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6일 코스닥 시장은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가 났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을 이끄는 서정진 회장이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셀트리온의 향후 전망과 서 회장의 의도를 두고 증권가와 업계에서 많은 논란과 우려가 이어졌다.
사진 한국경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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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이 다국적 제약회사에 매각된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셀트리온 대표이사인 서정진(56) 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서 회장은 대표적인 ‘샐러리맨의 신화’, ‘바이오벤처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지난 2002년 회사를 창업한 이후 코스닥 시총(4조4311억 원)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도 1조 원이 넘을 정도로 거부(巨富)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건국대 산업공학과 재학 시절에는 ‘공대생 조기졸업 1호’라는 기록을 세운 후 삼성전기와 한국생산성본부 등에서 다수 기업의 경영 컨설팅을 담당했다. 이후 32세의 젊은 나이에 대우자동차 상임고문으로 스카우트된 이후 생산성, 품질, 조직문화 등의 혁신 작업을 주도한 서 회장은 외환위기 여파 이후 옛 대우 동료들과 함께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 셀트리온을 설립,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했다. 셀트리온을 설립할 당시로선 바이오의약품이라는 분야가 생소했지만 그의 치열한 고민과 끝없는 도전이 오늘날 성공 신화를 이뤘다고 평가된다.

지난해 영국의 경제 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도 서 회장을 한국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소개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FT는 “외환위기 이후 대우차에서 명예퇴직을 당한 서 회장이 사업 구상을 위해 미국의 한 호텔에서 묵는 도중에 우연히 바이오 복제 의약품(바이오시밀러)에 관한 얘기를 듣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에도 “평범한 사람들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최근 실적 악화와 공매도가 이어지면서 임직원, 주주, 해외 파트너들의 피해가 발생하자 보유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국내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의 주인이 외국계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