소한 현실을 그대로 담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특히 유준상, 이선균, 정유미, 김상경 등 잘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하기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비록 영화의 틀이 상업영화와 다를지라도 친숙한 느낌으로 볼 수 있는 게 매력. 그중에 ‘옥희의 영화’는 가장 먼저 만나볼 만하다.
옥희의 영화
장르 드라마 연도 2010.9.16 감독 홍상수 출연 정유미, 이선균, 문성근, 서영화
‘옥희의 영화’는 ‘주문을 외울 날’ ‘키스 왕’ ‘폭설 후’ ‘옥희의 영화’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고, 세 명의 중심인물이 역할의 차이와 중첩을 가지면서 각 편에 계속 등장한다. 영화과 학생 옥희 역할의 정유미, 영화 강사 혹은 영화과 학생 진구 역할의 이선균, 그리고 영화과 송 교수 혹은 영화감독 송 감독 역할의 문성근. 이 세 배우는 네 가지의 다른 이야기 속에 등장하면서 각 이야기 사이의 겹침과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러면서 어느 겨울 세 남녀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어떤 정서가 네 이야기를 또 하나로 모으게 된다.
감상 point
이전까지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로드무비처럼 항상 어딘가를 돌아다니며 공간과 구조를 중요하게 만들었던 것에 비해 ‘옥희의 영화’는 같은 장소지만 다른 시간이라는 포맷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주인공 옥희가 같은 곳에서 다른 시간, 다른 사람과 직면했을 때 어떤 감정 변화가 있는지 유심하게 본다면 영화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만인의 공감을 자극하는 홍상수 영화답게, ‘옥희의 영화’를 통해 그러한 경험을 떠올려 보면 공감하고 싶지 않아도 공감하게 되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구조와 공간 대신 정서와 시간을 바라보는 홍상수의 새 경지.”
씨네21 문석 “홍상수식 미니멀리즘의 무한 확장판.”
은하해방전선
장르 코미디, 로맨스, 드라마 연도 2007. 11. 29 감독 윤성호 출연 임지규, 박혁권, 서영주
‘은하해방전선’은 연애도, 영화도 말로는 베테랑인 초짜 감독 영재가 사랑과 일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실어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 스토리다. 말 많은 그를 말없이 받아주던 여자친구 은하는 떠나고, 화려한 캐스팅과 버라이어티한 투자 계획은 있으나 시나리오는 진전이 없다. 암울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나름 예민한 영재는 설상가상으로 실어증에 걸린다. 이렇듯 영화도, 연애도 점점 꼬여만 가는 주인공 영재의 이야기가 솔직하고 유쾌한 표현으로 영화에 실린다.
감상 point
이 영화의 키워드는 소통이다. 그렇게 말이 많던 주인공 영재가 실어증에 걸리게 되자 비로소 진정한 소통을 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통해 ‘말 없는 소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영재만의 독특한 소통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혁권 더 그레이트’의 소소한 웃음 포인트 역시 놓치지 말 것.
영화평론가 황진미 “감독은 언어화되지 않는 소중한 느낌들을 수화를 비롯한 몸의 운동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어한다. 이 영화 최대의 매력은 신선도 100%의 유머다.”
씨네21 김혜리 “언어와 음악을 구사하는 솔깃한 재능.”
파수꾼
장르 드라마 연도 2011. 3. 3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조성하
평소 아들에게 무심했던 기태의 아버지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공백에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뒤늦은 죄책감과 무력함에 아들의 죽음을 뒤쫓기 시작한다. 천진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 미성숙한 소통의 오해가 불러일으킨 비극적 파국. 독단적 우정이 가져온 폭력과 그 상처의 전염에 대해 그린 성장영화다. 전형적인 성장영화는 영화 말미에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스토리를 갖지만, 상처는 상처일 뿐이기에 비극적인 결말을 갖고 있는 이 영화는 전형적인 성장영화를 탈피했다고 볼 수 있다.
감상 point
‘건축학개론’으로 전 국민의 여심을 흔든 이제훈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제훈은 표현에 서툴고 불안정한 심리를 가진 소년 기태의 심리 변화를 뛰어난 연기력으로 승화시켜 영화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기태의 표정, 말투에 주목하며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결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다소 어두운 분위기와 비극적인 결말을 싫어한다면 이 영화는 패스하는 게 좋겠다.
영화평론가 이동진 “소년성의 역학, 그 인력과 척력의 미로에서 형형하게.”
씨네21 김혜리 “남자아이에 관한 성숙한 영화, 보기 전엔 소년을 안다고 말하지 마라.”
독립영화 상영관
인디스페이스
한국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매주 새롭고 신선한 독립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53 가든플레이스 2층
5호선 광화문역 7·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서대문역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전화 02-738-0366
www.indiespace.kr
씨네큐브
전 세계 영화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화제작부터 작가 감독들의 최신작, 영화사의 걸작까지 접할 수 있다. 감독·배우·다양한 게스트와의 씨네토크, 마스터 클래스 운영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 중 하나다.
위치
서울 종로구 신문로 1가 226번지 흥국생명 광화문 신사옥 빌딩 지하2층
5호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 서대문 방향으로 직진
전화 02-2002-7770
www.icinecube.com
인디플러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제1 독립영화 전용관으로, 한국 독립영화 상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독립영화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2011년 새로이 생긴 곳이다.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동 3-5 브로드웨이 시네마
3호선 신사역 1번 출구에서 직진
전화 02-3447-0650
www.indieplus.or.kr
아트하우스 모모
대한민국 최초의 대학 내 상설 영화관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를 중심으로 트렌디하고 다채로운 예술문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모에서는 음악, 문학, 전시, 공연 등 전방위 문화기획이 경계를 넘나들며 영화 상영과 함께 펼쳐진다.
위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11-1 이화여자대학교 ECC
전화 02-363-5333
www.cineart.co.kr/wp/theaters/momo.php
CGV 무비꼴라쥬
CGV 다양성 영화 전문 브랜드 무비꼴라쥬는 현재 17개의 상영관에서 365일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상영하고 있다. 즐거움과 감동을 전하기 위해 다채로운 콘셉트의 기획전과 영화제를 개최하고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개최하는 크고 작은 영화제를 지원, 후원하고 있다.
CGV 무비꼴라쥬 전용관
강변, 구로, 대학로, 상암, 압구정, 여의도, 동수원, 오리, 인천, 광주터미널, 대전, 대구, 서면, 센텀시티, 천안펜타포트 등
최근 상영 독립영화
앵두야, 연애하자
장르 드라마 연도 2013. 6. 6 감독 정하린 출연 류현경, 하시은, 강기화
바람을 피운 남자친구에게 헤어짐을 고하던 그날, 거짓말처럼 부모님의 로또 1등 소식을 전해들은 앵두. 부모님은 무작정 세계일주를 떠나고, 앵두는 빈집으로 절친들을 불러모아 꿈에 그리던 동거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5년이 지나 서른을 코앞에 두고도 그녀들은 여전히 일도 연애도 서툴기만 하다. 번번이 신춘문예에 낙방하는 작가 지망생 앵두, 별다른 꿈도 없이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화려한 남성 편력의 소유자 소영, 일에 치이고 또 치여 눈코 뜰 새 없는 윤진, 그리고 짝사랑 전문 모태솔로 나은까지. 그녀들의 성장드라마가 시작된다.
그녀의 연기
장르 드라마 연도 2013. 6. 13 감독 김태용 출연 공효진, 박희순
‘공블리’ 공효진과 ‘젠틀맨’ 박희순의 계약 연애 스토리.
엉뚱한 그녀의 완벽한 연기가 시작된다!
서울여자 영희가 제주남자 철수의 애인 행세를 하기 위해 제주공항에 도착한다. 철수가 자신의 결혼을 바라는 시한부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영희를 고용하고 가짜 피앙세 역할을 부탁한 것. 갑자기 아버지가 의식을 잃었다는 연락을 받고 마음이 급해지는 두 사람. 드디어 병원에 도착하고, 철수와 그의 아버지 사이에서 영희의 엉뚱하지만 몹시도 우아한 거짓말이 시작되는데….
에브리데이
장르 가족, 드라마 연도 2013. 6. 13 감독 마이클 윈터바텀 출연 존 심, 셜리 헨더슨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인 이안은 감옥 생활 중이고, 똘망똘망한 큰 눈을 굴리며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아이는 4명이나 된다. 그리고 아빠의 몫까지 책임져야 하는 그의 아내 카렌이 있다. 그녀는 낮에는 마트에서, 밤에는 펍에서 일하면서도 주말이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5시에 일어나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교도소를 아이들과 함께 찾아간다. 이러한 그들의 일상을 다큐 형식으로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글 강혜빈 대학생 기자(상명대 금융경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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