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23호 (2007년 04월)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롯데쇼핑

기사입력 2007.04.20 오전 10:47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롯데쇼핑
롯데쇼핑은 명실 공히 국내 유통 업종의 절대 강자에 속한다. 비교적 뒤늦은 2006년 2월 상장됐지만,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신세계와 유통 업종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주력은 백화점과 할인마트다. 두 사업부문의 매출액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백화점부문은 국내 시장의 42%를 점하고 있는 1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굳히고 있다. 할인마트(롯데마트)부문은 아직 경쟁사에 뒤처져 있지만 공격적인 투자 확대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롯데쇼핑은 작년 2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무려 주당 40만 원에 달했다. 일부에선 고평가 논란이 있긴 했지만 유통 업종 대표주로서 제값을 받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등장과 달리 이후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게다가 증시 전체 분위기마저 가라앉은 상황이어서 주가는 좀처럼 공모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백조가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는 혹평까지 쏟아냈다.

사실 롯데쇼핑 주가가 맥을 못 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인수·합병(M&A) 실패가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롯데쇼핑은 공모 과정에서 끌어 모은 3조6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까르푸 인수전에 나섰으나 중견 업체인 이랜드에 고배를 마셨고, 급기야 월마트까지 경쟁사인 신세계에 넘어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롯데마트의 실적 부진도 주가 부진에 한몫했다. 일각에선 자본시장 경험 부족도 원인으로 꼽는다. 롯데그룹 특유의 보수적 경영과 조직 문화가 자본시장의 적극적인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롯데쇼핑의 저력을 결코 만만히 볼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뛰어난 시장 지배력과 우수한 브랜드, 막강한 유통망, 풍부한 현금흐름, 우량한 재무 구조 등만 따져도 장기 투자 대상으로 이만한 주식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롯데쇼핑의 주식 가치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자. 우선 전문가들이 꼽는 좋은 주식의 필요조건 중 하나는 바로 높은 시장 지배력이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 투자자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독점력을 갖춘 기업은 경기가 좋을 때 수혜 폭이 가장 크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에도 오히려 독점적 지위가 더 강해지게 된다”며 “시장 지배력을 갖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주식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인정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바로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한 주식이다. 롯데쇼핑의 최대 강점은 국내 백화점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업체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쇼핑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전국 20곳에서 백화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이 공개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42.2%로 압도적이다. 백화점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산층 이상의 ‘부의 효과’ 덕에 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의 효과(Wealth Effect)’란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도 증가한다는 이론으로 ‘자산 효과’라고도 불린다. 따라서 최근 몇 년 간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그만큼 부(富)를 많이 축적하게 된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소비를 계속해서 이끌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상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히 소비의 고급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백화점 시장이 전체 유통시장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며 “시장 지배력을 갖춘 롯데쇼핑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로 유통망 확대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다. 작년 말 서울 미아점 오픈을 시작으로 향후 2010년까지 부산점 건대점 김포점 잠실점 청량리점 등을 차례차례 개점하면서 점포를 2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회사 측 계획대로라면 롯데쇼핑의 백화점부문 매출액 성장률은 2008년 이후 매년 20%대를 보이며 제2의 성장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성장률은 8.6%로 전체 백화점 시장 성장률을 두 배 가까이 앞지를 예정이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롯데쇼핑
백화점부문이 주목받는 것은 지금 당장 성장률 측면에서는 낮지만 수익성이나 이익 기여도에서는 절대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시장 지배 사업자로서의 초과 이윤에다 신규 상권을 주도한 데 따라 얻게 되는 프리미엄, 고마진 중심의 상품 구성 등의 강점 덕에 영업이익률이 12%대로 업종 내에서 압도적이다. 지난해 내수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에다 특히 마트사업부문 저조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 전체 연간 실적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인 것도 백화점 사업의 선전 덕분이다. 남옥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익 발생의 기반이 되는 점포가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백화점부문의 전체 이익 기여도는 80%를 넘어설 것”이라며 “회사 전체의 이익도 안정적인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향후 5년간 롯데백화점과 다른 백화점들 간의 매출 및 수익성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백화점만 보고 투자하더라도 롯데쇼핑은 충분히 매력적인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실적에 부담 요인이던 마트사업부문도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마트는 현재 대형 할인마트 업계에서 3~4위권의 점유율을 보이며 아직까지는 경쟁 업체 대비 낮은 수준의 마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롯데마트 신규 점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회사 측 계획대로라면 롯데마트 점포 수는 현재 전국 52개에서 2010년에는 94개로 대폭 늘어난다. 허용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통 업체의 마진은 규모의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외형 확대는 매우 중요하다”며 “롯데마트 점포 수가 예정대로 확대된다면 영업이익률은 구조적으로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에만 12개 매장이 새로 오픈되면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률도 전년 2.78%에서 올해 3.28%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쇼핑은 최근 우리홈쇼핑 인수를 마무리짓고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백화점에서부터 대형 할인점, 케이블TV 홈쇼핑채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허용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것은 구조적인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 국내 유통 업계 환경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데다 향후 생존력이 그만큼 강해질 것이라는 의미”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우량 자회사를 많이 갖고 있다는 점도 롯데쇼핑의 투자 포인트다. 이 회사는 롯데카드(지분율 92.5%) 롯데미도파(79.0%) 롯데역사(25.0%) 등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이들 계열사 지분 가치는 장부가 기준으로만 따져도 1조3499억 원에 달한다.

시가로 계산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자회사인 롯데카드는 부실이 거의 없고 연체율이 4% 미만으로 낮아 재무 건전성도 우수하다. 이익도 매년 큰 폭 증가하고 있어 지분법 평가 이익에도 기여하고 있다. 더구나 백화점과 마트를 통해 롯데카드 이용객을 늘리면서 윈윈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쇼핑은 재무 구조도 우량하다. 이미 영업을 통한 현금흐름은 1조 원에 육박한 상태이며, 향후 유통망 확대에 따른 대규모 투자를 감안하더라도 작년 기업공개 과정에서 확보한 공모자금 3조6000억 원 등을 고려하면 2008년까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인 우량한 재무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사업 확대와 관련, 향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M&A다. 그동안은 외부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확대에 지나치게 소심하게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롯데그룹 측으로서도 우리홈쇼핑 인수를 시작으로 추가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제기된 롯데쇼핑의 뉴코아 아울렛 강남점 인수설이 대표적 케이스다. 협상 초기 단계로 실제 성사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롯데쇼핑이 M&A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업계에서 롯데쇼핑이 M&A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롯데쇼핑은 현재 여전히 차입금을 감안한 순현금이 6000억 원가량에 달하는 등 M&A 자금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둘째, 백화점의 경우 국내 시장의 과점화가 심화되면서 지방 지역과 수도권 후발 업체의 영업이 계속 위축되고 있어 롯데쇼핑으로서는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다수의 M&A를 통한 유통망 확대에 절호의 찬스를 맞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롯데쇼핑의 밸류에이션을 보자. 이 회사 주식은 현재 주가수익률(PER) 12.2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상장 이후 PER가 12~17배 사이에서 움직여 온 점을 감안하면 지금 주가는 가장 낮은 상태에 있다. 이는 동종 업종 내 경쟁사인 신세계의 PER 22.3배에 비해선 훨씬 낮은 것이며, 현대백화점 PER 10.74배와 비교하면 조금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신세계가 그동안 롯데쇼핑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여 온 점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롯데쇼핑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지금의 PER 차이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백화점부문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롯데쇼핑과 백화점 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 간의 영업 및 자산 규모를 따져볼 경우 롯데쇼핑 주가가 현대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옥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의 영업 및 자산규모가 현대백화점의 3배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쇼핑의 적정 PER는 현대백화점 PER보다 훨씬 높게 인정받아야 한다”며 “내수 대표 우량주라는 점에서 장기 매수로 접근하기에 아주 적합한 종목”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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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7-04-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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