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트랙 다양해진다
To-do 리스트 만들어라!
[Special Report] 2013 하반기 채용의 모든것
하반기 채용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계경제를 흔드는 악재와 경기 불황에 기업들은 잇따라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가뜩이나 좁은 바늘구멍이 더 좁아지게 생긴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전국 대학과 기업을 무대로 뛰고 있는 취업 컨설턴트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반기 채용시장의 흐름부터 주요 기업의 동향, 합격&탈락자 패턴에 이르기까지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알토란 정보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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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공채 ‘전형 다양화·열린 채용’ 대세
최경희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전형을 도입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신입사원 채용 시험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KB국민은행은 인문학을 바탕에 두겠다고 공표했고, KT는 오디션 방식을 도입했어요. 스펙을 중시하지 않는 ‘열린 채용’ 역시 뚜렷합니다. 예컨대 디자이너 직군에 학점과 토익 점수를 요구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실무 역량 위주로 심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실무 비중이 큰 분야에 지원하거나 특별한 주무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도전 환경이 훨씬 좋아지는 겁니다.

김동우 또 하나의 흐름은 채용이라는 이벤트가 하나의 마케팅 활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잡페어, 캠퍼스 리크루팅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움직임이 뚜렷하죠. 이 때문에 채용시장의 ‘갑을 관계’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어요. 지원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기업이 ‘갑’은 아니라는 겁니다. 긴 전형 기간 동안 기업 역시 지원자에게 테스트를 받는 거예요. 과거와 달리 면접장 분위기가 편안해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방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히든 챔피언’ 등 이른바 강소기업 취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어요.

이태환 이제는 ‘서류보다 면접’입니다. 지원자를 실제로 만나서 대화하는 게 서류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거든요. 면접 평가 기준도 세밀해지고 있어요. 선입견을 배제하고 일정 기준을 세워 질문을 던지는 구조화 면접에 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기억할 것은, 채용방식이 변했다고 해서 스펙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기업은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문창준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점이 있어요. 오디션 면접이나 창의 면접 전형 등 마케팅 요소가 가미된 특별한 테스트를 통해서 소수의 인원만 뽑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학 입시의 특기자 전형을 생각하면 돼요. 모두가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할 수는 없잖아요. 전체 채용 인원의 10% 미만인 특수한 전형과 기본 스타일의 전형을 구분해야 합니다.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김치성 확실히 취업 스터디를 해본 이들이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더군요. 능동적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역량을 기르는 사람은 돋보일 수밖에 없어요. 최근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이용해서 함께 준비할 팀원을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요. 취업 스터디 활동에 지원을 해달라고 학교에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준비한다는 이야기죠. 이런 취업 스터디는 앞으로 점점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태환 자생적인 취업 스터디 중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는 곳은 아무나 가입할 수도 없어요. 면접에 통과해야 스터디 멤버로 가입할 수 있거든요. 지향점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자발적·능동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니 시너지 효과가 날 수밖에 없지요. 이들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어요.

김동우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들보다 도전 정신이 뛰어나요. 미취업자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입사지원 횟수를 조사해봤더니 놀랍게도 평균 1.6회밖에 되지 않았어요. 대학 졸업생 평균 취업률이 50%인 점을 감안할 때 절반은 1년 동안 지원을 단 한 번밖에 안 한다는 것이죠.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맷집이에요. 맞아봐야 오기가 생기고 실력도 늘어요. 실패를 안 해보니까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인 겁니다.

황희연 희망 직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도 중요하죠. 학창 시절에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 친구가 있었어요. 원하는 기업에 지원했더니 면접관이 “왜 다른 사람들처럼 스펙 쌓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빈 시간을 아르바이트로 허비했는가”라고 압박 질문을 던졌어요. 이 지원자는 “좋아하는 일을 직접 해보고 싶었고, 상사가 있는 조직 사회를 이해하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로 간접경험을 했다”고 답했어요. 이런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요.

문창준 15년 동안 대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한 경험을 돌아보면 기업들은 결국 ‘진솔한 사람’을 뽑습니다. 자신이 지원한 기업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과거 경험과 지원하는 직무(기업)가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사람이에요. 과거의 경험이 전혀 다른 분야라 하더라도 훌륭하게 연결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원하는 기업을 속속들이 연구한 결과죠. ‘사람 됨됨이’를 중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가지고 있는 인성을 엿볼 수 있는 면접을 시도하는 기업이 많은 겁니다.



광탈의 이유가 궁금해?
최경희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서 도서관에 가서 마케팅 관련 책을 읽고 앉아 있는 사람 참 많아요. 답답한 경우죠. 마케팅이라는 직무로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란 무척 어려워요. 워낙 지원자가 많은 반면에 자리는 한정돼 있으니까요. 마케팅 관련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쉽지 않죠. 그렇다고 책만 읽고 앉아 있으면 안 돼요. 비록 하찮은 허드렛일이라도 마케팅을 경험해보길 권합니다. 다단계 회사도 나쁘지 않아요. 가장 현실 밀착의 영업기술을 무료로 알려주는 곳이니까요. 보험왕 비서도 아주 좋아요. 최고의 영업사원이 어떻게 상품을 파는지 바로 옆에서 배울 수 있잖아요. 성공하는 이들은 이런 자리를 찾아서 실무 경험을 쌓고, 실패하는 이는 쉽기만 한 자리를 찾는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에요. 편의점, 영화관 아르바이트로는 실전 마케팅을 배우기 어려워요. 눈앞의 시급이나 출퇴근 거리, 쉽게 채용이 되는 일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전공과 진로에 도움될 만한 곳을 찾아보세요.

김치성 자신이 갖고 있는 걸 사실만 나열하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평범한 경험이라도 자신의 꿈과 매치시켜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데, 그걸 할 줄 모르는 이가 많아요. 예컨대 전단지 돌리기, 제과점 종업원 등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아르바이트를 한 사람이 있어요. 굳이 내세울 경험이 아닌데도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을 마케팅 이론에 접목해 그 이론을 실제로 경험했다고 어필했죠. 결과는 합격으로 돌아왔고요. 같은 경험이라도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게 바로 ‘역량’이에요. ‘직무적 의미 부여’에 관심을 가지길 권합니다.

문창준 당장 취업이 어렵고 두려워서 대학원을 생각하는 이도 많죠. 석사 학위를 받으면 취업에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하지만 현실은 반대랍니다. 석사 이상은 취업이 더욱 어려워요. 학사들은 직무 순환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석사 이상은 전문직 카테고리로 인식돼 부담스러워 하거든요. 실제로 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해요. 자신의 학벌이 부족해 대학원 진학하는 경우도 말리고 싶어요. 물론 학문 연구에 절실한 필요성이 있다면 문제가 다르지만요.

황희연 부모님이나 주변 눈치 보느라 정작 자신의 진로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마음이 급하니 아무 데나 원서를 넣는데, 막상 합격이 되어도 원하던 일이 아니라서 만족도가 낮고, 바로 조기 퇴사하는 수순으로 이어지죠. 또 다른 데 입사하려고 준비하느라 시간이 가고….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게 있는데도 행동은 목표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죠. 집중해서 준비하기는커녕 시간만 낭비하게 되기 십상입니다. 주위 눈치 보지 말고 소신껏 밀어붙이는 자세가 필요해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면 조금 늦게 시작하더라도 가속도가 붙어서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맷집이에요. 맞아봐야 오기가 생기고 실력도 늘어요.
실패를 안 해보니까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인 겁니다.




취업 약자? 인문·사회대생의 취업 준비법
김동우 세상은 인문학만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그런데도 다른 영역에는 무관심한 인문대생이 많이 보여서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자기 전공에 대한 사고는 깊은데 취업 역량 부문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거든요. 취업을 준비하는 인문대생이라면 자신의 관심 범위를 넓히고 사고를 유연하게 단련하는 연습을 하길 바랍니다.

황희연 ‘전공 살리겠다’는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이 전공은 졸업하면 ○○, ○○’ 식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예컨대 중문과라면 중국어 교사나 한문 교사, 무역 쪽을 정해진 길로 생각하곤 하죠. 학교에서 제시한 진로에서 벗어나는 걸 두려워하고요. 전공에 얽매이는 순간 선택의 폭이 좁아져요. 우선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먼저 준비하는 게 중요해요. 주변을 둘러보면 전공 살린 사람은 사실 그렇게 많지 않아요.

김치성 여러 사람이 여러 분야에 진출하면서 쓴 취업 후기를 많이 보라고 충고하고 싶어요. 여러 사례를 보다 보면 그 안에서 교집합을 찾게 되고,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거든요. 객관적인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죠. 그 후에는 자신만의 계획, 즉 투두 리스트(To-do List)를 세워서 움직여 보세요. 보통 인문대생들은 수치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객관적인 데이터, 계획표를 보면서 진로를 잡는 방법이 유용할 겁니다.

최경희 인문대생들은 개인적인 공부를 많이 하죠. 팀워크나 조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이유예요. 그러다 보니 정보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많아요. 자청을 해서라도 팀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예요. 언어 전공자라면 학원 강사나 통번역처럼 혼자만 하는 일을 찾지 말고,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세요. 더불어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라는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복수전공에 대한 가이드부터 인문학이 기업에서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등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문창준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한 가지 직무에만 집중하지 말고 여러 가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에요. 보통 인문대생들은 영업이나 경영지원 분야에 많이 지원해요. 그러나 이들 직무는 기본적인 수요가 많지 않아요. 원하는 직무에서 얼마나 많은 인원을 뽑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낭패를 보지 않겠지요. 수요 조사를 먼저 한 후 취업 준비를 하자는 뜻이에요.

이태환 무조건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충고하고 싶어요. 책으로만 배우지 말고 회사가 어떤 곳인지, 사회가 어떤지를 직접 경험해보는 게 좋죠. 전공 제한이 없는 영업 분야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영업을 전혀 몰라서 시간 낭비만 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번 여름방학에는 직장과 사회를 몸으로 경험하기 바랍니다.





2013 하반기 채용시장 이렇게 흘러간다
다양한 채용 트랙 도입
KB국민은행 ‘창의 마케팅 인재’, 포스코 ‘창의 열정 인재’, KT ‘올레 스타’ 오디션 등

열린 채용 가시화
학점, 어학 점수 등 정량화된 점수가 아닌 실무 역량 중심의 테스트 강화

채용도 마케팅이다
캠퍼스 리크루팅, 잡페어 등을 통해 이미지 제고 효과를 기대

서류보다 면접
문서에 담긴 수치적 경험이 아닌, 실제 직무 관련 역량을 대면 테스트로 확인하는 추세

‘히든 챔피언’ 부상
새 정부 중소기업 육성 방침의 일환으로 일명 ‘히든 챔피언’ 강소기업에 대한 관심 증가
[Special Report] 2013 하반기 채용의 모든것
진행 박수진 기자│정리 이도희 기자│사진 서범세 기자 │장소 협조 CNN the Biz(1588-4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