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고령 해녀 은퇴자는 238명인 것에 반해 신규해녀 가입자는 23명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로 해녀는 고령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조사한 ‘도내 해녀현황’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70~79세가 약 43%, 80세 이상이 약 17%를 차지한다. 반면 40대 미만 해녀는 전체의 1.2%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젊은 해녀의 유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제주시 우도면에서 22세 해녀가 탄생하면서 현직 도내 최연소 해녀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신규 해녀 양성을 위해 제주에 운영 중인 해녀학교가 두 곳이 있으며 한 해녀학교 관계자는 “젊은 수강생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녀가 되고 싶은 모두가 해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식해녀로 인정되기 위해선 그 지역 어촌계와 해녀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그 절차가 까다롭다. 해녀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수협과 어촌계에 가입을 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선 자신이 활동하고자 하는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 필수이며 1년에 60일 이상, 12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어업을 통해 벌어야 한다.
해녀학교 관계자는 “막연히 해녀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쉽게 해녀가 될 수는 없다”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만큼 해녀가 되는 길 또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기존 해녀회와 어촌계의 승인이 있어야만 비로소 정식 해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0년차 막내 해녀, “해녀는 최고의 직업”
고려진 씨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에서 물질을 하는 30대 해녀이다. 올해로 물질을 한지 10년차인 고 씨는 처음 해녀가 되었을 때나 지금이나 평대리 해녀들 중 막내이다. 고씨 는 “작업하는 기간은 지역마다 상이하지만 우리는 음력 7일, 22일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작업하고 일주일 쉬는 것을 반복하다가 해산물들이 알을 낳는 시기인 7~10월 4개월정도는 ‘금채기’라 하여 휴어기를 갖는다”고 말하였다.
고 씨는 해녀가 왜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 “나를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직업”이라 답했다. ‘자신이 작업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 점’을 해녀의 매력으로 꼽으면서 “어떠한 강요도, 명령도 없이 편한 마음으로 일에 임할 수 있으면서도 운동도 되고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직업반이었던 정씨가 해녀가 되지 않은 이유

그러던 어느 날 유네스코에 등재된 소중한 유산이지만 그 수가 점점 줄어들어 어쩌면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는 해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졸업전시를 앞두고 마지막 프로젝트를 위해 해녀학교에 입학했다고 했다.
그렇게 2019년에는 입문반, 2021년에는 직업반을 다녔다. 정 씨는 “해녀학교에 다니면서 물소중이라는 것을 만드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활동이 재밌어서 몇 번 더 하다보니 다음해에 학교에서 물소중이 강의를 열고 싶다며 자신한테 강사 제안을 했다”며 “제안에 응하여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전통을 전수하는 장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수강생이었던 때를 추억했다.
하지만 직업반 과정까지 마쳤던 정 씨는 끝내 해녀의 길을 걷지 않았다. 정 씨는 해녀가 되기 위한 과정이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했다. 정 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신입 축에 속해있었고, 현재 직업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선 다음에 해녀는 제2의 직업으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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