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성형은 개인이 전 과정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각종 법률이나 세무 지식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 분석도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 대행업체들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도심 지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13.4%다. 이제 서울에 중소형 빌딩을 가지고 있어도 과거처럼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임대수익을 올리는 시대는 지났다는 소리다.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신축한 지 20년 이상 돼 설비 배관이 노후화됐거나 4층 이상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임차인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 심각하게 부동산 성형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감당도 안 될 공사를 저지를 수도 없는 일. 우선 부동산 성형을 위해서는 시중은행의 웰스매지니먼트(WM)센터나 부동산 자산관리 업체를 찾아 건강검진을 받듯이 총체적인 점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금융권
신한은행이나 KB국민은행 등 은행권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자산관리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작년 11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주로 중소형 빌딩을 중심으로 매도·매수, 가치 평가 등을 지원하는데 고객이 원할 경우 해당 부동산에 대한 상권 분석이나 신축, 리모델링에 대한 사업성도 검토해준다.

주택 통계를 오랫동안 해온 KB국민은행도 WM사업부를 중심으로 고객들의 부동산 자산관리를 지원한다. 영업점에서 1차 상담을 진행한 뒤 추가 상담을 받으면 부동산의 수익성이나 상권 분석 등 좀 더 세밀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부동산 관리 신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금융과 세무, 회계, 법률, 건설사업관리(CM) 등을 묶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부동산 신축과 리모델링은 국내 건축설계 회사 중 톱 5에 속하는 정림건축에서 맡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도 내놓고 있는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빌라(연면적 665㎡)의 경우 공사비 2억여 원을 들여 3개월간 건물 로비와 각 실의 내부 인테리어를 리모델링해 수익률을 2.79%에서 3.3%(공사비 감가 반영)로 끌어 올렸으며, 강남구 역삼동의 한 상가건물은 25억 원의 비용을 들여 12개월 동안 공사를 진행해 기존 지상 3층 건물(연면적 737㎡)을 지상 8층(2000㎡)으로 변형시켜 공사비 대비 수익률(신축 후-신축 전/공사비) 17.4%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부동산 신탁 서비스는 부동산에 대한 컨설팅과 신축, 리모델링은 물론 향후 임차 마케팅 및 임대관리, 자금관리 및 집행 등 폭넓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은행권의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는 종합적인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는 데 용이하고, 대출 등 자금 마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부동산 전문 자산관리 업체
좀 더 디테일한 자문을 받고 싶다면 부동산 전문 자산관리 업체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현재 국내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이하 쿠시먼)나 씨비리차드엘리스 코리아(이하 CBRE) 등 글로벌 부동산 자산관리사들이 주로 대형 빌딩 관리에 강세를 보이고 있고, 중소형 빌딩 시장은 글로벌PMC, 위더스에셋 인베스트먼트, SK D&D 등 국내 기업들이 호각지세(互角之勢)다.

쿠시먼은 1997년부터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로 부동산 취득, 자산 가치 평가, 포트폴리오 전략 개발, 부동산 투자 및 임대, 시설관리 및 프로젝트 관리에 이르는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 세계 60개국, 259개 지사에 있는 1만6000명의 전문가들이 자산관리 노하우의 원천이다.

다국적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CBRE는 자회사인 TCC와 함께 부동산 개발 등을 관리하는 종합 관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엔지니어링 및 건축 업무 중심의 건설관리 외에 자산 및 임대관리, 투자자문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부동산 개발에서부터 보유, 처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종합 서비스에 담겠다는 포부를 내비추고 있다.

세계 600여 곳에 지사를 운영하며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명동 눈스퀘어, 코엑스 리테일 등을 맡고 있는 영국계 부동산 종합 서비스 업체 세빌스코리아, 전 세계 50개국 250여 도시에 160개 지사를 운영하는 국제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 존스랭라살도 국내에 들어와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부동산 자산관리 업체다.

중소형 빌딩에 대한 자산관리에 더해 리모델링 등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 받고 싶다면 국내 자산관리 업체 등이 강점을 보일 수 있다. 2004년 설립된 글로벌PMC는 중소형 빌딩 자산관리 업체로 부동산 자산관리와 주택 임대관리, 임대차 대행, 투자자문, 리모델링 및 시설관리 등을 토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임대 시장 동향을 조사, 분석해 적정 임대료를 산정하고, 우량 임차인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고, 기존의 낡고 불편한 건축물을 증축, 개축, 대수선, 성능 개선 공사 등을 대행해준다. 특히 리모델링 시 기존 임차인의 명도 관리부터 계획 수립, 설계 업체 선정, 시공사 선정, 입주 업종 선정, 임차인 유치 및 사후관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이사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용적률에 여유가 있어 증축이나 주차대수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이게 쉽지 않다면 용도 변경을 통해 원룸이나 주거형 고시텔 등을 만드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SK그룹 부동산 개발 업체인 SK D&D는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5~7층 안팎의 도심권 중소형 빌딩(연면적 3300㎡ 이하)을 SK D&D가 통째로 임대해 이를 재임대해 수익을 창출한 뒤 건물주와 약속한 임대료를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SK D&D는 낡은 건물에 비용을 투자해 리모델링이나 증축을 실시, 건물의 몸값을 올려준다. 실제 ‘마스터 리스’를 도입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빌딩은 리모델링을 실시한 뒤 유명 의류 매장과 레스토랑 등을 유치해 연간 4억 원이던 임대료 수입을 12억 원으로 3배나 늘릴 수 있었다.

CDS건축사사무소는 중소형 건물 리모델링 설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업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틈새시장인 중소형 건물의 리모델링에 집중해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설계는 물론 포스톤건설이라는 시공사까지 보유하고 있어 원스톱 공사가 가능하다.

더불어 금융권 및 부동산업계에서는 포스코의 100% 출자사로 1970년에 설립된 종합 건축 서비스 업체인 포스코 A&C의 경우 그린 리모델링에 장점을 보인다고 추천하고 있다. 그린 리모델링은 건축주가 에너지 성능 개선 공사비를 은행에서 저리로 대출받게 하고, 공사 완료 후 절감되는 냉·난방비로 사업비를 장기간에 걸쳐 상환하는 제도로 건물의 성능 개선에 따라 최대 20억 원의 이자 지원(2~4%까지 5년간 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업계에서는 동우건축(1980년 창립),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1984년 창립), 정일엔지니어링(1963년 창립) 등을 부동산 성형에 최적화된 건축 업체로 추천하고 있다.

중소형 건물은 리모델링 후에도 관리가 중요하다. 시설관리는 물론 임차인 유치나 임대관리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했을 때 부동산 성형의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중소형 빌딩 자산관리 전문 업체인 위더스에셋 인베스트먼트는 복잡하고 골치 아픈 빌딩 관리를 대행해준다. 빌딩주들이 임대료, 상가 분양, 수익률, 시세 차익 계산, 임차인과의 관계나 시설물 유지보수 등으로 인해 신경 쓸 일을 줄여주는 것이다.

원빌딩부동산중개는 최근 시설관리 전문 기업인 ㈜씨에이치엠과 손잡고 1000~1500㎡ 안팎의 중소형 빌딩을 대상으로 건물주를 대신해 자산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원빌딩부동산중개는 국내 최대 1만8000여 건의 실시간 빌딩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부동산 매매, 임대차 관리, 세무와 상속·증여, 감정평가 등 광범위한 컨설팅도 지원해주고 있다.
[BIG STORY] 부동산 성형을 돕는 전문가 그룹
[BIG STORY] 부동산 성형을 돕는 전문가 그룹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