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250 CDI 4MATIC


독일의 양대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중형 디젤 세단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수입 차 중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BMW 520d를 잡기 위해 벤츠도 E클래스의 라인업을 늘리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벤츠의 첫 사륜구동 디젤 세단 E250 CDI 4매틱(E250 CDI 4MATIC)은 최근 국내에 출시된 이후 지속적으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디젤을 주축으로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E250은 벤츠의 주력 차종으로 떠올랐다.
[WHEELS] 메르세데스 벤츠, 벤츠의 위엄 그대로… 팔방미인으로 태어나다
벤츠의 품격을 누리려면 많이 나오는 기름값, 겨울철 눈길에서 핑핑 도는 것쯤은 감수해야 한다? 이젠 옛말이다. 최근 벤츠코리아가 라인업을 늘리고 있는 E시리즈 디젤 엔진의 경우 고연비를 갖추고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E250 CDI 4매틱은 벤츠의 첫 사륜구동 디젤 엔진으로 벤츠가 주는 프리미엄과 위엄은 사랑하지만, 실용성 때문에 고민했던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벤츠의 주력 차종은 가솔린 모델인 E300이었다. 하지만 최근 벤츠의 에이스가 E250으로 기울고 있는 것 같다.

우선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벤츠의 대담하고 굵직굵직한 선과 품격을 갖춘 외관 인테리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모두 익숙하다. 벤츠를 타는 사람의 품격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강한 아우라가 바로 벤츠의 힘이다. 경쟁사 BMW의 세련됨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벤츠만의 중후함이 있다. 인테리어 역시 벤츠의 고급스러움을 잘 살리고 있다.

밝은 베이지색의 가죽 시트와 마감재는 운전자의 피부에 늘 밀착하는 만큼 느낌이 좋다. 운전석의 스티어링휠 너머 일목요연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는 계기판들과 센터페시아의 에어컨디셔닝 버튼들도 깔끔하고 정교하다. 특히 에어컨디셔닝 버튼은 단순하고 조작하기 편리해 감탄스럽다. 보조석의 글로브 박스는 2단으로 돼 있어 수납 편의성을 높였고, 콘솔 박스 역시 앞쪽 레버를 살짝 올리면 가운데가 쩍 갈라져 편리하다. 다만 내부 인테리어에서 나뭇결 플라스틱 마감재는 좀 구세대스러워 옥의 티처럼 거슬렸다.

주행에 나섰다. 디젤 엔진임을 감안해 연비도 측정해 볼 겸 장거리로 목적지를 정했다. 서울 강남에서 출발해 전라북도 고창까지 총 500km에 걸친 시승 구간이다.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서천~공주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쳤다.
[WHEELS] 메르세데스 벤츠, 벤츠의 위엄 그대로… 팔방미인으로 태어나다
[WHEELS] 메르세데스 벤츠, 벤츠의 위엄 그대로… 팔방미인으로 태어나다
시동을 걸었다. 개인적으로 엔진 스타트 음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늘 보는 편인데, 그냥 차분한 편이었다. 디젤 엔진의 소음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한 듯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우월한 안정감과 편안함에 같이 동승했던 이들이 입을 모아 “역시 벤츠”라고 외쳤다. 특히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수월하게 가속이 돼 사륜구동이 주는 힘 역시 인상적이었다.

E250 4매틱에 적용된 상시 사륜구동 방식은 2륜에서 4륜으로 전환하지 않고 전륜과 후륜에 항시 일정한 구동력을 전달하는 최첨단 방식이다. 구동력을 각 바퀴에 고루 분배해 차륜의 주행 토크를 높여 구동력을 향상시켜준다. 사륜구동은 눈길에서 빛을 발할 텐데 지금은 꽃피는 봄이라 직접 테스트해보지는 못했다.

더불어 주행 시 핸들링의 부드러움, 급회전 시 쏠리지 않는 차분함 등은 실제 이 차를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다. 자동 7단 변속기와 스티어링휠 옆의 플러스(+), 마이너스(-) 패들 시프트를 통해 더 다이내믹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에코 버튼을 눌러 자동 엔진 스톱을 끄고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연비를 높이기 위해 얌전하던 차가 마초적인 힘을 과시하는 들소로 변신한다.

편의 장치 중에서는 독일 본사에서 한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한국형 통합 내비게이션을 칭찬하고 싶다. 터치 패드가 아닌 다이얼식으로 조작해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만 심플한 안내와 적재적소의 안내방송, 그리고 무엇보다도 수입 차 내비게이션이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가 없다는 점이 큰 효용이다. 복합연비 리터당 14.9km라는 수치가 가진 위대함과 디젤 엔진의 경제성에 놀랐다. 전라북도 고창까지 왕복했음에도 기름의 양을 가리키는 바늘은 절반 위에 있었다. 계산해보면 한 번 가득 주유하면 1000km 정도를 간다는 셈이 나온다.
[WHEELS] 메르세데스 벤츠, 벤츠의 위엄 그대로… 팔방미인으로 태어나다
가격: 7190만 원
연비: 리터당 14.9km
제원: 2143cc 직렬 4기통 자동 7단 트랜스미션, 204마력, 가속력(0~100km/h) 7.9초, 최대 토크 51kg·m
경쟁 차종: 볼보 S80, 인피니티M, BMW 520d, 현대 에쿠스, 푸조 508GT


머니의 평가
디자인 ★★★★☆
연비 ★★★★★
주행 성능 ★★★★☆
편의성 ★★★★☆
정숙성 ★★★☆☆
안정성 ★★★★★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