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방학 동안 뭐했지?
막상 생각해보면 딱히 해놓은 것도 없고, 점수 올려놓기로 한 영어 성적은 제자리.
가만, 그러고 보니 제대로 놀지도 못한 것 같은데… 곧 개학이라니!
귀여운 13학번 새내기가 들어올 테고, 방학 동안 못 봤던 선배와 친구들 얼굴도 다시 보겠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겨울이라 너무 방심하고 먹기만 했는지 옆구리에 무거운 ‘벨트’가 느껴진다.
이거 내 것 아닌데… 어쩜 좋아. ㅜㅜ
그러나 고민하지 말 것. 스트레스 받으면 살찐다.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집들을 소개해볼까… 했었다. (처음엔 말이지.)

그러나 명색이 맛집 블로거인데 다이어트는 당치 않은 소리!
2월엔 더더욱 식욕을 주체할 수 없는 곳들로 안내해볼까 한다.

먹는 게 남는 거다. 다이어트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마싣구론] 다이어트는 거절한다! 고기가 진리야!
양념 제대로 밴 진짜 갈비 먹고 싶다면
신촌 서서갈비

숯불에 구워 먹는 달달한 양념갈비~ 고기 사이로 양념이 깊게 배서 씹을 때마다 그 풍미와 소갈비 특유의 부드러움에 저절로 웃음이 난다. 양념갈비 맛을 제대로 내는 맛집이 있다면 나는 생고기보다는 이 갈비 쪽에 한 표를 걸겠다.

갈비와 숯불이 만났을 때만 발현되는 그 맛을 어떤 고기가 능가할 수 있을까. 달랑 맨밥에 먹어도 맛있고 야채 넣고 쌈 싸먹어도 꿀맛이다. 논현역 근처의 ‘신촌 서서갈비’는 아담한 크기의 가게로 소갈비만 전문으로 하는 집이다.

본점은 정말 서서 먹는다는데 이쪽은 앉아서 먹을 수 있다. 두툼한 소갈비, 특별한 찬도 없이 오로지 고기 맛으로 말하는 집. 단체보다는 2~3인이 자리하기 좋은 곳으로 추천한다. (1인분 1만5000원)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15-4 / tel) 02-544-4020
[마싣구론] 다이어트는 거절한다! 고기가 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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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무한리필 집이 있다면 믿겠소?
갯골마을

그래그래, 무한리필 콘셉트가 식상해질 때도 됐지. 딱히 먹을 것도 없고, 막상 찾아가면 음식의 퀄리티가 떨어져서 실망만 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여기 이야기가 달라지는 곳이 있으니… 만약 한우가 무한리필이라면 어떨까. 그것도 ‘A++ 등급의 한우’만 취급하는 무한리필 집이라면?! 그런 집이 지구상에 존재하느냐고? 물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의 ‘갯골마을’은 실제 A++ 등급의 한우를 무한리필로 판매하고 있다. 한우 먹을 때 몇 점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고기 한 점의 가치와 나 자신을 비교한 적 있는가? 이곳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여섯 판을 먹었다. 부끄러워 말라. 사르르 녹는 한우를 음미하며 배부를 때까지 즐겨도 좋다. 괜찮다. (한우 무한리필 1인 2만4900원)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811 코오롱 사이언스밸리 2차 지하 1층 / tel) 02-866-0048
[마싣구론] 다이어트는 거절한다! 고기가 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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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점이다
논골집

고기 맛이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나도 그리 생각했다. 그런데 다르더라. 진짜는 다르더라. 안창살을 먹다가 박수를 쳤다. 왜 쳤느냐고 묻는다면 직접 맛보고 확인해보길. 나도 모르게 손뼉이 짝! 하고 쳐질 맛이니까. 분점을 가도 어느 정도 만족을 했기에 큰 기대는 안 했는데 과연 본점은 기라성 같은 맛을 자랑한다.

깡깡한 숯불, 강력한 화력으로 육즙 가득한 고기를 살짝만 익혀 먹는다. 그러면 부드러운 고기가 입 안에서 춤을 춘다. 고기에 깊게 배인 이 집 특유의 양념이 감칠맛을 더한다.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어느새 밥 도둑놈이 되니 조심할 것. (안창살 150g 1만2000원, 갈비살 150g 1만 원)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5 / tel) 02-549-9930 / 연중무휴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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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제주 오겹살을 서울에서
다흰정

캠프의 묘미는 보통 저녁 바비큐 파티에 초점이 맞춰진다. 나는 그때 그 분위기에만 맛볼 수 있는 두툼한 고기의 맛이 참 좋더라. 서울역 근처에 맛집이 많아도 괜찮은 고깃집 찾기란 쉽지 않다. 워낙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흰정’은 우연히 찾아낸 보물 같은 곳이랄까.

제주도에서 직접 공수해 들여온다는 돼지고기의 두툼한 오겹살을 숯불에 구워 먹는데, 순간 어느 야영장 바비큐 파티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울역에서 야영장으로 시공 이동시키는 맛. 그만큼 고기가 두툼하고 쫄깃쫄깃하니 씹는 맛이 좋다. 젓갈소스에 푹 담가 먹으면 질릴 새가 없으니, 아 다이어트고 뭐고 잊어버리자. (제주 오겹살 1만3000원)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4가 20-10 경모빌딩 2층 tel) 02-318-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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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하다, 전복 삼겹살이라니
성원이네돈돼지

한국 사람에게 삼겹살만큼 친숙하고 인기 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싶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렇게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삼겹살 익을 때만큼은 얌전히 기다리니까. 고기가 익는 시간,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가 아닐까.

친숙한 만큼 함께 굽고 먹는 음식도 다양한데, 인천에는 ‘전복’과 삼겹살을 함께 먹는 이색적인 곳이 있다. 몸에 좋은 두 음식을 함께 먹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앞이 맑아진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힘이 솟는다. 고기 굽는 불판의 평균 온도가 300도인데, 이 집에서는 3년 숙성한 볏짚으로 초벌을 한다. 쇠도 녹이는 1300도의 고온에서 순간적으로 고기를 익히기 때문에 육즙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것. 볏짚의 은은한 풍미와 육즙 가득한 고기가 참으로 부드럽다. (삼겹살 1만 원) 인천시 계양구 계산 1동 964-82번지 / tel) 032-549-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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