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장금’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이뿐만 아니라 한류를 타고 전 세계 50여 개국의 다양한 인종이 대장금에 울고 웃었다. 깊은 감동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 주었음은 물론이다. 대장금은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우치는 총명함과 오뚝이 같은 용기로 모든 핍박과 난관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했던 여인이었다.그녀가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드라마 대장금’을 제작했던 MBC와 ‘난타’를 아시아 최초로 브로드웨이에 진출시킨 PMC 프러덕션이 만나 세계 공연 시장에 내놓을 ‘뮤지컬 대장금’을 제작한 것. 뮤지컬 대장금은 드라마 못지않은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 54부작의 대하드라마를 2시간 30여 분의 무대예술로 압축하면서 뮤지컬만의 감동을 불어넣기 위해 주인공의 운명과 인연을 보다 드라마틱하게 그려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서사적인 사건이 주는 설명적인 상황에 감정적인 터치를 더해 멜로 라인을 강화했다. 서로 돌봐주고 지켜주는 민정호와 장금의 사랑과 자신의 욕심을 포기할 줄 아는 중종의 사랑, 그리고 상대가 알아주지 않아도 목숨까지 바치는 금영의 애틋한 사랑의 모습들이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 것이다.아름다운 음악과 퓨전의 고급스러운 시도 또한 대장금을 차별화하는 요소다. 뮤지컬 대장금은 40곡의 뮤지컬 넘버를 담고 있으며, 그중 25곡이 보컬곡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이지만 서양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현대적인 음악이 극을 관통하고 있다. 여기에 국악기가 솔로로 협연하는 곡이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해 색다른 퓨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영화 음악 감독으로 실력을 입증받은 작곡가 조성우의 상황별 음악 구성은 극적 긴장감과 관객들의 몰입을 한층 더 높여준다.섬세함과 과감한 상징이 공존하는 무대도 큰 볼거리다. 무대는 세부적인 재현보다는 상징, 생략, 과장을 통해 차별화된 무대예술로서의 색다른 전통미를 선보인다. 의상은 시대적 복식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전통을 재창조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인물들 간의 친근, 또는 적대 관계에 따라 색채감을 달리해 관계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표현했다.뮤지컬 대장금이 갖는 또 다른 매력은 준비된 창작 뮤지컬이라는 것이다. 여태껏 국내 뮤지컬 시장은 해외의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창작 뮤지컬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비단 관객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리 없이 스러져간 창작 뮤지컬에는 작품성과 흥행 요소 부족이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영화가 불러일으킨 한류 바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장르의 콘텐츠 생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난타’가 창작 공연물의 해외 진출 물꼬를 텄듯이 이제 대장금은 한국 뮤지컬의 본격적인 수출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일본 3개 사, 중국 3개 사, 싱가포르 1개 사와 작품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이번 작품엔 국내외에서 여러 작품 활동을 통해 실력을 검증 받은 연출가와 작가, 음악감독 등 내로라하는 제작진이 참여했다. 지난 2년간의 사전 제작 기간 동안 이들은 끊임없는 구성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세계무대에서 대작들과 경쟁해야 할 작품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서 활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제작사는 ‘장금’의 얼굴을 찾기 위해 지난 2006년 9월부터 한 달여에 걸쳐 전국적으로 공개 오디션을 개최했을 정도로 온 힘을 기울였다. 이 오디션에는 10대의 어린 학생들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1238명의 다양한 응시자들이 참가했고 주인공인 ‘장금’ 역에서 ‘앙상블’까지 40여 명의 배역이 결정됐다. 장금 역에는 ‘오페라의 유령’ ‘지킬앤하이드’ 등으로 얼굴을 알린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지하철1호선’의 안유진, ‘사랑은 비를 타고’의 최보영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장금의 연인인 민정호 역은 드라마 ‘주몽’의 철부지 둘째 왕자 원기준과 ‘올슉업’의 김우형이 번갈아 맡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표독스러운 악역의 최상궁을 ‘명성왕후’의 주인공 이태원이 열연한다는 점이다. 뮤지컬 대장금은 이태원에게도 배우로서 하나의 도전이 될 것. 명성왕후의 인자한 국모가 어떻게 변모할지 관객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이 빚어내는 뮤지컬 대장금의 도약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기대된다.공연일정 : 2007년 5월 26일~6월 17일(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 2007년 8월 25일~9월 9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공연시간 : 화~금 19시 30분 / 토 15시, 19시30분 / 일·공휴일 14시, 18시 30분(월요일 공연 없음)문의 : (02)739-8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