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골프 황제라 불렸던 타이거 우즈나 구강암에 걸렸다고 고백한 마이클 더글러스의 섹스 중독이 화제가 되면서 ‘섹스 중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Love&] 성공한 사람들의 섹스 중독
요즘은 섹스 중독 때문에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꽤 있다. 특히 남편이 포르노를 매일 보면서 자위행위를 하고 정작 자기와 부부관계는 하지 않는다는 아내, 스트레스가 쌓이면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하다 보니 정작 사람과는 섹스를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상담을 요청해 오는 남자도 적지 않다.

오늘 아침에도 ‘자신이 자위 중독이라면서 상담이 가능한지’를 물어오는 남자의 상담 메일을 받았다. 자위행위는 혼자 하는 섹스이고 실상 자위 중독은 섹스 중독이며, 포르노 중독을 동반할 때가 많다. 상담을 하다 보면 인터넷으로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하다가 포르노와 자위행위에 중독이 된 남편들이 아내에게 더 이상 흥분이 안 되기 때문에 발기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경우를 많이 만난다. 포르노를 통해 아주 매력적인-생물학적으로 아주 훌륭한(?)-상대와 강한 자극으로 흥분을 해 왔기 때문에 아내와의 익숙해진 자극으로는 흥분이 안 될뿐더러, 아내와의 섹스는 자위행위보다 힘도 들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하니, 점점 안 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 섹스라는 행위 자체에 중독돼 너무 잦은 성관계를 원하는 바람에 아내가 자신을 동물 보듯 한다는 남자의 고민 상담을 받기도 했다.


말초적인 섹스, 영혼의 소통을 막는다
섹스 중독이란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 중독처럼 섹스에 의존해 긴장을 해소하고 섹스를 통해서만 위안을 얻는 증상이다. 그런데 섹스 중독은 술이나 마약 중독에 비해 치료하기가 당연히 더욱 어렵다. 섹스는 양날의 칼처럼 잘못하면 중독이 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지만, 잘 쓰면(?) 더욱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미덕이 있는 행위이자, 사람과의 관계 맺기의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배나 술처럼 무조건 끊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좋은 사람과 적절하게 섹스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된다.

술, 담배, 마약 등 어떤 중독도 결국 고립과 소외감에서 비롯된다. 섹스 중독도 마찬가지다. 상습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 가운데는 어린 시절 부모의 냉담이나 방치하는 양육 태도 탓에 깊은 관계 맺기 연습이 안 돼서 자신도 모르게 쉽고, 짧게 만나고 헤어지는 책임 없는 관계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건강한 애착 관계는 무척 중요하다.

타이거 우즈도 역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외로웠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혼자 운동만 해 온 사람이다 보니 타인과의 솔직한 소통조차 쉽지 않아 자신이 전적으로 의존할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이 섹스였을 것이다. 마이클 더글러스도 유명한 배우인 부모 밑에서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랐을 가능성이 크다. 또 클린턴, 케네디같이 재력, 경제력, 정치력 등에서 높은 능력을 인정받는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비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늘 성취하고 도전해야 하며, 또 그 성취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에 남성성을 부추기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다른 이보다 많이 분비되고, 그래서 더 남성적이 된다. 또한 이들은 경제적, 사회적 신분이 높기 때문에 젊고 예쁜 여성들의 유혹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둘러싼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 자신도 모르게 섹스의 감각적인 쾌감, 즐거움, 위안에 빠져들게 된다. 게다가 섹스의 상대는 사람이며, 끝없이 개발되는 것은 몸의 감각이기 때문에 어떤 중독보다 끊기가 어렵다.

섹스는 친밀감을 높여주는 행위지만 그것이 감각에만 치중하게 되면 자극은 점점 더 강해져야 한다. 이렇게 감각을 자극하는 말초적인 섹스에 탐닉하다 보면 그야말로 섹스로만 긴장이 해소되고, 나아가 매일 여러 회씩 섹스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섹스 의존증, 섹스 중독을 불러올 수도 있다. 섹스는 감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관계의 문제이기도 하다. 강한 자극만을 찾아 감각 개발만 하다 보면, 상대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마음과 영혼의 교통이 막혀 버리고 서로에게 가졌던 애정의 기운조차 식어 버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섹스의 중심에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정원 애정생활코치·성 전문가·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