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분양 시장의 침체로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는 가운데 매번 분양마다 평균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즐거운 비명을 질고 있는 지역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인 송도국제도시가 그곳이다. 두바이를 모델 삼아 송도 앞바다를 매립해 2020년까지 국제 물류, 비즈니스, 지식정보산업의 거점으로 조성된다.인천시 남단 연수 택지개발지구와 인접한 송도국제도시는 서울 도심과는 약 25km, 인천 도심과는 약 8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송도 앞바다를 매립했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서울과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투자성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는 자족 도시의 기능을 갖춘 최첨단 도시로 개발되기 때문이다.여의도 면적의 18배인 송도국제도시는 총 5317만㎡ 규모에 11개 공구로 나눠 2009년까지 1단계, 2014년까지 2단계, 2020년까지 3단계로 순차 개발된다. 현재 매립이 완료된 1~5공구, 7공구에는 국제업무단지,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주거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6·8공구(634만㎡)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층짜리 쌍둥이 빌딩인 ‘인천타워’가 다음달 착공에 들어가 2013년 완공된다.송도국제도시의 핵심은 바로 1, 3공구 570만㎡ 규모에 조성되는 국제업무단지다. 이곳에는 미국계 부동산 투자 개발 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인 송도신도시개발유한회사(NSC)가 2014년까지 25조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컨벤션센터(송도컨벤시아), 국제학교(NSCIS), 65층 아시아트레이드타워, 호텔, 중앙공원, 골프장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송도국제업무단지 내 6만9422m² 부지에 세워지는 국제학교는 지난해 3월 착공했으며 지상 5층 건물에 부설 유치원과 초·중·고교(12년제) 교육과정을 갖추고 학생 21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외국 교육 기관 특별법에 따라 정원의 30%까지 내국인 입학이 가능해 입학 전문학원이 등장하는 등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 밖에 심장, 암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NYP)이 2009년 개원하고 국제업무단지의 허파 역할을 하게 될 40만㎡ 규모의 중앙공원은 사업비 2000억 원을 투입해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조성된다.교통 여건도 앞으로 좋아진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선 6개 구간이 오는 2009년까지 개통되고 인천 남동~시화~시흥을 잇는 제3경인고속도로 공사가 2010년까지 마무리된다. 여기에 영종도와 송도를 잇는 길이 21.3km의 인천대교가 오는 2009년 완공될 예정이어서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을 갖출 예정이다.송도에는 이미 분양 또는 입주한 1만여 가구를 포함해 오는 2009년까지 3만897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송도국제도시에는 아파트와 주상복합 12개 단지 6695가구가 입주했고 포스코 퍼스트월드(2009년 1월), 센트럴파크2차(2011년 4월), 송도 푸르지오(2011년 5월) 등 20개 단지 7322가구가 오는 2011년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 단지들은 낮은 층고, 넓은 동간 거리, 주차장 지하 배치 등으로 녹지 조성을 하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송도국제도시에 투자자들이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 상승이다. 이미 입주가 끝난 2공구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 대비 평균 2.5배 이상 뛰었다. 지난 2003년 5월 분양한 아이파크송도 109㎡는 현재 5억5000만~6억5000만 원선으로 분양가 2억700만 원보다 세 배가량 뛰었다. 현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내 평균 3.3㎡당 가격은 1700만~2000만 원선으로 목동(3.3㎡당 2400만 원)과 분당(3.3㎡당 1700만 원) 중간쯤 된다.이렇다 보니 올해 송도에서 분양한 단지들의 경쟁률은 낮게는 수십 대 1에서 높게는 수백 대 1에 이른다. 작년 12월 분양한 더샵 센트럴파크2차(632가구)와 송도더샵 하버뷰(793가구)는 1순위에서 최고 61.42 대 1과 256.48 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한 일산 식사지구 위 시티가 4개 평형을 제외한 나머지 평형이 모두 미달된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송도동의 S공인 관계자는 “국제학교, 연세대 송도캠퍼스 신설, 인천타워 등 새로운 개발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아파트 시세가 2000만~3000만 원씩 오르는데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의 70% 수준에 이르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송도국제업무지를 개발하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9개 블록 4780여 가구의 공동주택 분양 계획을 내놓고 있다. 오는 4월 송도국제업무지구 D24블록 490가구를 시작으로 6월에는 D11블록 610가구, D16블록 680가구, D17-1블록 350가구가, 9월에는 D7-1블록 500가구, D8블록 520가구, E5블록 340가구가 분양될 계획이다. 10월에는 D18-1블록 710가구, 11월에는 B1블록 580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대부분 일반 아파트이며 D24와 E5블록만 주상복합이다. 지난해 11월 21일부터 시행된 경제자유구역 내 지역 거주자 우선 공급 물량이 30%로 축소되고 거주 기간도 1년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경쟁률은 이전보다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이정민 부동산뱅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