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디핀아트 대표

-일상에서 즐겨 입을 수 있는 고품질 아트웨어를 생산
-전 세계 미술관 아트숍에서 판매, 높은 디자인 품질이 경쟁력

(왼쪽부터) COO 경은샘 이사, 이경원 디핀아트 대표
(왼쪽부터) COO 경은샘 이사, 이경원 디핀아트 대표
디핀아트는 미술관에 있는 명화에서 영감을 받아 의류를 디자인하는 스타트업이다. 이경원 대표(30)가 2023년 8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디핀아트는 옷장 속 미술관으로 예술을 친숙하게 전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패션회사에서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텀블벅에서 약 5700만 원의 크라우드 펀딩 성공 경험이 있고 이를 계기로 창업에 도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예술을 사랑하는 애호가입니다. 클래식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등 예술과 인문학이 삶의 필수적인 부분을 채운다고 믿고 있습니다.”

디핀아트는 유명한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일상복을 디자인한다. 미술관 아트숍에서 판매하는 의류를 보면 박스 티셔츠에 네모반듯하게 미술 작품을 프린팅 한 것이 일반적이다. 디핀아트는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그저 판촉물 수준의 기념품이 아닌, 일상에서 즐겨 입을 수 있는 고품질 아트웨어를 생산하고 이를 전 세계 미술관 아트숍에서 판매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실용적인 아이템(굿즈)로 소장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에코백이나 엽서는 지겨웠습니다. 그래서 ‘from canvas to closet’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입는 예술, 디핀아트가 탄생했습니다.”

이 대표는 “높은 디자인 품질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디핀아트는 디자인 시에 작가의 붓 터치 하나하나도 아티스트 고유의 붓터치를 분석하고 디자인에 활용, 그저 인쇄물이 아닌 작품을 소장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원화의 색감 구현 등을 최우선 할 만큼 높은 인쇄 품질을 자랑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급 원단의 사용으로 의류의 본질인 착용감이 아주 우수합니다. 파자마를 기준으로 호텔 침구에 사용되곤 하는 순면 원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당 최소 주문 수량 40장으로 최소 주문 수량이 낮다는 것 역시 장점입니다.”

미술 작품을 모티브로 하는 의류는 일반적으로 판촉물 수준의 티셔츠 이거나, 명품 브랜드 고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양극화되어있는 현실이다. 디핀아트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많은 미술 애호가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디핀아트는 지난해 런던 길드홀 미술관과의 미팅이 성사돼 런던 현지에서 입점을 논의하기도 하고, 그 결과로 구매의향서를 받았다. 올해는 미술관 뿐만 아니라 북미, 런던, 파리의 고급 소매점에서도 적극적 납품 제안을 받아 논의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직접 미술관을 찾아다니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파리에서는 맨땅의 헤딩으로 미팅을 성사시킨 일화가 있습니다. 파리에 있는 대부분의 미술관에 찾아가 영업을 하다 보니 미술관 아트숍 관리 국가기관을 찾아가 보라며 주소와 연락처를 전달받았습니다. 다음 날 한국에서 준비해 간 모든 시제품을 캐리어에 넣고 해당 기관으로 향했습니다. 약속을 잡고 오는 것이 예의인 줄은 알지만 간절한 마음에 우리 제품을 꼭 보여주고 싶어서 한국에서 왔는데 혹시 잠깐이라도 담당자를 만날 수 있겠느냐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담당자가 점심시간이라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2시간 후로 다시 시간 약속을 한 후 다시 찾아갔습니다. 이후 기적처럼 담당자가 시간을 내주었고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제품 중에 선호제품, 비선호 제품과 이유, 구매 의사에 대해 파악하고 개인 연락처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판로개척을 하기위해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은 북미 최대 소비재 박람회인 ‘뉴욕 나우’ 박람회에 참가했고, 9월은 유럽 최대 디자인 박람회인 ‘메종&오브제’에 참가했습니다. 두 번의 박람회에서 현지에서 바이어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배움을 크게 얻었고, 고객 검증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전 세계 미술관 입점 이력이 있는 30년 업력의 기업들과 가까워져 입점 방법과 함께 비즈니스 개선점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바이어를 만난 것보다 본질적으로는 이 시간이 훨씬 더 큰 판로 개척의 정성적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예술이 삶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창업했습니다. 미술관은 어려운 곳이 아니고, 스스로와 대화할 좋은 장소라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창업에 뛰어들기 전에 기록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는 강사로 활동하면서 삼성전자, 비상교육, 삼일회계법인 등의 기업부터 대학교, 공공기관까지 출강했었고 연장선으로 관련 상품을 직접 제작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 디자인, 배송, CS까지 사업 전반을 4번 정도 경험하며 고객을 만나고 매출을 만들어보니 ‘나는 이 일에 소질이 있고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됐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디핀아트는 이 대표 외에 공동창업자인 COO 경은샘 이사가 함께하고 있다. 경 이사는 호주 UNSW 대학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고 팀에서는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공동창업자인 둘은 매주 회의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을 정하고, 회사의 모든 안건을 함께 결정한다. 이 대표는 “경 이사의 오랜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소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고객으로부터 ‘우리 회사 제품의 디자인 품질이 우수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며 어디서 구매할 수 있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저와 공동창업자 경은샘 이사의 성장을 알아차릴 때, 제품으로 인해 미술에 관심을 갖는 사람을 만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가장 가까운 목표는 지난 뉴욕, 파리 박람회에서 만난 바이어들과 이야기를 잘 끝내서 성공적으로 납품을 하고 매출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람회가 미술관 뿐만 아니라 리테일러들과 입점 논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그 협상을 잘 매듭지어 사업성을 입증하고 싶습니다. 뉴욕 출장에서 하루 워싱턴에 다녀왔는데 워싱턴 국립 미술관 아트숍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제품 품질이 정말 높았습니다. 그래서 워싱턴 국립 미술관 아트숍에 입점하는 꿈도 꾸고 있습니다. 전세계 미술관에 갈 때 ‘이 미술관, 박물관에는 디핀아트의 어떤 제품이 있을까?’하는 설렘을 갖고 조금 더 즐거운 마음으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세상이 온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디핀아트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3년 8월
주요사업 : 패션, 섬유류 및 기타 전문 디자인업
성과 : 뉴욕 소비재 박람회 ‘NY now’ 참가, 유럽 최대 디자인 박람회 ‘메종&오브제’ 참가, 청년창업사관학교 14기, 2023 경기콘텐츠진흥원 디자인 콘텐츠 융합창업 지원사업 1등 최우수기업, 2023 예비창업패키지 선정, 용산청년창업지원센터 입주 기업 선정, 인천테크노파크 콘텐츠 스케일업 데모데이 1등 최우수상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2024 숙명여자대학교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미술관에 있는 명화에서 영감을 받아 의류를 디자인하는 스타트업 ‘디핀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