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놀이터를 오가며 상상과 꿈을 키우는 어린 시절. 투병 생활을 길게 하여 그 시간을 병동에서 보내야만 하는 아이들도 있다. 환아의 그림으로 제품을 만들고 그 수익금의 절반을 어린이병원에 후원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소셜벤처가 있다. 바로 ‘민들레 마음’이다.
‘민들레마음’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디자인은 아이들의 그림에서 출발한다. 민들레 마음 자체 후원 프로그램인 ‘상상나라 그림교실’에서 환아들은 그림을 그린다. 민들레 마음 손유린 대표는 “교실을 운영할 때 어른들의 상상력에서 벗어난 재미난 것들이 많이 나온다. 어느 날 싫어하는 거를 먹어 치우는 동물 그림 그리기 시간이 있었다. 그중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환아가 있었는데 알약을 대신 먹어주는 양을 그렸다. 그 양이 ‘바바’라는 캐릭터이다”라고 말했다. 활동에 참여한 환아는 모두 ‘꼬마 작가’로 불리며 그림은 ‘작품’으로 칭한다. 제출한 작품으로 키링, 명함, 상장을 만든 후 선물 키트를 환아들에게 제공한다. ‘상상나라 그림교실’은 소아청소년완화의료팀 소속의 중증희귀난치질환 환아를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10명 내외 선착순 모집해 진행된다.
‘민들레 마음’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무인양품 강남점에서 팝업 ‘내일의 방’을 열었다. 꼬마 작가가 꿈꾸는 내일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내일의 방’이다. 병동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환아들을 조금이나마 응원하기 위해 팝업 스토어를 직접 다녀왔다.
‘내일의 방’은 아이의 방 느낌으로 꾸며졌다. 오랜 시간을 병동에서 시간을 보내며 중증희귀난치질환과 싸우고 이제 집에 돌아온 꼬마 작가의 방이다. 그곳에는 꼬마 작가가 소망하는 ‘내일’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다섯 점이 걸려있다. 그림에는 ‘2023년에는 우리 소중한 가족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라고 쓰여있다. 또 구름 사이를 지나다니는 비행기, 집의 모습이 담겨있다. 또 민들레 마음이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림을 그려준 꼬마 작가에게 선물한 ‘즐거운 상상’ 상장도 볼 수 있다.
민들레 마음 세상은 꼬마 작가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토토, 파리, 봉구, 바바, 콩이’라고 불리는 다섯 친구들이 존재한다. 캐릭터는 각자 이야기를 품고 있다. 토토는 아프고 지친 환아와 보호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토끼이다. 파리는 남다른 시선을 가지고 어려움을 헤엄쳐 나가는 해파리이다. 봉구는 에너지 넘치고 친구들을 사랑하는 고양이다. 바바는 용기를 심어주는 양이다. 콩이는 꼬마 작가를 기다리며 뛰어다니는 강아지이다. 팝업 스토어에서 민들레 마음의 다섯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구경할 수 있다. 인형 키링, 엽서, 스티커, 메모지 등이 있다. ‘내 방’이라는 주제로 그림일기를 그려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적고 가면, 팝업이 끝난 후 꼬마 작가들의 심사로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었다.
한편 ‘민들레마음’은 지난해 고기반찬 그림대회 작품을 전시하는 첫 단독 팝업 스토어 ‘맛있는 상상’을 열었다. 앞서 올해 초에는 민들레 마음 캐릭터가 사는 방 콘셉트로 ‘놀러와 방! 민마의 방!’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다. 민들레 마음 제품은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와 민들레 마음 홈페이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손유린 대표는 “대학생 때 어린이병원에서 봉사활동 하며 환아와 가족들의 삶의 질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 처음에는 수익 모델 없이 시작했는데 어떻게 돈을 벌어서 후원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어느 날 봉사 활동하면서 아이들이랑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 속에서 어른들이 흉내 내기 어려운 무언가 느꼈다. 그림으로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그림 활동을 통해 문제 해결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그림에서 나온 수익금 절반을 어린이병원에 후원해 다시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