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어치브모먼트 대표
개인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 기업에는 인재 관리 가능한 솔루션 전달
실제 수행된 프로젝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성 있는 평가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
김 대표는 전략기획과 사업기획 분야에서 10년 넘게 커리어를 쌓아왔다. 커머스, 콘텐츠, IT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업의 성장 방향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조직과 인재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이력서나 면접만으로는 알 수 없는 ‘일하는 방식’과 ‘업무 태도’를 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기업도 개인도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문제의식에서 어치브모먼트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어치브모먼트는 실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의 성장 가능성과 업무 태도를 수치화한다. 개인에게는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는 도구를, 기업에는 실력 기반의 채용과 인재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HR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중인 서비스는 Blaybus라는 이름의 플랫폼이다. Blaybus는 프로젝트 단위의 실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의 역량과 업무 스타일을 시각화하는 HR 솔루션이다.
“예를 들어 어떤 업무를 누구와 함께 수행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이력이 모두 데이터로 기록됩니다. 그 안에는 참여 시간, 일정 준수율, 협업 스타일 같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각 개인의 Soft Skill과 Hard Skill을 수치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에는 인재를 판단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개인에게는 커리어를 쌓고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특히 신입이나 커리어 전환자에게는 ‘실제 일한 이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고 기존 스펙 중심 채용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기존 채용 방식이 보여주는 스펙이나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가 아닌, 실제 수행된 프로젝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뢰성 있는 평가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면접관의 주관이 개입되는 평가가 아니라 협업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록되는 행동 데이터를 통해 Soft Skill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게 핵심 경쟁력입니다. 특히, 기업 내부의 직무과제를 바탕으로 개인의 업무 스타일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채용뿐만 아니라 이후 온보딩과 내부 육성에도 활용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Blaybus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인턴 채용 연계 공모전 및 대외활동,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실무 경험이 부족한 예비 인재들에게는 프로젝트 기반의 커리어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력과 태도를 판단할 수 있어 채용 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의 효율성과 편의성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기관이나 기업 내부에서 사용한 사람들의 추천으로 소개되거나 입소문을 통해 직접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일부 기관과의 파트너십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업으로 확장되며 Blaybus의 활용 사례와 접점이 빠르게 넓어지는 상황입니다. Blaybus는 사용자 경험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내부에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한 HR 의사결정 지원 서비스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025년 하반기를 목표로 Pre-A 라운드 투자 유치를 계획 중이며, 서비스의 기술적 확장과 시장 적용 범위를 넓혀가기 위한 준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 채용 방식의 한계를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가 분명한 만큼, Blaybus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투자자들과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전략기획과 사업기획을 맡으며 여러 산업의 조직을 경험해 오면서 채용 과정에서 핵심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반복해서 마주하게 됐습니다. 특히 직접 인재를 채용하거나 함께 일할 사람을 판단해야 할 때 이력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등 대부분의 정보가 지원자가 구성한 주관적인 내용이라는 점이 늘 고민이었습니다. 그 내용이 실제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면접, 과제, 평판 조회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은 ‘같이 일해보기 전엔 알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곤 했습니다.”
덧붙여 “좋은 구성원은 단순히 실무 능력만이 아니라 조직의 비전에 공감하고 팀원들과 유연하게 협업할 수 있는 태도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직 내에서 누군가 퇴사하게 되면 그 빈자리를 채울 때 단순히 직무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자주 느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협업 스타일, 조직 문화와의 적합성이 매우 중요한데도, 이를 채용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습니다. 향후에는 기술과 도구의 발달로 생산성이 더욱 강화되면서 직무 간 경계가 흐려질 수밖에 없고, 단일한 ‘직무명’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채용하는 방식에는 점점 더 한계가 생길 것이라는 인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적인 이력서가 아니라 실제 일한 경험과 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재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과 문제의식이 쌓이면서 그런 구조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Blaybus가 시작되었습니다.”
창업 후 김 대표는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Blaybus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가 실제 팀 평가와 인재 선발에 유의미하게 활용되었을 때”라며 “한 기업에서는 Blaybus 데이터를 기반으로 팀 내 협업 방식과 구성원의 업무 기여도를 파악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조직 운영 방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는 피드백을 줬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Blaybus에서 추천한 인재가 실제로 채용되어 입사 후 짧은 시간 안에 역량을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단지 데이터를 쌓는 도구를 넘어서 사람과 조직을 더 잘 연결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기업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서 Blaybus가 의미 있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창업자로서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어치브모먼트는 사업·운영, 개발, 디자인 각 영역의 핵심 인력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저와 COO를 중심으로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자, UX·UI 디자이너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예주 COO는 6년 이상의 인사담당자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기업 현장에서 채용과 조직 운영을 총괄해 온 실무 전문가로서 Blaybus가 기업의 실질적 니즈에 맞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어치브모먼트 팀의 강점은 모든 구성원이 서비스 완성도와 고객 만족에 대해 높은 목표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소규모 팀이지만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며,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는 실행력은 Blaybus가 지금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Blaybus는 단순히 실무 데이터를 수집하는 도구를 넘어서,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개인 모두의 HR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기업 관점에서는 구성원별 프로젝트 기여도와 협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팀 내 강점과 리스크 요인을 진단하고, 조직문화 적합성,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성과 기여 패턴을 분석하여 채용, 배치, 평가, 육성 등 HR 전반의 판단을 더 정교하고 근거 있게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업 내부에서는 인재 유치와 성장을 위한 핵심 도구로 투자사 입장에서는 기존 IR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팀의 실행력과 협업 구조를 검토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단순히 활동 이력을 정리해 주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업무 스타일과 강점, 실무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한 커리어 방향 추천, 유사한 협업 유형에서 성과를 낸 사람들과의 비교 데이터 등을 제공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채용과 커리어 설계가 직무 명이나 경력 연차가 아닌 경험과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기준으로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Blaybus는 그 변화의 기준이 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치브모먼트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에 선정됐다.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설립일 : 2024년 8월
주요사업 : 실무 데이터 기반 HR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Blaybus’ 개발 및 운영(인재 분석, 조직 내 협업 데이터 시각화, 커리어 성장 지원 기능 포함)
성과 : Seed 투자 유치(더인벤션랩), 2025년 청년창업사관학교 15기 선정, 현대자동차 사내벤처 관리 플랫폼 제공, 대학, 기관과의 산학협력 및 인턴 연계 프로그램 등 16개 이상 기업·기관에 서비스 제공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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