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부터 펀드 관련 세금 제도가 확 바뀐다. 이에 따라 펀드 투자자들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부동산 등 다른 투자 자산과 마찬가지로 세금에 민감하다. 주식 시장이 2007년처럼 계속 달려주면 펀드 수익률도 높아지면 세금 부문이 상쇄돼 눈에 띄지 않겠지만, 앞으로 증시가 2007년처럼 재연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우리 증시도 최근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계기로 점차 선진 증시로 들어서고 있다. 지금까지 봐왔던 증시의 급등락은 점차 보기 힘들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미국의 경우 연 7%의 수익만 내도 좋은 주식형 펀드로 꼽힌다. 이렇게 되면 펀드도 세금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펀드 투자자들은 기존 펀드 전략을 수정해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변경된 세제안에서 펀드와 관련해서 가장 시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은 작년까지 해외펀드에 대해 면제되던 평가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종료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해외펀드에 가입해 수익을 낸 투자자들은 국내 펀드와 동일하게 이익금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미 해외 펀드를 환매하지 않고 들고 있는 투자자들의 세금 부과 기준은 작년 말 기준가를 잣대로 삼는다. 다만 손실 구간에 놓인 해외펀드 가입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는 해외 펀드 가입자가 여전히 가입 후 손실 국면에 있을 경우 올해 말까지 원금 수준을 회복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방침을 세웠다. 원금보다 더 수익을 내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한다.따라서 유망하지 않은 지역의 펀드 가운데 올해 안에 원금을 회복하는 해외펀드를 환매해 세금에 대비하라는 지적이다. 언급되는 펀드들은 주로 미국 일본 서유럽 등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다. 더 들고 있어봐야 수익률이 높아지기 힘들고 대신 세금은 내야해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환매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하지만 가입한 펀드가 브라질 러시아 중국 원자재 펀드라면 세금 부담과 관계없이 계속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 펀드들은 올해도 수익률이 괜찮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브라질과 러시아 펀드들은 2008년 이후 평균 ‘더블’ 수익을(100%) 내고도 계속 질주하고 있으며 경기 회복과 맞물리면서 중국주식과 원자재도 가격이 뛸 것이란 예상이 많다.국내 주식형펀드와 회사채 펀드에 3년 이상 가입자에 대해 주어지는 소득공제와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 등은 작년 말로 사라졌다.작년 연말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 3년 이상 적립식으로 유지하면 작년 납입금의 20%,올해 10%,3년차 5%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장기 회사채펀드도 거치식으로 올해 말까지 가입하면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또 금융소득이 연 4000만 원 이상인 자산가가 가입할 경우 분리과세가 폐지되는 고수익·고위험펀드에 주어지는 혜택도 없어졌다. 이 펀드도 작년 말까지 가입하면 내년에도 수익의 5. 5%(소득세·주민세)만 내면 됐었다.이 같은 펀드들은 이미 작년 연말 일부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이 종료되기 전에 발 빠르게 가입해 놓은 상태로, 올해 가입분부터는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한다.올해부터는 바뀐 세제안에 따라 세제 혜택이 종료되는 해외펀드 등에 직접적으로 가입하지 않은 펀드 투자자들도 펀드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대표적으로 공모펀드에도 주식 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물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작년까지는 일반 투자자들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해 가입하는 공모펀드는 운용사 주식 거래를 할 경우 이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면제해줬다. 하지만 잇따른 경기 부양책을 펼친 정부가 세수가 부족해지자 이 같은 혜택을 없앴다.공모펀드에 증권거래세를 부과할 경우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 수익률은 평균 0. 6%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 매도 회전율이 200%라는 집계에 따른 것이다. 매도회전율은 펀드가 1년에 주식을 얼마만큼 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순자산만큼 매도를 했다면 100%로 표시된다. 따라서 증권거래세가 매도 금액의 0.3%이기 때문에 순자산의 두 배의 주식을 1년간 팔았다면 증권거래세를 내지 않을 때보다 0. 6%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특히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 하락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부 펀드의 경우 작년 매도 회전율이 700%에 달하는 것도 있다. 산술적으로만 2%포인트가 넘는 수익률이 내려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장형 펀드보다 ‘한국밸류10년투자’나 ‘신영마라톤’펀드 등 작년 매도 회전율이 연 50%에도 못 미치는 가치주 펀드의 수익률 하락이 더 적을 전망이다.인덱스펀드들도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공모펀드이기 때문에 올해부터 증권거래세를 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차익거래를 하지 못해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인덱스펀드는 자산의 일정 부분을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시로 거래하면서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초과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가 보통 0.05% 안팎만 벌어져도 선물을 팔고(사고) 현물(주식)을 사는(파는) 방식으로 차익거래를 하며 수익을 낸다.하지만 올해부턴 이 거래 시마다 0.3%의 거래세를 내야 한다. 0.05% 수익을 내기 위해 0.3%의 세금을 내면 남는 게 없어 차익거래를 전혀 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차익거래만을 하는 차익거래펀드의 작년 수익률은 5% 정도로 이 범위내의 수익률이 내려가게 된다는 설명이다.다만 당초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증권거래세 부과는 2012년까지 유예될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