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발(發) 어닝 쇼크가 유가증권 시장을 강타한 상황에서 역시 실적 발표를 눈앞에 둔 코스닥 시장은 무사할 수 있을까. 올 들어 유가증권 시장보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코스닥 시장이 600선까지 도전해볼 수 있을지 여부는 1분기 실적 발표에 달렸다는 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KOSDAQ] 코스닥, 6월경 600선 돌파하나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이 깨질 정도로 급락하면 코스닥 시장 역시 휘청거리겠지만, 코스피 지수가 1900~2000선을 지켜준다면 코스닥 시장 역시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의 주가 흐름이 견조할 것.



코스닥 시장, 어닝 시즌 방어력은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라 코스닥 시장 전체가 출렁거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업종보다 종목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어 한 종목의 어닝 쇼크가 일파만파 번질 가능성이 유가증권 시장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GS건설의 어닝 쇼크가 유가증권 시장의 다른 업종에까지 번진 이유는 GS건설의 해외 사업 손실 문제가 유사 사업을 하고 있는 건설업체 등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며 “코스닥 시장은 업종으로 묶어서 보기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일례로 ‘대표 정보기술(IT) 부품업체 중 한 곳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4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급은 돼야 파장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증권사나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실적 예측력이 높지 않다는 점도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월 15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이 1분기 실적을 추정한 코스닥 기업은 57개에 불과하다. 통상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실적 평균치가 어느 정도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따라서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기간에 오히려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수익률이 더 좋았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5년 동안 전(前)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2 ·5·8·10월에 중소형주 수익률이 좋았다”며 “코스닥 시장 종목 실적을 추정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숫자가 유가증권 시장보다 적어서 코스닥 종목 실적 발표에 따라 매수세 유입 여부가 결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5월 코스닥 시장이 550선을 전후로 움직이다 장기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코스닥 지수는 4월에 560선을 거쳐 5월에 580선까지 올라갔다 6월에 60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 등 일부 종목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존 종목을 팔고 다른 종목으로 교체하려 해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주가 상승 부담에도 매수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 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이 깨질 정도로 급락하면 코스닥 시장 역시 휘청거리겠지만, 코스피 지수가 1900~2000선을 지켜준다면 코스닥 시장 역시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의 주가 흐름이 견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KOSDAQ] 코스닥, 6월경 600선 돌파하나
코스닥 시장 1분기 예상 성적표 보니

그렇다면 1분기 성적표가 우수할 것이라 기대되는 코스닥 시장 종목은 무엇일까.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추정한 코스닥 기업은 57개 중 ‘1분기 성적 모범생’으로 예상되는 종목 목록에는 모바일 게임업체, IT부품주, 바이오주, 엔터테인먼트주, 유통주 등이 포진했다.

‘히어로즈워’, ‘타이니팜’ 등 모바일 게임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말 대비 1분기에 종가 기준 주가가 14.02% 상승한 컴투스의 경우 증권사 3곳 이상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컨센서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5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86.25% 상승한다는 기대다.

일정 지연으로 1분기에 신규 모바일 게임을 적게 내놓았던 게임빌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9% 상승한다고 증권사들이 추정했다. 모바일 게임업체의 경우 1분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이 업체들이 얼마나 흥행 가능성이 높은 주요 모바일 게임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지를 감안해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기존 게임 한두 개의 흥행보다 앞으로 얼마나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수혜 부품주도 1분기 실적이 좋을 전망이다. KH바텍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1523.61% 높아진 95억 원, 세코닉스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359.89% 오른 42억 원일 거라는 게 증권사들의 추정이다. 대표적 부품주인 파트론 역시 별도 기준 162.79% 오른 261억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애플 수혜주로 꼽혀온 인터플렉스와 실리콘웍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별도 기준 각각 17억 원, 50억 원으로 각각 86.74%, 33.13% 하락할 거라고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GS홈쇼핑, CJ오쇼핑 등 홈쇼핑업체들도 선방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별도 기준 GS홈쇼핑과 CJ오쇼핑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각각 전년 동기보다 30.91%, 17.63% 오른 370억 원, 403억 원으로 추정했다.

최근 신곡 ‘젠틀맨’으로 돌아온 가수 싸이 효과로 기대를 받았던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3.67% 오른 71억 원으로 추정된다.

제약·바이오주 중에서는 씨젠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별도 기준 전년 동기보다 64.01% 오른 41억 원으로 제시됐다. 메디톡스의 1분기 컨센서스도 별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9.09% 상승한 46억 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사들의 추정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부진한 종목의 경우 일회성 비용 반영 여부, 2분기 실적 전망, 업황 등을 따져 저점 매수 기회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고운 한국경제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