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교수의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다. 처음 접하는 비대면 강의에 적응해야 했고, 새로운 환경에서 변화를 겪었다. 인하대 교수 2명을 만나 코로나 이후에 대해 직접 들어 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지예 교수 : 안녕하세요. KBS 뉴스PD이자 인하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겸임교수 최지예입니다. 현재 실습과목인 ‘방송뉴스 제작’ 강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민성 교수 : 안녕하세요. 인하대 경영학과에서 경영‧마케팅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성 교수라고 합니다. 인하대에서 교편을 잡은 지 올해로 14년째에 접어드네요.
현재 진행 중인 수업 방식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최 교수 : 실습 과목이기도 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녹화 강의가 아닌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에서는 PPT를 기반으로 이론 등을 강의하고,수업 내용(방송 제작)과 관련된 영상을 직접 찾아서 보여주기도 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습활동 시간을 마련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로 응용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과물을 게시판에 올리면 실시간으로 피드백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민성 교수 : 작년 1학기에는 비대면 녹화 강의 방식이었고 이후 학교의 시설 확충과 교수의 강의방식 학습 등이 이루어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현재는 비실시간과 실시간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강의 방식을 구성했습니다. 두 방식의 수업을 해 보니, 모든 강의는 지식의 전달과 지식의 창출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닫게 됐습니다. 전달만으로도 충분한 지식은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학습 시간과 학습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반면 함께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지식은 실시간 강의로 진행해 둘의 장점만을 취하려 했습니다.
비대면 수업에 따라 성적 평가방식도 다양해졌습니다. 평가 기준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최 교수 : 실습 과목이기 때문에 이론보다는 실습 결과물로 평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과제 위주로 평가했습니다. 대신 과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세세하게 만들어 공지했습니다. 온라인 퀴즈 같은 경우 온라인 오픈 북 방식으로 진행하되, 시간을 줄여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결과가 변별력 있게 나온 것 같습니다. 김 교수 : 평가와 관련해 시도했던 방식은, 과제 평가 과정에 동료 학생들을 참여하도록 한 것입니다. 동료 학생들은 해당하는 과제를 직접 수행해 보았으므로 누구보다도 과제의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어 평가자로서 매우 타당하고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단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 개개인이 평가자로서 진정성을 갖춰야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수업과 평가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최 교수 : 코로나 이전보다 수업 준비량이 더 많아졌습니다. 현장에서 소통할 기회가 줄다 보니 강의로만 채워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 PPT 페이지 수가 많아졌네요. 평가에서는 출석이나 수업 참여도를 오프라인 때보다 더 세심하게 체크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수업만큼 참여도와 활동 모습을 잘 파악 할 수 없기에 출석 기록 등 수업 활동의 증거를 남겨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 교수 : 처음에는 학생들과 대면하며 교류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학생들도 온라인 수업에 적응해 있었고 성실히 참여해 주어서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수업과 큰 차이는 없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오히려 넓은 강의실이면 학생 개개인의 얼굴을 잘 볼 수 없을 수도 있는데 줌 화면으로는 학생들의 얼굴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첫 강의 때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보다 더 선호한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론 위주의 수업은 온라인으로, 실습과 교류가 더 필요한 부분은 오프라인으로 블렌디드 수업을 해도 유용하겠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 : 당연히 모두 만족할 수 없지요. 하지만 이번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비대면 강의의 장점은 절대 경험해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대학 강의의 새로운 형식을 모색해 볼 수 있었다는 차원에서 좋은 경험이었고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어도 앞으로의 대학 강의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대학 강의의 만족도는 대면과 비대면의 장점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 데 따라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대면 수업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그리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나요.
최 교수 : 학생들이 수업 중에 웃거나 재미있어할 때의 느낌들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전달되어 함께 공감하고 즐거워하면 좋겠는데 학생들끼리의 교류와 공감대 형성이 덜 되는 점이 아쉽습니다. 또 학생 각자의 인터넷 상황이 달라 모두에게 똑같은 환경의 수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상태도 더 점검하고 학생들과도 영상이 잘 보이는지 등 줌 채팅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진행했습니다.
김 교수 : 정말 생소한 환경이었고 배울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상황에 대해 불평할 여유가 있나요. 학생들도 같은 새로운 상황이고요. 학생들보다 학습 내용과 그 양에 있어 모자람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유튜브 보고 배우고, 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배우려고 마음먹으면 도움 받을 곳들이 많더군요.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시도한 것이 있나요.
최 교수 : 우선 (수업에) 함께하는 느낌을 주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켜고 수업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또한 강의 외에 1:1 줌 방을 따로 열어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과 개인적으로 인사하고 과제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온라인 상영회를 열어 서로의 영상을 시청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인터넷 환경 변수로 아쉬움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제작한 뉴스 리포트를 상영하고 이에 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생들의 일상도 많이 달라졌는데, 교수님의 일상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혹시 수업 외 업무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최 교수 : 우선 현업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업무 형태 변화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팀 회의도 온라인으로 주로 하게 되었고 방송 출연자들의 거리두기나 칸막이까지 생각해야 하지요. 또 스튜디오 출연 대신 줌으로 출연하는 것이 더는 어색해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학교 업무 또한 거의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행해지고 있어 이제는 온라인 업무에 더 적응돼가고 있습니다. 서류 제출이나 문의 등의 모든 것을 이메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 : 교수님들 업무들도 대부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수 회의도 줌으로 진행하고 연구 활동 및 학회도 줌으로 진행하고요. 학생상담의 경우는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대면, 비대면 실시간, 비대면 소통(이메일, 카톡, LMS채팅 등)으로 훨씬 더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편한 소통 도구를 선택하도록 하니 더 편하게 상담 신청을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 교수 : 저는 현업에 있는 사람으로서 학생 그리고 미래 제 분야의 후계를 육성한다는 느낌이라 더 마음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상관없이 학생들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가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라도 더 자주 교류 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열어두는 오픈마인드의 교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 교수 : 지금의 현실이 대학의 강의에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강의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의 기본으로, 학생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리라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교수 : 어느 시대나 그 시대만의 어려운 ‘환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라는 ‘환경’을 탓하기보다 있는 그 자리에서 더 잘해나갈 방안을 찾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신의 장점을 잘 찾고 살려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 갔으면 합니다. 분투하고 있는 모든 대학생들과 그들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김 교수 : 보다 적극적인 학습자가 돼 주기를 부탁합니다. 또, 코로나로 촉발된 현재의 어려움으로 낙담하지 마세요.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 중 가장 강조되는 역량이 바로 명민한(Agility), 즉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능력입니다. 여러분이 지금의 큰 변화를 적극적으로 잘 겪어낸다면 자신도 모르게 민첩한(Agile) 한 인재가 돼 있을 겁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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