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연애를 통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기대한다. 혼자 있을 때보다 조금 더 불행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연애를 했기 때문에 더 불행해지는 경우는 너무나 많다. 이유가 뭐냐고? 아마도 그들이 이런 남자와 이런 여자를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나쁜 여자, 나쁜 남자의 유형을 가려 모았다.
[LOVE] 이런 남자 & 이런 여자 웬만하면 만나지 마!
연애라는 걸 처음 했던 열아홉 살 시절, 나는 두 명의 남자와 뜨거운 연애를 했다. 한참 공부를 해야 할 시기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연애에 빠져들게 만든 두 남자는 달라도 너무 달랐었다.

한 남자는 지고지순한 사랑을 내게 퍼부은 전형적인 착한 남자였고, 다른 한 남자는 이미 애인이 있으면서도 내게 마수(?)를 뻗친 전형적인 나쁜 남자였다. 착한 남자와 만나는 것이 여러모로 안정감을 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나쁜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마침내 그 지루한 로맨스의 날들이 종료됐을 때 두 사람 모두 내 곁에 남지 않게 되었다.

나쁜 남자 신드롬이 전국을 강타한 때가 있었다. 나쁜 남자가 섹시하다나 뭐라나, 나쁜 남자야말로 여자의 정복욕을 자극한다나 뭐라나. 하지만 나쁜 남자를 유형별로 다 만나본 내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쁜 남자는 그야말로 그냥 나쁜 남자라는 사실이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사람을 애간장 태우는 나쁜 남자가 개과천선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숱한 사례를 통해 체험했는데 뭐.

그럼 나쁜 남자만 문제냐, 나쁜 여자도 세상에는 꽤나 많다. 지고지순한 남자를 찾아보기 힘든 것만큼이나 지고지순한 여자를 찾아보기도 힘들어진 세상을, 점점 더 많은 숫자의 나쁜 여자와 나쁜 남자가 채워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남자의 마음을 이용하기만 하고 진짜 사랑이 뭔지 생각해본 적 없는 여자, 어장 관리에 도가 튼 여자 등 주변에서 나쁜 여자를 발견하는 건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먹으면 경련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독버섯은 예외 없이 식용버섯보다 아름답고 색깔이 화려하다. 그 아름다움에 눈이 멀어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먹어버리는 순간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게 된다.

처음엔 마음을 강렬하게 이끄는 무엇에 매료되겠지만 결국은 독버섯처럼 당신을 ‘많이 곤란하게’ 만들 그 남자, 그 여자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은가? 앞으로 당신이 경험하게 될 연애사에 후회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싶지 않다면 부디 이 나쁜 남자 나쁜 여자의 유형을 기억 속에 담아두길 바란다.


여자들 조심! 이것이 바로 나쁜 남자다

1. 술 마시면 변하는 남자
자고로 음주가무를 즐길 때 사람의 숨겨져 있던 본성이 나오는 법이라 했다. 동아리 행사가 끝나고 다 같이 기분 좋게 소맥 한잔씩 하고 있는데 갑자기 혼자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셔 횡설수설한다거나, 소개팅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취기가 잔뜩 올라 말짱할 때와는 달리 자꾸 무례한 질문을 하는 남자라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직감해야 한다.

술에 취한다는 건 곧 이성의 지배력이 살짝 약화된다는 의미. 자아가 일종의 해방 상태에 놓였을 때 뭔가 특별한 행동을 한다면 그 행동이 그 사람 내면의 어떤 핵심을 가리키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할 것.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술이 들어가면 목소리가 커지고 거들먹거리며 괜히 시비 걸기 좋아하는 남자나 취했을 때 돌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남자는, 평소 스스로를 지나치리만치 억누르고 있단 뜻이고 그것 자체만으로 당신과의 관계에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2. 약자에게 강한 남자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것’을 비겁한 성격을 대표하는 특징으로 보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강자에게 약한 것을 그 자체만으로 쉽게 비난할 수 없다고 본다. 강자에게 적당히 꿇는 것도 현명한 사회생활의 일부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약자에게 강한’ 태도를 보이는 건 성격상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인격의 바닥이 어디인지 눈치챌 수 있다. 약자에게 어떤 모습으로 대하는지를 확인하면 그와 사이가 좀 안 좋아졌을 때 당신에게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를 그려볼 수 있다.


3. 기웃대는 것이 생활인 남자
인류학적으로 남자는 보다 많은 여자에게 자신의 유전자를 전하고자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고, 여자는 많은 남자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단 한 명의 남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애인이 있는데도 다른 여자에 대한 본능적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는 건 백번 양보해 적어도 인류학적으로는 그 자체를 인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한 명에게 정착하는 건 별로야”라고 대놓고 어장 관리 하고 사는 남자 역시 백번 양보해 이해해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누군가와 진지한 연애를 하고 있으면서 ‘정말로 다른 여자에게 기웃’대는 건 안 될 말이다.

상인들에게 상도가 있는 것처럼 연애사회에도 연애상도라는 게 있으니까. 끊임없이 기웃대는 남자, ‘내가 극진히 사랑하면 그도 달라질 거야’라는 건 그냥 당신의 기대일 뿐이다.


4. 끊임없이 지시하는 남자
최근 트위터에 퍼졌던 유머 중에 이런 게 있었다. 황당한 오타의 에피소드라며 ‘나한테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얘기. 얼핏 웃고 지나갈 만한 이야기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단순히 오타 유머에 그치는 얘기가 아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남자는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고 난 후에는 정말로 ‘일해라’ ‘절해라’ 하기 때문이다. 조금 쉬면서 자기 시간을 가지려는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하라’ 할 것이고, 파트너와 평등한 삶을 살려고 해도 ‘절해라’ 하며 자신에 대한 복종을 강요할 것이다. 연애할 때부터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와 지시가 심한 남자? 도대체 왜 만나주는가? 당장 폐기처분하자.



남자들 조심! 이것이 나쁜 여자다

1. 남자의 자존심을 지속적으로 억압하는 여자
남자인 당신이 더 잘 알 것이다. 남자는 자존심이 상하면 정말로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자존심을 버리고라도 어떤 여자를 꼭 갖고 싶다는 건 그녀에 대한 사랑이 극진하지 않고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도.

한마디로 자존심에 죽고 사는 존재가 바로 남자들이란 뜻. 당신의 그 자존심을 은근히 혹은 대놓고 깔아뭉개는 발언을 즐겨 하며 쾌감을 느끼는 어떤 여자를 사랑하고 있다면 당장 그 사랑을 그만두는 게 낫다. “하이고 남자라고 자존심은 있어가지고~”라는 말을 하는 여자, 그 버릇 절대 고치기 힘들걸? 온 세상이 당신을 비난해도 당신의 존재를 살려줄 그런 한 여자를 골라야 하지 않을까.


2. 건전한 소비의 기쁨에 대한 개념이 없는 여자
남자들은 된장녀라는 단순한 단어로 ‘사치스러운’ 혹은 ‘명품에 집착하는’ 여자들을 설명하고 단정 지으려 한다. 하지만 단지 사치스럽다거나 명품에 집착하는 정도의 모습은 어차피 나쁜 여자다 그렇지 않다 규정하지 않아도 쉽게 판별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 역시 쉽다.

더 위험한 건 바로 건전한 소비의 기쁨에 대한 개념이 없는 여자가 아닐까. 평소에는 안 그런 것 같다가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돈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을 가졌다면, 혹은 돈 쓰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고 당신의 소비 생활에 자꾸 간섭하려고 한다면 과연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두 사람은 행복할 수 있을까. 열심히 벌고 즐겁게 쓰며 기꺼이 저축하는 기쁨을 아는 여자라야 당신과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3. “남자가 왜 그래?”라고 자주 말하는 여자
남자가 여자보다 많은 걸 가졌던 시대에는 주로 남자들이 여자에게 “여자가 어떻게 그래?”라고 말하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이제 그 말을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일이 잦아졌다.

남자에게, 여자에게 각각 기대되는 어떤 것들이 완전히 사라질 수야 없겠지만 자꾸 성별을 이유로 당신에게 뭔가 하라, 하지 마라 틀에 박힌 이야기를 하는 여자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을 힘들게 할 것이 뻔하다. 당신을 한 명의 고유인격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자가 당신을 행복하게 할 것임을 기억하라.


4. 당신의 미래에 관심이 없는 여자
당신의 스펙, 학벌, 집안에 대해서는 자주 화제에 올리지만 당신이 어떤 삶을 살기 원하는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지,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 여자는 잠정적으로 당신에게 나쁜 여자가 될 것이다. 당신이 원하는 길에 대해 그녀와 공유하고 조언을 얻고 싶을 때 ‘나 지금 누구랑 이야기하니’의 기분을 느끼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