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혁 거림퓨얼셀 대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밀도와 내구성을 갖는 MEA를 출시
-핵심 소재는 백금 촉매와 전해질막으로 구성돼 있어

[서원대학교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선정기업]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를 개발하는 기업 ‘거림퓨얼셀’
거림퓨얼셀은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임태혁 대표(48)가 2019년 5월에 설립했다.

임 대표는 고려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해 졸업 실험으로 배터리의 전극 관련 연구를 서포트할 때 배터리를 처음 접했다. 직접 만든 전지가 환하게 LED 등을 밝혔을 때 깊은 감명을 받아 배터리 관련 산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미래를 환하게 밝히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배터리 연구와 관련된 고려대학교 전기화학 대학원에 진학해 연료전지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했다.

대학원 졸업 후 LG화학에서 배터리의 전극 소재 개발에 대한 업무를 진행했고, 롯데케미칼 중앙 연구소에서는 소재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의 공정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동진쎄미켐에서는 파일럿 라인 설계기술을 도입해 연구소 조직이었던 연료전지 파트를 사업부로 확대하는 일에 일조하고 국내외 30개 업체와 협업을 통하여 납품 및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연료전지 분야에서 경력만 올해 19년 차인 임 대표는 2006년 국방용 무전기 연료전지 파워팩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삼성 종합 기술원에 MEA를 초도 공급하면서 초기 시장이 전무했던 시절 최초 납품을 진행했다. 2010년에는 외산 부품에 의존했던 잠수정 MEA를 자국화 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국내 MEA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2013년도에는 현대자동차 마북 연구소와 양극용 전극 슬러리 개발에 참여해 양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임 대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건물용, 드론용, 선박용에 이어 상용차까지 다양한 분야의 MEA를 개발해 현재 28개 업체와 협업 진행 중이다. 임 대표는 “특히 올해에는 일본 스즈키사와 NDA 체결 후 향후 출시될 연료전지 자동차에 적용될 MEA에 대한 공동연구 진행 중”이라며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OEM 계약을 통한 양산화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 임 대표는 고가의 소재를 바탕으로 한 연료전지 분야 특성으로 바로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에 대한 사업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캐시카우(Cash cow)가 될 수 있는 전자재료용 점착 소재로 초기 사업을 진행했다. 2020년에 점착 사업을 바탕으로 MEA에 들어가는 소재 중 점착 사업과 연결점이 있는 가스켓 점착필름, GDL본드, 전극용 이형필름을 개발해 2021년도부터 국내외 판매를 진행하며 연료전지 분야의 첫발을 내디뎠다.

“2022년도에는 본격적으로 기존 점착 사업을 축소하고 연료전지 MEA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주력모델 2종을 개발 완료했습니다. 현재 디스플레이용 고기능성 필름을 생산하고 있는 거림테크社로부터 40억원 규모의 1차 투자 유치에 성공해 연간 50매까지 생산할 수 있는 MEA Pilot 라인을 구축했습니다. 2023년에 생산 조건을 확립하여 MEA 초기모델 2종을 국내외 10개사에 샘플 공급 및 인증평가 진행 완료했습니다. 현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BlueFC 및 해외 스즈키, EKPO, Celand, Zochu사 등 10개 업체와 본격적으로 협업 진행 중이며 고객사 시스템 실증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대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는 아직 상용화 단계로 핵심 소재는 백금 촉매와 전해질막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백금촉매로 이루어진 전극층은 연료전지 구동 시 발전량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설계 기술에 따라 성능과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요 성분이 귀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어 높은 재료비 부담으로 인해 중소기업에서 연구 개발에서 양산 기술까지 확보하기가 어려워 극히 일부 업체만 상용화에 성공하였고 현재 MEA를 수급하는 시스템업체 대부분이 아직 수입산 MEA에 의존하고 있다.
[서원대학교 2024년 창업도약패키지 선정기업]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를 개발하는 기업 ‘거림퓨얼셀’
거림퓨얼셀은 이러한 개발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자 재료용 필름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연료전지 부자재 중 하나인 가스켓 필름을 선 개발했다. 현재 연료전지 업체들에 일부 공급 중이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의 대부분을 개발비로 투자해 MEA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MEA의 성능 및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차전지 전극 슬러리 분산 기술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료전지 전극 제조 기술에 접목해 전극층 내의 바인더와 백금 촉매의 나노 분산을 실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전류밀도와 내구성을 갖는 MEA를 출시했다. 현재 초기 물량공급 및 시스템 인증평가를 진행 중이다.

거림퓨얼셀에서 생산되는 MEA는 크게 자동차, 선박, 모빌리티에 적용될 수 있는 고가습용 MEA와 건물, 드론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저가습용 MEA 2종으로 초기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MEA 생산 시 필요한 부자재 중 하나인 GDL본드, Sub-gasket, Release film도 직접 제조하여 재료비 저감효과도 가지고 있다.

“연료전지 MEA는 전극과 막의 접합체로 구성되며 그중 전기를 발전하는 부위인 전극은 주요 성분이 고가의 백금으로 이뤄져 있어 MEA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백금은 적게 사용하면서도 성능이 우수하고 내구성까지 확보돼야 품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코라스 인증기관에서 평가한 당사의 MEA성능 및 내구성은 기존 세계1위(Gore社) MEA가 0.45mg·㎠ 백금 사용으로 1,500mA·㎠ 전류밀도, 15,000cycle의 내구성을 갖는데 반해, 당사 제품은 0.40mg·㎠ 백금사용, 1800mA·㎠ 전류밀도, 30,000cycle 이상의 내구성을 보여 백금 사용량은 적으면서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임 대표는 “이러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던 기술적 배경은 전극의 기공구조를 조절할 수 있는 첨가제의 채용과 이온들이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바인더를 나노 분산시켜 적용시킨 전극설계 기술에 있다”며 “이렇게 설계된 전극은 특정 사이즈를 갖는 기공 구조로 바뀌게 되고 나노 사이즈로 분산된 바인더가 더해져 전극층 내부에 연료를 효율적으로 공급 배출해 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림퓨얼셀은 국내외 28개 시스템사와 NDA 체결 후 MEA 공급을 위해 협업 진행 중이다. 시스템 인증평가 완료 후 초도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2025년부터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영업 조직을 확대하여 공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부가적으로 국내 영업은 산·관·학·연 인적 네트워크, 해외 영업은 무역협회 및 국제 규모의 EXPO 전시 활동을 통해 영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거림퓨얼셀은 2022년 대구 소재 거림테크(주)社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포스트밸류 80억원 규모의 회사 가치를 인정 받았다. 현재 MEA 제조라인 일부를 확장 시키고 원활한 시장 진입을 위해 VC들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임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특정 분야에 흥미와 재미를 가지고 직업을 선택한 사람은 누구와의 경쟁에서도 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대학원 진학부터 배터리 분야에 흥미가 있어 진로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항상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여 연료전지 분야에서 지난 19년간 소재 개발에서부터 양산화까지 전 과정을 거쳐 현재는 연료전지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기업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임 대표는 “고객사로부터 내가 개발한 MEA제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때 가장 큰 보람과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며 “더 나아가 이러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스즈키와 같은 대기업과의 협업도 진행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초심에 목표로 한 연료전지 분야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창업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거림퓨얼셀은 생산직 제외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임 대표는 “임직원은 이전 직장에서의 연료전지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R&D, 생산기술, 품질, 영업 등 여러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며 “일당백의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임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국내 최고 수준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을 제패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료전지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화 되면서 기존 상용차와 건물용으로 국한 되었던 연료전지 분야가 소형 파워팩, 드론, 선박까지 확장 되면서 수요 증가에 따른 기반 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본 매출을 확보하여 2027년에는 기술 상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림퓨얼셀은 올해 서원대학교가 운영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3~7년 된 도약기 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최대 3억원의 사업화 지원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진흥원 지원사업이다. 스타트업의 경영 진단 및 개선, 소비자 요구 및 시장 환경 분석, 투자진단 및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19년 5월
주요사업 : 연료전지 핵심 소재인 MEA를 개발
성과 : 서원대학교 창업도약패키지 선정, 4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