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모 선진알씨에스 대표
-40층 이하로 구조설계 기준을 낮춰 제품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낮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에 적용돼
클라이밍 시스템 이란 가이드 역할을 하는 레일을 유압으로 상승시켜 안전하고 빠르게 시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양 시스템이다. 많은 장점이 있으나 독일 등 해외에서 국내 보급된 제품은 비용이 비싸 제2롯데월드 같은 초고층에 한정돼 사용된다. 제2롯데월드는 오스트리아 DOKA의 제품을 사용했는데 시스템 임대 비용만 100억원이었다.
“현재 국내 건설 현장은 20층 이하는 재래식 공법을 40층 이상은 클라이밍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 중간층은 재래식을 사용하기에는 위험성이 높고 클라이밍 시스템을 사용하기에는 비용이 비싸 두 가지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선진알씨에스는 이 중간층에 특화된 시스템을 출시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구 대표는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은 초고층 풍압에 대응하기 위해 크고 무겁다”며 “철 제품의 특성상 크고 무거우면 비싸진다”고 말했다.
선진알씨에스는 건축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40층 이하로 구조설계 기준을 낮춰 제품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낮췄다.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의 안전성과 시공성 등 장점은 유지하면서 설치가 어렵고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을 개선했다. 핵심은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내면서도 중고층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비용의 클라이밍 시스템이다.
“당사 클라이밍 시스템 최초 현장도 35층으로 클라이밍 시스템을 적용하기에는 낮은 층이었지만 이후 24층, 10층, 13층 그것도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에 적용되면서 우리의 결정이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2019년 창업 이후 매년 2배 이상 성장해 왔고 작년에는 약 14억원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구 대표는 “선진알씨에스 클라이밍 시스템을 현대건설 중고층 아파트 현장에 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라며 “건설 시장의 특성상 현대건설의 기술로 지정되면 다른 건설사도 따르는 성향이 크다. 이제부터는 대량 물량 생산이 예상되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알씨에스는 2020년 한국벤처투자, 2023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구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기존 클라이밍 시스템을 10여년간 시장에 공급하면서 비용 문제로 적용을 포기하는 중고층 현장을 무수히 보아 왔습니다. 이에 제품을 간소화하고 비용을 낮추면 더 큰 시장이 있을 거라 판단하여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구 대표는 “건축물 외벽 공사에 안전성과 시공성이 높은 클라이밍 시스템을 그동안 비용 문제로 적용하지 못했던 중고층 현장에 적용하면서 중소규모 현장에도 보편적인 안전과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점에 보람을 가진다”고 말했다.
선진알씨에스는 국내외 다수의 시공과 설계에 참여한 최고의 기술진으로 팀이 구성돼 있다. 구 대표는 국내 클라이밍 시스템 초창기 멤버로 15년 이상 이 분야에서 영업 활동을 해왔으며, 직원들도 제2롯데월드 클라이밍 시스템을 수행한 DOKA사 출신이 일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구 대표는 “국내 클라이밍 시장은 초고층이라는 한정된 시장에서 연 1,200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초고층 대비 10배 이상 큰 중고층 시장을 공략한다면 국내 시장만 연 3,000억원 이상의 시장을 기대한다”며 “향후 국내 시장이 안정화되면 해외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 초창기에는 해외 공사를 수주하는 국내 건설사와 동반 진출하고 향후에는 아시아 지역 위주로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당사 시스템은 간소화돼 제품 자체의 비용도 낮지만 수출 시 해상 운송비가 기존 시스템 대비 5분의 1 수준입니다. 비용에 민감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우선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미 다수의 해외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레퍼런스가 확보되면 해외 시장 진출에도 유리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선진알씨에스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입주기업으로 선정됐다. 스마트건설지원센터는 혁신기술 기반의 스마트건설 스타트업을 육성, 지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산업에 특화된 기술창업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입주기업에는 아이디어 구현 및 시제품 제작, 실증 프로그램과 성장단계별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해 투자와 판로개척, 홍보 등 스마트건설기업들이 사업 운영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건설에 특화된 창업 기업이 모여 있어 상호 기술적, 영업적 교류 협력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입주 기업에 대해 시제품 지원사업, 건기연 연구원과 공동 기술개발 R&D 등 기술개발 지원이 활발합니다. 기술 상용화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설립일 : 2019년 4월
주요사업 : 건설용 클라이밍 시스템 제조업
성과 : 특허등록 9건, 국토교통부 장관상 외 다수 수상, ISO 9001/14001 보유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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