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 상권 중의 하나인 강남역 상권이 2009년 8년 만에 처음으로 10% 이상 (2009 C&W Main Street Across The World 보고서) 임대료 하락을 경험하는 등 국내 상가시장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임대가 및 매매가 하락 추세는 명동 등 위기에 강한 몇몇 상권을 제외한 전역에 걸쳐 이루어졌다.경제전문가들의 더블딥 우려와, 최근의 두바이 쇼크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는 비교적 위기대처를 잘해 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중국의 빠른 경제 회복세가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10년 물가 및 부동산 가격의 상승론이 힘을 얻을 만하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기론, 일본의 더블딥 위기 등 불안정한 세계경제 현황은 국내 경제와 부동산 시장 회복에 큰 위험 요소다.상가, 오피스텔, 오피스 등으로 대분류 되는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상가의 경우는 특히나 소비자들의 실물 경기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큰 만큼, 주요한 불안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 회복의 여부를 단언해 말하기는 곤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 상가 시장을 대체적으로 낙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2009년 상반기만 해도 각종 토지 및 주택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실시했던 정부는 하반기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해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등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경기 상승에 대비한 추가적인 금리 상승론에 힘을 싣고 있다. 비록 정부의 입장이 아직까지는 조심스럽지만 2010년 상반기까지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출구전략에 따른 물가상승 및 금리 상승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출이자 부담과 줄어든 대출한도로 인해 담보대출을 통한 주택 투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 투자자들의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상가와 오피스텔, 토지 등의 대체 상품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여기에 과거 무분별하게 건물을 지어 분양 수익만을 챙기던 시행사들이 이제는 상권 활성화를 염두에 둔 임대운영형 쇼핑몰과 다양한 분양방법을 통해 장기적인 책임 경영을 받아들이고 있어, 상가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고 있다. 포도몰, 눈스퀘어, 타임스퀘어 등 임대운영 방식의 쇼핑몰의 성공과 가든파이브의 40%대 저조한 분양률이 그 실례라 할 수 있다.또한, 아산 펜타포트 상업시설 또한 등기분양과 임대분양 등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하여 분양하는 등 상권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분양 및 운영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건설 중인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와 충북 청주 지웰시티, 서울 여의도 파크원도 임대형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실물경기 회복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실물 경기의 회복세가 2010년에는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실물 경기회복은 정부 및 전문기관에서 언급되는 경기지표에 비해서는 후행하기 마련이다. 실물경기 회복은 아직까지는 기대심리만 있고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10년 경제성장률이 4%대로 전망되는 등 청신호가 들어오고는 있지만 서민들과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실물 경기가 회복되면 상가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 물건의 매매 및 임대가 상승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결론적으로 2010년 상가시장은 불안요소가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잘 극복한다면 적어도 2009년의 침체를 떨쳐버리고 회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기 이후 지체되었던 광교, 용산 국제업무지구, 은평 등 대규모의 PF 사업들이 다시 하나 둘씩 재개되고, 다른 실물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같이 이루어진다면 조금 더 그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2010년에는 서울 주요 지역 (도심, 강남, 여의도)에만 56만㎡가량의 프라임 및 A급 빌딩의 신규 공급이 예정되어 있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예상되고 있어 오피스 시장이 과잉 현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서울 전 지역에서 내년부터 2013년까지 연면적 3만3000㎡ 이상인 A급 빌딩이 40여 개가량 공급되며, 이 가운데 연면적 6만6000㎡ 이상 프라임급 빌딩도 20여 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2010년 서울의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2009년 증가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0년 공급 예정인 오피스 빌딩은 대부분 도심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도심지역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규모 오피스 빌딩 공급 예정인 여의도 지역은 2010년에는 타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빌딩은 주요 임차인인 보험사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임대료가 좀더 저렴한 빌딩을 찾아 강남을 떠나면서 공실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추가 임대료 조정으로 공실률 증가율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0년 경기회복이 예측되고 있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부정적이지는 않다. 최근 보수적인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이 2개월 여 만에 한국의 201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4.5%로 전격 상향조정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V’자형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201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4~5%대로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추가 위기와 최근 두바이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심하지 않았다. 고용 불안 등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남아있지만 한국 경제가 더블딥을 겪을 위험은 약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물경기의 회복세 또한 예견되고 있어 2010년 오피스 시장은 경기 회복세에 따라 영향을 다소 크게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최근 PWC와 Urban Land Institute가 발간한 ‘2010 Emerging Trends in Real Estate Asia Pacific’에서 서울의 오피스 시장은 설문조사 응답자의 46.4%가 매수를 권유한다고 응답하였으며, 40.6%가 보유를 권유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개 도시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2009년 3/4분기 오피스 빌딩 매매는 외국계 투자자의 경우 매도추세였으며 국내 실수요자의 경우 매수추세였다.이는 외국계 투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피해가 적었던 국내 투자자들이 시중 부동자금 증가로 인한 대체투자 수요 증가에 따라 매수에 적극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도 자금력 있는 국내 기업 및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오피스 시장 투자 사례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 여부는 세계 금융시장 및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고 안정화 될 것인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황점상 쿠시먼앤웨이크필드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