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추구하는 패션 브랜드 늘어나···ESG 선두주자 파타고니아 비롯해 국내 패션브랜드서도 ESG 중시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투명경영)가 중요해지면서 국내 패션업계도 ‘친환경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패션 산업은 그동안 패스트 패션으로 인한 재고와 폐수 발생 등으로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는 산업으로 꼽혀 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 ESG의 선두주자, 파타고니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e jacket)라는 카피라이팅으로 히트를 쳤다. 이 광고는 옷이 많이 소비되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상품 생산 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우려해 만든 것으로 1991년 발표한 파타고니아의 사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전개한 ‘함께 해요 캠페인’의 하나다.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지구를 되살리는 해결책’이라고 강조해 온 파타고니아의 철학과 맞물려 많은 소비자들은 파타고니아의 진정성에 공감했다. 또 파타고니아는 이 캠페인을 통해 매출이 약 40% 증가하는 뜻밖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한번 사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파타고니아는 ‘원웨어(Worn Wear, 이미 입은 옷)’ 캠페인을 통해 헌 옷을 가져오면 수선해주고, 여분의 단추나 옷을 스스로 고쳐 입을 수 있도록 반짇고리를 제공하는 등 버려지는 옷을 최소화하고 옷을 사기 전 최대한 수선해 입자는 의미를 지속적으로 전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이러한 ESG활동을 통해 환경을 위해 패션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데 있다는 철학을 지켜나가고 있다.
수선과 리폼으로 지속가능한 의생활 추구하는 ‘래코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박스 아뜰리에’를 통해 수선·리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소비자 개인의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지원함으로써 ESG를 실천한다.
래코드는 기존 노들섬에 위치해있던 ‘박스 아뜰리에’를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에 열고 소비자들에게 ‘가지고 있는 옷을 더 오래 입자’고 제안하며 업사이클링 가치를 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수선과 리폼의 경험을 일상에서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박스 아뜰리에’에는 수선, 리폼 전문가가 상주하면서 1:1 상담을 통해 맞춤 서비스를 실시한다. 유행이 지나 못 입는 옷이나 싫증 난 옷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꿔준다. 또 바지로 앞치마를 만들거나 셔츠로 에코백을 만드는 등 기존의 디자인을 살짝 변형해 전혀 다른 용도의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의 옷장에서 입지 않고 버려질 위기에 처해있던 옷들은 박스 아뜰리에를 거치면 또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래코드가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은 가지고 있는 옷을 쉽게 버리지 않고 다른 형태로라도 오래 입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박스 아뜰리에’의 수선, 리폼 서비스는 이러한 지향점을 더 많은 고객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데에 그 의미가 크다.
의류 구매 변화로 산업 체계 바꾸는 ‘블랙탠저린
신체 데이터 분석 기반 맞춤형 코디 추천 앱 ‘코콘’을 운영하고 있는 블랙탠저린은 ‘기술로 사람들의 의류 구매 방식과 생산 방식을 바꾸자’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ESG 실천을 위해 처음부터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소비하는 것을 지향한다.
블랙탠저린은 AI 패션 추천 앱 ‘코콘’을 통해 자신과 어울리는 옷보다는 남들이 많이 입는 옷을 무조건 따라 입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서비스다. ‘코콘’은 퍼스널 컬러, 페이스 이미지, 체형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진단 결과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된 패션 상품을 추천, 나에게 꼭 맞는 옷만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기적으로 코콘이 개인화 추천 서비스 운영을 통해 확보한 유저 데이터는 의류의 생산 방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데이터로 사용될 수 있다. 의류 생산자에게 사용자들의 신체 정보, 소비 양상과 같은 데이터들이 제공된다면 특정 의류에 대한 수요가 예측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수요 예측 매커니즘이 구축되게 된다면 지금처럼 소수가 유행을 정하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사용자 중심의 바텀업 방식의 의류 생산 방식을 대중화되며 수요가 없어 버려지는 직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김상이 블랙탠저린 대표는 “소비자의 신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패션 상품 추천을 통해 나에게 딱 맞는 옷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면 버려지는 직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ESG경영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MZ 세대의 기대에 부응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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