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관엽 SEOULIST LAB 대표
-도구를 쓸 줄 아는 AI 만들어, 웹 브라우저 사용법을 가르쳐
-팀원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학부생 9명으로 구성돼
한 대표는 “SEOULIST LAB은 도구를 쓸 줄 아는 AI 만들고 있다”며 “그 첫걸음으로서, 웹 브라우저의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웹 브라우저를 실행하고 원하는 업무를 일상 언어로 입력하기만 하면 필요한 동작을 수행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실상 거의 모든 일을 웹 브라우저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그 편의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대표는 “인류가 도구를 발견함으로 가장 효율적인 동물이 된 것처럼 저희 팀은 인공지능에게 도구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목표”라며 “그 시작으로 웹 브라우저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용자가 설정한 임무 수행에 필요한 모든 디지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 브라우저를 첫 번째로 선택한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수행하고 싶은 거의 모든 일은 인터넷으로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웹 페이지들은 우리의 관점에 최적화되어 있어서 기계가 이를 읽고 필요한 동작(버튼 클릭 등)을 수행하게끔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나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입력한 문장에서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동작들로 변환시키는 데에는 큰 기술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이런 문제를 독자적인 딥러닝 모델을 통해 돌파하려고 합니다. 또 음성인식을 통해, 정말 ‘말하는 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AI를 제작할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이 있다. 한 대표는 “연혁이 1년에서 2년 정도로 길지는 않고, 생성형 AI의 가능성을 알아본 기업들이 발 빠르게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유의미한 플레이어(player)가 없어, 저희가 선점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 그 자체가 인터페이스가 된다는 점에서 GPT랑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GPT는 텍스트 ‘생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실제 세계와는 상호 작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영화 속 ‘자비스’와 같은 ‘개인형 비서’를 구현하기에 GPT는 근본적인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실례로 GPT-4도 도구 호출을 지원하긴 하나, 사용자의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데는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GPT에서도 인터넷 검색은 가능하지만,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내용을 문서화하고, 예약이 필요한 경우 사용자의 캘린더를 참고해 일정을 잡는 등의 동작은 불가합니다. 본 서비스에서는 사용자의 자연어 임무 명령만으로, 필요한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버튼을 누르고 조건을 입력하는 등의 동작을 자동으로 수행하여 임무를 완수합니다.”
상기 사항을 이유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GPT가 아닌 새로운 모델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인간과 AI 사이의 ‘정렬’ 문제입니다. 이는 얼마나 AI가 사람의 이해관계에 벗어나서 행동할 것인가, 즉 그 모델을 믿고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Scaling Law가 성립하는 세상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모델의 성능이 향상하겠지만, 모델의 ‘정렬’은 성능 향상에 대한 노력에 더해, 굉장한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고객들도 내가 믿을 수 있는 AI에만 돈을 지급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희 팀은 설계 초기 단계부터 모델 성능뿐 아니라, ‘정렬’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SEOULIST LAB은 한국의 웹 실정에 맞도록 개발해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이후 ‘도구’들을 개발자가 마음껏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작해 세계화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한성과학고를 졸업한 동기들과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전적으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친구들이 대학에도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던 3명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창업하게 됐습니다. 세상에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장 발견된 문제보다도, 도전적인 문제를 선정해서 시장을 선도해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본 아이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한 대표는 “어제는 결코 없었던 가치를 오늘 우리의 손으로 제작해 세상에 내놓았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보람찬 것 같다”고 말했다.
SEOULIST LAB은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학부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 대표는 “코딩이 가능한 인력이 6명”이라며 “신선한 시각이 끊이지 않고, 인재가 충분한 만큼 빠른 속도로 아이디어들을 개진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한 대표는 “AI에게 웹 브라우저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을 시작으로 인간이 설정해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능동적으로 쓸 줄 아는 AI를 만들어 인류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의 OpenAI, 혹은 그보다 더 큰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EOULIST LAB은 아이템을 인정받아 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대 캠퍼스타운사업단은 관악구, 서울시와 함께 대학의 인력과 기술을 지역으로 확산해 관악구 일대를 창업 밸리로 조성하고 있다. 사업단은 인근 지역인 대학동, 낙성대동을 양대 거점으로 거점센터를 마련했다. 이를 구심점으로 서울대의 인력과 기술력, 창업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과 지역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에는 창업 공간이 무상으로 제공되며 정기 기업설명(IR)과 데모데이 참가 지원, 서울대 교수진 기술 연계, 홍보, 경영·법률 맞춤형 컨설팅, 입주기업 커뮤니티 활동 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설립일 : 2023년 11월
주요사업 : 필요한 도구를 사용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는 에이전트형 인공지능
성과 : 서울대 캠퍼스타운 입주 선정, 학생창업 유망팀 도약트랙 선정(부총리 훈격 인증)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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