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시간의 기록자 몽블랑 │ 매거진한경

몽블랑(Montblanc)은 오랜 시간 동안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며 모든 제품의 디자인과 스타일, 무엇보다 장인정신을 몽블랑의 하얀 별과 함께 제품에 반영시켜 오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만년필로 시작해 이제는 자체 무브먼트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며 럭셔리 워치 브랜드로서 자리 잡은 몽블랑 제품에는 몽블랑워치 하우스의 오랜 노력과 장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몽블랑은 1906년 독일 함부르크의 조그마한 만년필 공장에서 3명의 사업가 클라우스 요하네스 포스와 아우구스투스 에버슈타인, 알프레드 네헤미아스에 의해 시작됐다.

몽블랑이 시계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다. 짧은 시계 역사에도 불구하고 몽블랑이 전 세계 시계 시장에서 확실하고 성공적인 시계 브랜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위스 시계의 정밀함이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따라 전통적인 방법으로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몽블랑 워치 매뉴팩처에서는 몽블랑의 장인 기술과 스위스 정밀 시계 제작 기술을 조화시키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스위스 메이드’의 시계 제작 전통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전통을 바탕으로 한 몽블랑의 혁신과 성공의 열쇠다. 몽블랑의 시계는 2곳의 매뉴팩처에서 생산된다. 하나는 ‘르 로클(Le Locle) 매뉴팩처’로 몽블랑의 스타 니콜라스 뤼섹 컬렉션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계들이 이곳에서 생산되며, 또 하나는 ‘빌르레(Villeret) 매뉴팩처’로 오직 하이엔드 에디션만을 생산하고 있다. 빌르레 몽블랑 매뉴팩처는 뛰어난 핸드메이드 무브먼트로 유명한 작은 매뉴팩처 ‘미네르바(Minerva)’의 158년 전통을 고수하며, 2007년 ‘미네르바 인스티튜트(Institut Minerva de Recherche en Haute Horlogerie)’의 설립으로 몽블랑의 워치메이킹 기술력이 한층 강화됐다.

빌르레 몽블랑 매뉴팩처, 미네르바 인스티튜트
오래된 스위스 시계 제작의 수작업 전통과 최신 기술력을 아우르는 브랜드는 전 세계에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중 하나가 빌르레에 위치한 ‘미네르바 인스티튜트’로 이는 초창기 미네르바라고 불렸던 작은 워크숍에서 시작됐다. 1858년에 쥐라 지방의 빌르레에서 탄생한 미네르바는 스위스 시계 제작 전통 방법을 고수해 최고급 크로노그래프를 생산했다. 오트 오를로제르는 대부분 작업을 수작업에 의지해 한정된 수량만이 생산 가능하다. 극소수의 시계 장인만이 이 극단적으로 희소하고 배타적인 시계 제작 방법을 숙련하고 생산할 수 있다. 이 전통적인 시계 제작 방식을 보존하기 위해 미네르바는 2007년 몽블랑과 손잡고 클래식한 고급 시계 제작과 전통 기술 및 특수한 컴플리케이션을 보존하는 데 전력하는 미네르바 인스티튜트로 새롭게 태어났다.

미네르바의 유산, 가장 엄격한 시계 제작 전통
지난 157년 동안 미네르바는 스위스 파인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전통 중 하나를 전문화했다. 이는 크로노메트릭 기능, 그중에서도 특히 크로노그래프와 스톱워치 기능이다. 빌르레에서 시작된 중요한 기술들로는 1920년대 초에 손목시계용으로 개발된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중 하나인 칼리버 13-20, 그리고 1936년에 소개된 100분의 1초까지 측정 가능한 스톱워치가 있다. 정확한 시간 측정과 이와 관련한 다양한 주파수에 정통함으로써 미네르바는 일찌감치 자체적으로 밸런스 휠과 스프링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최고의 공방 중 하나가 됐다. 밸런스 휠과 스프링은 시계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매우 소수의 브랜드만이 자체 밸런스 휠을 생산한다. 빌르레 매뉴팩처에서는 원재료 상태에서부터 생산하고, 모든 밸런스 휠은 수작업으로 그 정확도를 맞추는데, 진동 수는 시간당 1만8000번으로 5분의 1초까지 측정 가능하다.

몇 차례의 스위스 시계 산업의 위기 속에서도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는 빌르레 몽블랑 매뉴팩처는 시계 제작 기술의 전통성과 후대를 위한 기술력 전수 부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새롭게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제롬 랑베르 몽블랑 글로벌 CEO

올해 빌르레 몽블랑 매뉴팩처는 포르투갈 출신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의 진취적인 개척자 정신과 숙련된 항해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컬렉션을 선보였다.

2015 SIHH에서 만난 제롬 랑베르(Je、ro^me Lambert) 몽블랑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와의 미니 인터뷰.

2015 SIHH 통해 선보인 컬렉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올해 몽블랑은 파인 워치메이킹 기술력을 가진 몽블랑만의 독특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베일을 벗은 컬렉션들은 클래식한 시그니처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스피릿을 담은 몽블랑의 디자인 시그니처를 담고 있다.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컬렉션은 그전에 보지 못했던 매우 유니크한 컬렉션이다. 퀄리티, 밸류, 테크니컬 퍼포먼스 등 3가지 원칙을 모두 갖춘 컬렉션으로 몽블랑만의 워치메이킹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컬렉션 중 애뉴얼 캘린더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다이얼 안에 담았다.”

‘몽블랑’을 거론할 때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좋겠는가.
“좋은 질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몽블랑의 첫인상으로 그 어떤 것보다도 테크니컬 퍼포먼스에 대해 떠올렸으면 좋겠다. 이 테크니컬 퍼포먼스는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만 말하는 게 아니다. 이노베이션뿐만 아니라 그 이상을 의미한다. 단지 남들과 다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결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헤리티지 스피릿 오르비스 테라룸은 낮·밤 인디케이터가 가능한 24개 도시 시간을 볼 수 있는 월드타이머 시계다. 이 시계는 단순히 시간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24개 도시의 시간을 밝고 어둠의 표시를 따라 낮·밤까지 읽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기술을 구현해내기 위한 이노베이션과 크리에이티브 과정을 거친 후 탄생한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나는 몽블랑을 떠올렸을 때 바로 이런 이노베이션과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된 기술적 뛰어남을 떠올리길 바란다.”

올해 가장 몽블랑다운 제품을 선택한다면.
“솔직히 모든 제품이 다 그렇다고 본다. 그랬으면 좋겠다. 만약 완벽한 답을 원한다면, 빌르레 컬렉션의 한정 모델인 ‘투르비옹 실린더리크 지오스피어 바스코 다 가마’를 말하고 싶다. 이 타임피스는 세계 최초로 원통형 투르비옹과 유니크하면서도 뛰어난 기능성을 강조한 월드타임 인디케이터를 일체화한 시계로 몽블랑의 DNA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인 혁신과 창의성이 뛰어나고 완성도가 매우 높다.”

작년 국내 세일즈에 있어 좋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나 최고경영자(CEO)로서나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 급성장세로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다. 마치 로켓을 달아 놓은 것 같다. 여성 시장뿐만 아니라 남성 시장도 마찬가지다. 리테일 시장뿐만 아니라 면세 시장의 규모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2015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특별한 계획을 알려 달라.
“우선 전체적으로 부티크 매장을 더욱 늘리고, 리테일 마켓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리테일 매장 콘셉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시작은 대만인데, 새로운 콘셉트로 곧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아시아 브랜드 앰버서더와의 활동을 통해 유럽 브랜드이지만 유럽 출신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마켓에 친숙한 앰버서더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럭셔리 시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마켓의 장점 중 하나인 디지털 시장의 활용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

오늘 선택한 시계는 무엇인가.
“헤리티지 크로노메트리 퀀티엄 애뉴얼 바스코 다 가마 에디션를 착용했다. 이 애뉴얼 캘린더 제품은 6시 방향의 문페이즈가 매우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밤하늘을 표현한 블루 디스크의 중앙에 문페이즈를 배치해 미적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매우 클래식하면서도 또 매우 혁신적인 표현을 담은 시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더욱이 순수하게 매우 완성도 높은 파인 워치메이킹의 기술력을 한껏 표현해냈다.”

제네바(스위스)=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