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나 안 만났으면 저런 남자와 결혼했을 걸.”(빌 클린턴)

“만약 내가 저 주유소에서 기름이나 넣어주는 남자와 결혼했다면, 이미 그 남자도 지금 대통령 자리에 올랐을 걸요.”(힐러리 클린턴)
[Fashion of Celeb] 힐러리 클린턴, 그녀의 블루 슈트엔 이유가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당시 부부가 주유소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전 미국 퍼스트레이디에서 뉴욕 상원의원을 거쳐 국무장관이 되기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길을 당당하게 걷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2011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에 이어 힐러리 미 국무장관이 2위에 등극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으로 뽑히기도 했던 그녀의 카리스마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이어지고 있으며, 21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리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퍼스트레이디에서 미 국무장관으로

시카고 명문가에서 태어난 힐러리는 어릴 때부터 학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예일대에서 빌 클린턴과 만나게 된 그녀는 자신과 환경이 많이 달랐던 빌 클린턴에게 먼저 프러포즈를 했을 만큼 솔직하고 당당했다. 예일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에는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준비라도 하듯 편안함을 놓아두고 사회 약자들의 편에 서서 일하기 시작했다.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 빌 클린턴의 스캔들로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지만, 그때마다 그녀는 남편에 대한 신뢰를 표현함에 있어서도 주저함이 없었고, 퍼스트레이디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부족함 없는 내조를 했다. 8년을 퍼스트레이디로 살아온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대통령의 아내’가 아닌 ‘미국 국무장관’이다. 퍼스트레이디의 옷을 벗고, 미 국무장관의 옷을 멋지게 갈아입은 그녀는 당당한 여성 정치인의 새로운 아이콘이 됐다.



슈트와 쇼트 컷…‘힐러리 스타일’

“스타일의 중요성은 가족들이 가르쳐주지 않았고 웨슬리대와 예일대도 내게 주입시키지 못했다. 당신의 스타일은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 바로 당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더불어 당신이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희망과 꿈도 말해 준다.”

항상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힐러리의 패션은 아주 단정하다. 조금은 지루하다 싶을 만큼 슈트 차림을 고집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힐러리와 버락 오바마의 승부만큼이나 힐러리의 팬츠 슈트가 눈길을 끌었는데, 그가 한인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수재나 비벌리힐스(Susanna Beverly Hills)’의 슈트를 즐겨 입는다고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어찌 보면 슈트는 여성 정치인 패션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진취적이고 당당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슈트만큼 좋은 아이템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힐러리의 슈트는 좀 다르다. 보통의 여성 정치인들이 입는 어두운 컬러의 슈트가 아닌 원색의 슈트를 즐겨 입으며, 아주 심플한 슈트에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링 방법을 애용한다. 액세서리 사용에 있어서도 과감함이 돋보이는데, 알이 굵은 진주목걸이나 귀걸이, 컬러풀한 브로치, 화려한 스카프 등으로 스타일링에 포인트를 준다.

헤어스타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녀의 헤어스타일도 화제가 된 바 있다. 힐러리는 자신의 이미지메이킹에 헤어스타일 연출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영부인 시절 여성스러운 느낌의 단발머리와는 달리 지금은 짧은 커트머리를 고수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그 스타일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으며 단호함마저 묻어난다.
[Fashion of Celeb] 힐러리 클린턴, 그녀의 블루 슈트엔 이유가 있다
블루 컬러로 ‘정치적 노선’ 암시

패션에 있어서 색은 그 이상의 가치와 전략이 된다. 색이 가진 이미지와 상징성은 패션은 물론,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가 된다.

힐러리는 이러한 ‘컬러 마케팅’을 아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듯하다. 대외적으로 중요한 공식 업무에 임하는 그녀의 패션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컬러가 있다. 평소 원색의 슈트를 즐기는 그녀이지만, 공식석상에서는 유독 블루 계열을 고집한다. 슈트로 소화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법도 한 로열블루도 즐기는 컬러다.

블루는 단정하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미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며, 행복, 청결, 명예 등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아주 이상적인 컬러다. 정치인으로서 어필하고자 하는 많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기에 많은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컬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힐러리가 입는 블루 슈트는 그녀의 주된 지지층인 블루 컬러를 대변하는 메시지이기도 한 것이다.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블루의 메시지만큼이나 당당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기대해본다.



글 위미경 동덕여대·경북대·세명대 패션디자인과 강사 사진 제공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