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리조트와 호텔에 머물며 VIP 의료 검진과 재활을 받을 수 있는 캘리포니아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내 한 컨시어지 의료센터의 모습.
초특급 리조트와 호텔에 머물며 VIP 의료 검진과 재활을 받을 수 있는 캘리포니아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내 한 컨시어지 의료센터의 모습.
행복을 돈으로 살 순 없어도, 젊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일까. 상위 1%의 헬스 케어는 모든 것이 집 안에서 이루어진다.
[Highend] ‘집 속의 병원’ 부호들의 헬스 케어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하다.’ 이 불편한 명제는 그간 많은 연구 결과 발표에서 입증돼 왔다. 미국 질병관리국(Centers for Disease Control, CDC)이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 최상위층은 중상위 계층보다 병을 갖고 있을 확률이 적고 중상위층은 중하위층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건강도 꾸준히 더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사에 따르면 최근 미국 내 많은 부호들이 국가 지정 의료보험 지불을 포기하고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퍼스널 의료진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집 안에서 CT 촬영…의료진 출퇴근
일례로 최근 2~3년간 미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의료 서비스인 컨시어지 메디신(concierge medicines)이 있다.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컨시어지 메디신은 의사가 적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만 그 대신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않고 연회비에 진료비를 추가로 지불하는 방식이라고 설명돼 있다. 최고급 컨시어지 메디신은 대개 고급 호텔 내에 위치해 있고 월 회비가 3만 달러, 한 번 진료 볼 때마다 수백 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에서 명망 있는 병원으로 꼽히는 호아그 의료센터는 최근 이 지역의 최고급 쇼핑 타운인 사우스 코스트 플라자 내 럭셔리 리조트 세 곳과 파트너십을 맺고 VIP 고객을 위한 컨시어지 메디신 병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초특급 리조트 내에 위치한 회원제 의료 서비스를 받으러 나가는 것도 귀찮은 이들은 아예 자신의 집 안에 작은 병원을 짓기도 한다. 약 100만 달러(11억1990만 원)를 들여 가족 응급실(family emergency room)을 집 안에 만드는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 부유층에겐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약 300만 달러를 들여 자신의 집에 엑스선 기기, CT 스캐너 등을 갖춘 의료센터를 지은 할리우드 배우 킴 카다시안.
약 300만 달러를 들여 자신의 집에 엑스선 기기, CT 스캐너 등을 갖춘 의료센터를 지은 할리우드 배우 킴 카다시안.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킴 카다시안은 약 300만 달러(33억6270만 원)를 들여 자신의 집에 별도의 홈 의료센터를 지었다. 이 ‘집 속의 병원’에는 엑스선(X-ray) 기기는 물론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캐너가 마련돼 있으며 딸 노라의 건강관리를 위해 지어졌다. 헬스 케어에 집중한 홈 인테리어가 유행일까.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에 약 1000만 달러(112억900만 원)를 지불하고 구입한 아파트 안에는 자동 아로마테라피 공기 순환 시스템과 자세 교정을 위한 반사요법 기능의 바닥재가 깔려 있다. 욕실에서는 비타민C가 녹아내리는 물로 샤워를 즐기기도 한다. 라스베이거스의 대저택 타운에서도 출퇴근 하는 의료진과 함께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메디컬 어시스턴트들이 상주하는 ‘메디컬 살롱’ 건설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웰니스 전문 부동산 업체들이 덩달아 특수를 맞고 있는데 디카프리오의 웰니스 아파트를 디자인한 델로스(Delos)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미국 LA 내 컨시어지 메디신 홍보물의 사진.
미국 LA 내 컨시어지 메디신 홍보물의 사진.
웰니스센터, 뷰티살롱, 바버숍까지 그야말로 집 안에서 메디컬 쇼핑 몰링이 가능한 이유가 오로지 건강 때문만 일까?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기사는 웰니스 하우스 전문 건축업자의 말을 빌려 병원에 드나드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쫓아다니는 파파라치 때문이라고도 밝혔다. 건강 악화설 등의 루머로 하루아침에 회사 주가가 떨어지니 자산관리의 한 방편이기도 한 것이다.


기획 박진영 기자│글 이지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