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홀라웨이브 대표 [2023 부산디자인진흥원 스포츠산업 재창업지원센터]

“옛 것의 강함을 홀라웨이브로 보여 드릴게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가 만든 신발을 신고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는 시대, 오래된 옛 것을 고집하는 청년이 있다. 한 땀 한 땀 손으로 신발을 만들던 그는 재창업을 통해 또다시 옛 것과 마주했다. 벌크나이즈 공법을 활용해 스케이트 보드화를 만드는 김병희 홀라웨이브 대표를 만나 그의 신발 세계를 들어봤다.

홀라웨이브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홀라웨이브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스트릿 문화와 바다 위에서 서핑보드를 타는 익스트림 문화의 영감을 얻은 신발 브랜드입니다. 스케이트 보드 전문화를 만드는 국내 몇 안 되는 스타트업이죠.

스케이트 보드화는 어떻게 제작되나요.
부산지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벌크나이즈 공법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공장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하고 있습니다. 벌크나이즈 공법은 고무띠를 둘러 가마에 쪄내는 방식으로 타이어를 만드는 제조기술에서 신발제조기술로 변형된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스케이트 보드화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데, 부산에선 이 기술을 가진 곳이 거의 없어요.

“아날로그 방식으로 불리는 벌크나이즈 공법으로 스케이트 보드화 제작···유일한 부산 공장과 협업 통해 명맥 유지”


벌크나이즈 기술이 사라지는 이유는요.
사실 이 공법 자체를 요즘엔 많이 안 써요. 예전에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신발 윗 부분과 아웃솔을 일체형으로 만드는 기법인데, 아날로그 제조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스케이트 보드화는 이 기술이 핵심입니다. 현재 이 공법은 베트남이나 중국 등 해외에서 사용하고, 국내에선 저희와 함께하는 공장밖에 없어요.

그럼 해외 공장과 협업을 하면 될텐데, 굳이 국내 공장과 연계하는 이유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빈티지 문화를 좋아합니다. 스케이트 보드화를 만들기 전 핸드메이드 신발을 꽤 오랫동안 만들어 왔어요. 그때 아날로그 제조 방식을 고수 중인 이 공장을 알게 됐죠. 홀라웨이브를 재창업하면서 이곳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생각하는 신발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요. 물론 베트남 공장에 비해 단가는 2배 정도 더 높지만 제가 생각한 홀라웨이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 생각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웃음)
“옛 것의 강함을 홀라웨이브로 보여 드릴게요”
“네모난 앞코 형태인 ‘스퀘어토’ 방식으로 제작···착화감 뛰어나고 스케이트 보드 기술에도 적합”


타 제품과 비교해 홀라웨이브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저희 경쟁력은 스케이트 보드화에서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스퀘어토(square toe)’입니다. 스퀘어토는 네모난 앞코 형태의 디자인을 말하는데, 사람의 발모양은 사실 일반적인 신발 형태처럼 둥글지 않습니다. 스퀘어토의 형태로 디자인을 하면 착화감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홀라웨이브는 서핑보드의 꼬리부분인 테일의 디자인을 착안했어요. 신기도 편하고 스케이트 보드로 기술을 뽐낼 때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스케이트 보드화는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닌데, 창업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2017년부터 신발 사업을 했었어요. 수제화를 만드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핸드메이드 슈메이킹, 신발수선, 신발 커스텀 분야의 일을 하면서 신발 관련 기술과 디자인에 경력을 쌓기 시작했어요. 이 분야 역시 제 적성에는 맞지만 기업으로서 성장의 쾌감은 맛보지 못했어요. 홀라 웨이브 역시 전문 스케이트 보드화로 시작했지만 제 목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어필하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신발의 메카인 부산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부산에서 만드는 스케이트 보드화로 이름을 알리는 것입니다.

재창업의 고충도 있을 것 같아요.
모든 신발 브랜드가 겪는 고충일 것 같은데, 제가 생각한 디자인이 현실과의 고리를 좁히는데 타협점을 찾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핸드메이드 제조를 오래 해왔던 저의 생각과 대량 생산 위주였던 공장과 부딪히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물론 지금도 절충선을 찾아 서로 타협점을 찾아 해결해 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도 저에겐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2023년에는 스케이트 보드화 생산과 브랜딩에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사업 확장과 더불어 핸드메이드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입니다. 또 스케이트 국가대표 선수와 스폰서십을 통해 파리올림픽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해외브랜드의 신발이 아닌 홀라웨이브를 신고 경기를 하는 모습을 꼭 봤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웃음)

설립일 2022년 3월 22일
주요사업 신발디자인 및 제조 유통판매, 커스텀신발 제조 판매
성과 패션플랫폼입점(OCO입점,쿠팡,네이버) 2023패패부산,디자인위크 참가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