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제 44호 (2009년 01월)

은평·광교 신도시 위해 청약통장 아껴 둬야

기사입력 2009.01.15 오후 05:03

청약통장은 아파트 분양의 시작이자 서민들이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물론 미분양 가구를 구입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목 좋은 곳에 들어서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청약통장 가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몇 년간 청약통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가입해 두긴 했지만 무주택자 우선 공급, 청약 가점제 등이 실시되면서 유주택자들에겐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분양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높아진 분양가는 청약통장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최근 서울, 수도권 가릴 것 없이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청약통장은 그냥 은행에 예치해 놓은 예·적금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은행에 가 통장을 해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단 수년간 돈을 예치하거나 매달 꼬박 적금을 부은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해약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갖고 있자니 쓸데가 없을 것 같고 없애자니 아까운 ‘계륵’과 같은 것이 바로 대한민국 청약통장의 현주소다.

정부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은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볼 만한 대목이다. 우선 분양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크게 넓어졌다. 투기과열지구 안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과거 5년 동안 청약 당첨 사실이 있거나 2002년 9월 5일 이후 청약 예·부금 가입자 가운데 가구주가 아닌 사람의 경우 청약 1순위에 지원할 수 없다. 이러한 제도는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다른 부분에서 변화가 생겼다. 정부가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풀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03년 이후 아파트를 분양받았더라도 서울 강남권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빼고는 어디든지 청약이 가능해진다.

물론 예외 규정이 있기는 하다. 지난 5년간 청약을 해서 당첨된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라면 불가능하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중소형 아파트는 공공적인 성격이 짙어 무주택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 만약 판교신도시나 은평뉴타운처럼 공공 부문에서 개발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면 전용면적 기준으로 85㎡형 초과는 5년, 85㎡ 이하는 10년간 분양 시장에 뛰어들 수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의 경우 지난 2007년 말에 분양됐던 GS건설 ‘자이’와 중흥건설 ‘S클래스’ 이외의 물량을 공급 받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는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23조 때문이다. 재당첨 제한을 규정한 23조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에 당첨된 가구에 속한 자는 일정 기간 동안 다른 분양 주택의 입주자로 선정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족 중에 분양가 상한제 주택을 분양 받은 적이 있다면 아쉬운 대목이다.

예비 청약자의 구미가 당기는 아파트는 꽤 많다. 주택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건설 업체들이 분양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 공급 물량을 보면 눈길을 끄는 단지가 여럿이다. 신도시 등 택지지구 물량도 상당하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민간 택지에서 나오는 물량도 제법 있다. 업체들이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다며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이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예전부터 준비해 온 사업을 마냥 늦출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2차 신도시에서만 1만6000여 가구가 쏟아진다. 신도시는 기반 시설이 비교적 양호하고 입지 여건도 좋아 실수요자들이 청약 1순위로 꼽는 아파트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전매 제한 기간이 7년(전용 85㎡초과), 10년(전용 85㎡이하)에서 3년, 7년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매력이 더욱 커졌다.

강북권을 대표할 만한 주거단지로 평가되는 은평뉴타운에서는 2지구와 3지구에서 4010가구가 입주자를 모집한다. 상반기쯤 선보일 예정인 2지구는 B공구와 C공구에서 각각 1811가구(60~198㎡형)와 1554가구(83~198㎡형)가 공급되며 일반 분양 물량은 587가구와 588가구다. 3지구도 3550가구 가운데 2835가구(60~198㎡형)를 연내 분양한다. 왕십리뉴타운은 2구역과 3구역에서 각각 505가구(79~191㎡형)와 800가구(80~234㎡형)가 청약 접수를 받는다.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주택 공급 규모는 1만2000여 가구다. 무엇보다 판교신도시의 마지막 분양 물량이 관심이다. 서울 강남권과 분당신도시 및 용인 지역의 아파트 값이 2006년 말 최고점 대비 20~30%씩 급락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지만 판교신도시는 여전히 눈길을 둘 만하다. ‘로또’로 불리기는 민망할지 몰라도 ‘알짜’로서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광교신도시도 유망 지역이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분양에 나섰던 울트라 참누리 아파트가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도 계약률이 기대에 못 미쳐 ‘4순위’ 청약을 진행해 체면을 구겼지만 광교신도시에 대한 관심은 쉽게 식지 않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축선에 위치해 교통 여건이 양호하고 녹지율이 40%가 넘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며 행정타운까지 들어서는 등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지난해 공급 예정이었던 아파트가 올해로 대거 연기되면서 물량이 많아졌다. 모두 7개 단지, 5176가구다.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전매 제한이 사라져 계약 후 바로 전매도 가능해진 민간 택지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분양 시장 한파에 따라 지난해 나왔어야 할 아파트가 대부분 올해로 밀렸다. 예상했던 것보다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토해양부는 2년 가까이 시행해 왔던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이르면 내년 3월쯤 폐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조금이라도 더 분양할 만한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다. 상한제를 폐지하는 주택법 개정안은 2월 임시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올해로 분양이 연기된 아파트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삼성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도 아파트 분양을 연기했다. 삼성건설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공덕5차(일반 분양 38가구)를 비롯해 지난해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하려던 6개 래미안아파트 단지의 분양(일반 분양 894가구)을 모두 연기했다. 중구 신당6구역, 성동구 금호19구역, 동작구 본동5구역, 용산구 용산4구역 등과 경기 의왕시 내손동 물량이 올해 나온다.

GS건설은 경기 용인시 신봉자이6차(299가구)를 올해로 늦췄다. 대림산업도 지난 해 수원 권선구 권선주공 재건축(1754가구, 일반 분양 411가구)과 인천 서구 신현동 e-편한세상(3331가구, 일반 분양 1116가구)의 분양을 보류했다. 대우건설은 재개발 아파트 6개 사업을 미뤘다. 서울 마포구 아현3구역(일반 분양 413가구) 효창3구역(일반 분양 141가구), 인천 부평 산곡1구역(일반 분양 385가구) 등이 올해 공급된다. 포스코건설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더샵센트럴파크Ⅲ 주상복합아파트(460가구) 공급 일정을 상반기로 다시 잡았다.

입지가 좋은 곳에서 분양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라도 해약은 잠시 보류해 두자. 아직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해약한 사람은 나중을 위해서라도 다시 청약통장으로 관심을 돌려보자.

은평·광교 신도시 위해 청약통장 아껴 둬야


박종서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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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9-01-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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