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큰 산을 하나 넘었다. 마지막 순간에 정치권의 극적인 합의로 재정절벽(fiscal cliff·갑작스러운 감세 중단과 재정 지출 축소에 따른 경제 충격)에서 벗어난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오랫동안 첨예하게 대립하던 부유층 증세 문제에 합의하면서 2013년 벽두에 세계경제에 희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첩첩산중.
이번 합의는 재정 지출 감축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고, 연방정부 채무 한도 증액 문제가 남아 있는 데다 근본적으로는 미국 재정의 건전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아 당장 급한 불을 끈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최소한 2월 말까지는 채무 한도 증액과 정부 지출 축소 방안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커질 것이고, 앞으로도 채무 한도 증액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배우 김태희가 가수 비와의 교제 사실을 인정했다. 소속사 측에서는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라는, 이제는 정치인의 발언 목록보다 더 식상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걸로 끝날 뻔한 이 이슈의 불똥은 예상치 못하게 연예병사로 튀었다.
둘의 연애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연예병사인 비의 휴가·외박 시간이, 웬만한 대기업 사원이 야근 안 하고 데이트할 수 있는 시간보다 많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고무신’이라는 말을 탄생시킬 정도로 연애 블랙홀인 군대. 그 만고불변의 진리를 어긴 죄는 후임 연예병사가 받을 듯하다. 국방부에서 연예병사의 과도한 휴가를 제한하기로 한 것. “정지훈 상병님 덕분에 똥 밟았지 말입니다.”
![[1월을 달군 Hot Keyword] 美, 재정절벽 합의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3/AD.25675000.1.jpg)
그녀들이 돌아왔다. 아이돌 춘추시대, 걸그룹 전국시대라고 하지만 그중 가장 패자(覇者)에 가까운 소녀시대가 새 노래와 함께 컴백한 것. 그런데 반응이 예년 같지 않다. 아무리 대중가요에 관심이 없어도 이들의 노래는 여기저기서 반강제적으로 들려오기 마련인데, 지금은 찾아보지 않으면 노래와 춤을 모를 정도라니.
그렇다고 이들의 인기가 그리 식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인기는 많은데 노래는 안 뜨는 모습이 흡사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같다고나 할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혹시 하이힐 포기 선언의 부작용일지도 모른다는 의심도 해본다. 어쨌든, 핫해야 할 것이 핫하지 못한 것도 핫하다는 의견으로 뽑힌 핫 키워드다.

1월 신문의 1면은 대통령 인수위 활동이 장식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인수위는 1월 초부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인수위는 현 정부의 조직·기능을 파악하고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화해 새 정부의 틀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핵심 조직이다.
보통 인수위 인사들이 새 정부에서 중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그래서인지 인수위는 초기 위원 선정부터 시끌시끌했다. 특히 윤창중 대변인 인선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생겼고, 박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공약을 수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뜨거워지고 있다.

전직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 씨가 1월 6일 목을 매 자살했다. 전처인 고(故) 최진실에 이어 처남 고 최진영, 그리고 이번에는 조 씨까지 세 사람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들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충격과 함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하자마자 일본 요미우리에 입단하면서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조 씨는 이후 부상과 파경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비운의 스타로 남게 됐다. 한편 반복되는 연예계의 비보는 올겨울도 무사히 넘기지 못했고, 우울한 분위기 때문인지 인터넷에서는 ‘베르테르’가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이 돈을 찍어내고 있다. 자국의 경기 회복을 위해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이른바 ‘아베노믹스’다. 주변국은 “경제를 살리는 비용을 다른 교역국에 떠넘기고 있다”며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인위적인 환율 조정은 교역국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환율 민감도가 높은 수출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속내야 어떨지 모르지만 자국민한테 욕먹으면서까지 이웃나라에 돈을 퍼주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 옆에서는 남 죽든 말든 저 살겠다고 돈을 찍어대는 모습이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한편 ‘지금이 일본여행의 호기구나’라는 얌체 같은 악마의 유혹도 맴돈다.

알제리의 인질 구출작전이 비극으로 끝났다. 피로 얼룩진 현장에 시신이 발견되면서 추계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인질 사건을 촉발시킨 것은 알제리의 이웃나라 말리의 내전이다. 말리 정부와 이슬람군 간의 내전은 프랑스가 개입하기로 하면서 서방 대 비서방의 대결로 확대됐다.
특히 지하에 있던 이슬람 과격파가 이 틈을 타 세력 확장을 도모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1월 15일 새벽 5시경 인아메나스 인근 지역의 BP사 가스전을 급습, 외국인을 인질로 잡았다. 알제리군이 구출작전에 나섰으나, 진압 과정에서 많은 인질이 희생당해 자국 국민이 희생된 나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프로야구 10구단 시대가 개막했다. 수원을 연고로 한 KT가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프로야구 10구단 창단 기업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역 안배를 앞세운 ‘전북-부영그룹’과 경쟁을 펼쳤으나, KT의 자금과 수원의 인구가 막강 화력을 자랑하며 평가위원회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KT는 가입금으로 30억 원, 야구발전기금으로 200억 원, 예치금으로 100억 원을 KBO에 낸다. KT가 올해 공식 창단하면 9번째 구단 NC처럼 내년 퓨처스리그(2군리그)에서 기량을 쌓은 뒤 창단 2년째인 2015년 1군에 합류한다. KBO는 야구규약에 적힌 신생 구단 지원책에 따라 KT가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 함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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