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점과 시민 독서 문화 상생 구조
-올해는 이번 달까지 총 50개소서 운영
-야외 프로그램 ‘움직이는 책방’도 선보여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이런 지역 서점들을 지난 2019년부터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해 독서 문화 확산과 지역 서점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지역 서점을 단순히 ‘책 파는 곳’이 아니라 주민이 책 문화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 서점의 변화, 독서 문화 진흥 상생 네트워크 구축
‘서울형 책방’은 서울시에 소재 중소 서점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시민들에게 책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문화 활동 특화 서점’을 의미한다. 해당 사업은 서울시 소재 지역 서점의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어떻게 하면 시민 독서 문화 진흥을 돕는 상생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지역 서점은 ‘소규모ㆍ1인 운영’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대형 서점에 비해 경제적 어려움을 피해 가기 쉽지 않다.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임대료나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용이 지속 증가하기에 서점 운영을 어렵게 만든다. 더불어 독서 인구 감소 역시 크나큰 문제다.
이런 현실에 직면한 지역 서점들은 “쉬이 좋아질 수 없는 문제이기에 조금씩 납득 중”이라고 입 모아 말한다. “반드시 책을 읽어야 지역 서점이 살아날 수 있다”라고 외치기보다는 현대 사회에서 지역 서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고 트렌드에 발맞춰 나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도서관 또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점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지금의 ‘서울형 책방’이 탄생했다.
올해 총 50개소 서점 선정, 다양한 문화 행사 열어
서울형 책방은 6월부터 9월까지 운영된다. 여름 휴가철과 가을을 맞아 독서와 문화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다양한 문화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시기를 고려했다. 모집 공고 기간 내 서류를 접수하면,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이 이뤄진다. 운영 기간 이후에는 ‘서울형 책방 후기 이벤트’ ‘우수서점 선정’ ‘성과공유’가 달마다 차례로 이어진다.
올해는 총 50개소가 서울형 책방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서점들은 문화 행사나 독서 모임 등 3회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서울시로부터 200만 원의 운영비와 홍보 등의 지원을 받는다. 현재 서울형 책방 SNS에는 선정 서점 리스트와 주차 별 일정이 게시되고 있으며 서점에서 제작한 홍보 자료도 배포되고 있다. 이번 해부터는 책방 표식을 활용한 스티커와 책모형 현판을 제공하는 동시에 8월부터는 선정 서점 홍보 영상도 촬영 중이다. 더불어 이번 달 30일까지는 ‘2024 서울형 책방 방문 및 프로그램 참여 후기 이벤트’가 실시된다.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먼저 서울형 책방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참여자 본인의 SNS에 책방 방문 후기나 프로그램 참여 후기를 사진과 함께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필수 해시태그 및 함께 참여하고픈 계정들을 태그한 뒤 해당 링크를 구글폼으로 제출하면 된다. 참가자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움직이는 책방’으로 10개소 선정, 야외에서도 독서 즐기자
특별히 올해에는 서울형 책방의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려 지난 2년간 별개로 선정됐던 이동형 서울형 책방인 ‘움직이는 책방’을 서울형 책방 50개소 가운데 지정했다. 10개소가 이 움직이는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서점들에게는 프로그램 운영비 200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서울도서관의 책방 활성화 사업 중 하나이다. 서점 밖 야외에서 여러 활동을 엶으로서 시민이 직접 독서 문화를 체감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움직이는 책방은 서울야외도서관 행사장인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에서 열린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이나 강연, 체험형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민은 이를 통해 일상에서 특색 있는 문화 행사를 경험할 수 있고 서점은 현장에서 직접 홍보의 기회를 얻는다.
용산구 후암동에서 사눅책방을 운영 중인 금다예 대표는 지난달 17일 니트일기 ‘안 미안해서 미안해’ 누구나 작가와의 만남을 광화문 책마당 실내라운지에서 열었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창작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아이패드로 캐릭터를 만드는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 행사는 이번 해 실내 라운지에서 열린 이동형 서울형 책방 프로그램 중 8월 기점 가장 많은 참여자 수를 기록했다. 금다예 대표는 “다양한 플랫폼과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멋지게 세상에 내놓는 시대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작년 한 해 2천 명 이상 시민 참여 이끌어
프로그램 시민 참여율과 이에 따른 책방 성과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서울형 책방으로 개최된 프로그램은 총 181회다. 서울시도서관에 의하면 행사에는 약 2천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하고 95% 이상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지난달 7월 25일 마포구 망원동 책방 여행마을에서 열린 ‘묻고 더블로 가! 여행 콜라보 토크 with 치앙마이’에 참여한 김지은(30)씨는 “북토크로 독립 출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덜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서울형 책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건데 재밌었다”며 “다른 분들도 많이 찾아서 와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형 책방에 선정된 지역 서점 대표들도 만족해하고 있다. 금다예 대표는 “정형화된 수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보니 책방으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어 기뻤다”고 말했다. 책방 여행마을 정지혜 대표 역시 “동네 서점의 문화 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선물같이 느껴졌다”며 “운이 좋게 2019년부터 지금까지 서울형 책방 덕분에 많은 손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책 문화가 일상인 특별한 도시 만들 것
서울도서관은 프로그램을 지속해 서점들의 문화적 역할을 강화하고 운영 어려움을 덜어 지역사회 내 지역 서점의 중요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서울형 책방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기획ㆍ운영해 서울 시민의 일상에 책과 독서 문화를 불어넣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서울야외도서관’과 일상 속 독서의 멋짐을 알리는 독서 사진 공모전 ‘독서는 힙하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과 도서관 방문 캠페인을 접목한 ‘도서관은 핫ㆍ쿨하다’ 캠페인 등 다방면으로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시는 독서 문화 증진으로 시민들의 삶을 높이고 독서가 일상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들도록 하는 중이다. 더 나아가 책과 문화를 매개로 지역 공동체 활성에 기여하고 책으로 지식과 문화를 공유하는 사회, ‘책 문화가 일상인 특별한 도시’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서울형 책방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이민영 서울도서관 주무관은 “우연히 길을 걷다 서점에서 취향을 발견하는 경험은 일상 속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우리 동네 책방에서 뜻밖의 취향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서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 이번 가을에는 그 시작을 지역 서점, ‘서울형 책방’과 함께 해 보는 건 어떨까.
이진호 기자/손승현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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