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사, 증권사들이 3월 6일부터 근로자 재형(재산형성)저축 판매에 돌입했다. 판매 첫날에는 재형저축 가입에 필요한 소득증명서류를 발급하는 국세청 홈페이지가 일시 마비될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재형저축 예금과 보험의 경우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3년 이후에는 금리가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금과 펀드에 함께 가입한 뒤 금리 상황을 봐가면서 펀드 비중을 늘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재형저축 예금과 보험의 경우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3년 이후에는 금리가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금과 펀드에 함께 가입한 뒤 금리 상황을 봐가면서 펀드 비중을 늘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저금리 지속으로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 초반까지 떨어진 터라 연 4.5% 금리에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재형저축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재형저축 예금으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다소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라면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재형저축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자(배당)소득세 비과세 혜택

재형저축은 크게 은행에서 출시한 재형저축 예금, 보험사에서 내놓은 재형저축 보험,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재형저축 펀드 세 가지로 분류된다. 세 상품 모두 가입 조건과 비과세 혜택 등은 똑같다. 재형저축은 연봉 5000만 원 이하 근로자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자영업자가 7년 이상 가입하면 연간 납입액 1200만 원(분기당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소득세(세율 14%)가 면제된다. 가입은 2015년 말까지 가능하다. 또 한 번 가입하면 중간에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불가능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재형저축 예금과 보험은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반면 재형저축 펀드는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펀드 운용 성과가 좋으면 예금이나 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처럼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적립식 펀드가 최소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는 만큼 펀드 가입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재형저축 예금과 보험의 경우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3년 이후에는 금리가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금과 펀드에 함께 가입한 뒤 금리 상황을 봐가면서 펀드 비중을 늘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어떤 펀드 출시돼 있나

자산운용사들은 재형저축 펀드가 침체의 늪에 빠진 펀드 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펀드를 출시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가 이미 적용되기 때문에 해외 펀드(주식형·채권형)나 국내 채권형·국내 채권혼합형 펀드 등을 중심으로 상품을 준비 중이다.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재형네비게이터자(채권혼합형)’, ‘한국투자재형글로벌타겟리턴자(주식혼합형·재간접)’, ‘한국투자글로벌분산투자(채권형·재간접)’ 등 3개 펀드를 우선 시장에 내놓았다. 이 중 ‘한국투자재형네비게이터자’는 한국투신운용이 2005년 국내 주식형으로 출시한 ‘한국투자네비게이터’를 채권혼합형으로 ‘리뉴얼’한 것이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설정액 1조2711억 원에 설정 이후 수익률 106.69%(A클래스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가치투자로 최근 3년간 꾸준한 성과를 낸 ‘KB밸류포커스(국내 주식형)’의 자(子)펀드 형태로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권혼합형)’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 펀드는 펀드 자산의 30%를 ‘KB밸류포커스(국내 주식형)’에 투자한다. 하성호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장은 “재형저축 펀드는 투자 기간이 최소 7년으로 길기 때문에 가치주 스타일의 펀드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3년간 115%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아세안(해외 주식형)’을 활용한 자펀드 ‘삼성재형저축아세안자’를 대표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 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코리안컨슈머재형저축자’, ‘미래에셋글로벌인컴재형저축자’ 등을 준비했다.
장기 성과 좋은 운용사 펀드 골라야

전문가들은 재형저축 펀드는 최소 7년 이상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상품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수진 한국투신운용 상품컨설팅팀장은 “재형저축 펀드는 모(母)펀드의 최근 3년 이상 수익률을 살펴보고, 개별 펀드의 수익률뿐 아니라 해당 운용사의 운용 철학과 원칙 등도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아울러 “펀드 매니저가 바뀌면 운용 스타일의 변경에 따른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소 3년 이상 펀드 매니저가 바뀌지 않은 펀드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형저축 판매 개시 후 이틀간 재형저축 펀드에는 18억 원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재형저축 예금에는 첫날에만 198억 원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과다. 은행들이 4%대 초·중반의 높은 확정 금리를 제시하는 상황에서 운용 성과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에는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재형저축 펀드는 국내 채권 및 채권혼합, 해외 주식 및 주식혼합, 채권형 등 18개 운용사에서 45개 상품이 설정돼 있다. 이 중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5개 대형 운용사의 펀드들이 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채권혼합)’이었다.

모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의 견조한 장기 운용 성과(5년 수익률 46.25%·3월 8일 기준)가 부각된 덕분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다른 펀드에 비해 증권사, 은행을 포함한 판매 창구가 많았던 데다 안정적인 채권과 장기 투자에 적합한 가치주 위주로 운용하는 게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 재형저축 펀드 성격과 맞아 투자자들이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에서는 ‘KB재형밸류포커스30(채권혼합)’, 한국투신운용은 ‘한국투자삼성그룹자(채권혼합)’ 펀드에 1억 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 밖에 국내 채권형인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재형’과 해외 주식형인 ‘삼성재형아세안자1’도 1억 원 안팎의 자금을 모았다.

재형저축 펀드는 최소 7년간 보유해야 비과세 혜택이 있다. 장기 투자 상품이라 운용사들의 장기 성과가 펀드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3000억 원 이상인 운용사들의 장기 성과를 집계해보니 국내 혼합형 펀드의 전체 5년 누적 수익률(3월 8일 기준)은 한국밸류운용이 50.46%로 가장 높았다.

연평균 수익률로 환산 시 8.88%에 달했다. KTB운용과 KB운용도 최근 5년간 7.63%, 6.86%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 뒤를 이었다. 국내 채권형에서는 교보악사가 연평균 6.44%의 수익률로 1위, 미래에셋과 삼성이 각각 6.24%, 6.09%를 나타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은행의 재형저축 적금과 함께 재형저축 펀드의 비중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한국경제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