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승 모빌테크 대표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 N&UP 프로그램 스타트업 CEO] 자율주행차 위해 ‘3차원 대동여지도’ 만드는 모빌테크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3차원 정밀지도를 이용하면 자율주행차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지형지물 등 장애물을 피하고 목적지까지 더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습니다.”

모빌테크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대동여지도’로 일컬어지는 ‘3차원 정밀지도’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김재승(34)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국내 20여 개 지역에서 자율주행차, 배달로봇 등의 주행에 필요한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모빌테크는 ‘라이다 센서’(레이저로 지형을 측정하는 기술), ‘모바일 맵핑 시스템’(3차원 공간 정보 취득 기술) 장비로 공간 정보를 수집해 고해상도의 3차원 정밀지도를 제작한다. 이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도로 환경이 바뀔 때마다 실시간 개선한다.

김 대표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공간 정보조차 정확성이 떨어진다”며 “정밀지도는 고도화한 네비게이션 개념이다. 차선 간격, 신호등 위치, 도로 인근 시설물 위치 등이 정밀하게 담긴 3차원(3D) 공간 정보를 제공한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박사과정 시절 창업을 생각했다. 연세대 박사과정 재학 당시 김 대표는 드론 비선형 제어와 3차원 맵핑을 주제로 연구했다.

“드론 시스템 제어 연구를 하면서 드론 자율주행에 관심을 두게 됐다. 드론으로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경로를 생성해 배달하려고 보니 높낮이가 있는 건물들 사이를 안전하게 다니려면 3차원 지도가 필요하다는 판단해 드론에 라이다를 부착하는 연구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드론은 규제가 심해 운용상의 제약이 많아서 김 대표는 자연스레 자율주행차 3D 지도 맵핑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창업 초반에는 고정밀 라이다 스캐너를 자체 개발해 판매했다. 이후 현재 서비스 중인 스캐너를 활용해 실시간 3차원 지도를 제작해 자율주행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을 사업 방향으로 정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3D 도시데이터 구독 서비스인 ‘레플리카 시티’를 개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레플리카 시티는 도시 공간을 그대로 복제해 도로와 시설물의 위치 및 상태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정보는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공공시설물 관리, 도심 교통량 분석 등 도시 정비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성, 효율성, 최신성, 확장성이 핵심 경쟁력
김 대표는 모빌테크의 핵심 경쟁력으로 정확성, 효율성, 최신성, 확장성 4가지를 꼽았다. 모빌테크가 제작한 지도는 실제 공간과 지도 정보의 오차율이 몇 cm에 불과할 만큼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 AI 기반의 시맨틱 맵핑 알고리즘을 통해 3차원 객체 자동 인식이 가능해 고효율의 HD-map 구축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이뿐 아니라 지도 데이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데이터와 AI를 이용해 공간 변화 지점의 자동 탐지 및 업데이트도 가능하다. 팬텀 AI, 언맨드솔루션, 숭실대, 충북대, 한국기술교육대 등과의 협력 노하우를 통해 손쉬운 확장이 가능한 확장성도 갖췄다.

모빌테크는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네이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모바일어플라이언스 등으로부터 54억원을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팬텀 AI와 손을 잡았다. 코스닥시장 상장업체인 모바일어플라이언스와도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모빌테크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위치기반서비스 공모전’에서 대상인 방송통신위원장상을 받았으며 지난 2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1’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2021 혁신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사업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모빌테크는 지난 5월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자율주행 모빌리티용 3차원 정밀지도 승인을 받았다. 현행 국가공간정보 보안관리규정상 3차원 좌표가 포함된 공간정보는 공개가 제한돼 3차원 정밀지도를 배포 또는 판매할 수 없었다. 3차원 공간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돼 1년 후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자율주행 산업 고도화를 위해 법 시행 전에라도 선제 허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실증 특례 승인이 이뤄졌다.

매출도 증가했다. 모빌테크는 지난해 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매출로 올해는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김 대표는 “3D데이터의 실시간 업데이트 기술에 주력하고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모든 이동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현지화 기술 시장을 선점하고 싶다. 인간과 로봇 모두 활용이 가능한 형태의 지도 서비스를 제공해 공간정보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17년 4월
주요사업 : 공간정보, 자율주행, 로봇
성과 : 3차원 공간스캐너와 맵핑 기술을 통해 3차원 공간지도 사업으로 사업분야 확장, 공간산업 관련 특허 등록 10건, 출원 1건 등 핵심기술 개발완료 및 지재권 확보, 클라우드를 활용한 3차원 공간지도의 실시간 자동업데이트 시스템 및 활용 서비스 모델 개발, ‘CES2021’ 혁신상 수상 외 다수의 수상 실적 보유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