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1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N알러 대학생들의 알바담
-쪼개기 고용 느끼는 알바생들, 사장님과 주휴수당 미지급 협의하기도

아르바이트 이력서.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아르바이트 이력서.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커피 전문점, 편의점, 영화관 등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을 찾아볼 수 있다. 20대는 아르바이트 현장의 주력이 되는 연령층이다. 이들은 용돈, 생활비 마련 등 금전적인 이유를 가장 많이 꼽으며 알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카페 아르바이트생.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인터랙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 장예지(24) 씨는 20살이 되던 해부터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지난해 장씨는 3개의 알바와 학업을 병행했다. 당시 그가 선택한 알바는 의류회사 그래픽디자이너, 아동 미술학원 강사, 미술학원 입시반 강사였다. 전공 관련 알바를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취업 시 아르바이트도 하나의 경력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 진로의 연장선으로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장씨는 “경제적으로 자립해 스스로 수입과 지출을 따져보고 각종 지원금 사업이나 혜택 등을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경제관념이 잡혔다”며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전했다.

19살 때 처음 알바를 시작한 계윤정(21) 씨는 “비교적 나이가 어릴수록 서투름이 용인되는 것 같다”며 “이 시기에 부딪치고 배우며 여러 경험을 쌓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계씨는 현재 리쿼샵(양주 판매점)과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그는 리쿼샵 스텝으로서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응대해 맞춤형 양주를 추천해 주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다. 계씨는 “매번 미소와 함께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냉소적이었던 성격이 유하게 바뀌고 정중하고 완곡하게 소통하는 ‘쿠션어’도 체화됐다”고 했다. 이어 ‘일단 해보겠다’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갖춘다면 더 빨리 알바 현장에 적응할 수 있다고 경험담을 남겼다.
리쿼샵. 사진=계윤정씨 제공
리쿼샵. 사진=계윤정씨 제공
테마파크, 스키장, 음식점 등 다채로운 곳에서 일해 본 봉민재(23) 씨는 7년째 2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는 호프집과 바에서 일하며 주 5일을 알바에 투자하고 있다. 그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칵테일 바 창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이다. 그는 과거 칵테일 바 알바를 하다 이 일이 적성이라고 느껴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관심사와 연관된 알바를 하며 훗날 필요한 경영 마인드와 스킬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봉씨는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16살 때 증빙할 방법이 없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한 이후로 ‘하우머치(급여 계산 앱)’에 실제 근무 일정과 급여를 적어 둔다”며 “알바 기록을 해두면 더욱 현명하게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팁을 전했다.
고깃집 아르바이트생 모습.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고깃집 아르바이트생 모습.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주 42시간을 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 투자하는 김모(23) 씨도 금전적 동기로 병행을 택했다. 또, 김씨는 “바쁜 알바 환경에 복잡한 생각이 환기되기도 하고 직접 번 돈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능동적인 삶에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3년째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한 프랜차이즈에서 주에 18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주휴수당은 받지 않고 있다. 그가 2년 차였던 2023년, 고용주가 최저시급(9,620원)이던 급여를 10,000원으로 인상하고 일당제로 전환하는 대신, 주휴수당을 미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근로기준법 등 보호 제도를 잘 알지 못했던 그는 이견을 제시하지 못한 채 수긍했다.

3년 전, 화성에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이모(27) 씨도 비슷한 경험을 겪었다. 이씨는 “알바 2개월 차부터 처음 근로 계약한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하도록 배정받았고 추가로 알바생들을 고용하는 것을 봤다”며 고용주의 쪼개기 고용을 체감했다. 이어 그는 “추가로 주휴수당 및 야간수당 미지급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사장님이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알바생들은 불만을 토로하며 알바를 그만두고 노동청에 해당 사항을 신고했다고 전했다.
배달 아르바이트생.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배달 아르바이트생. 사진=유정민 대학생 기자
이와 같은 임금 미지급 사례를 포함한 아르바이트 피해 발생 시, 고용노동부 노동 포털 내 신고를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아르바이트 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특이 사항을 기록해 두는 것도 부당한 대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진호 기자/ 유정민 대학생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