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국면에서는 우량 코스닥 종목의 주가수익률이 코스피 대형주보다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새 정부가 추진할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도 코스피 종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013년 시황이 코스닥 시장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들어 상승세가 다소 꺾이긴 했지만 2013년에도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중소형주 및 우량 코스닥 업체들의 상대적인 선전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친화정책, 미래 유망 업종으로의 성장 동력 변화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새 정부 경제정책은 親 코스닥… 저성장 추세도 코스닥에 유리
저성장이 오히려 ‘기회’

국제통화기금(IMF)은 2012년 10월, 201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6%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에서 0.3%포인트 내렸다. 해외 수요에 따라 실적이 결정되는 경기민감주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중소형주와 우량 코스닥 종목은 다르다. 저성장 국면에서는 중소형주와 우량 코스닥 종목의 주가수익률(PER)이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

실적과 수급이 대형주에 앞서기 때문이다. 2005년 국내 성장률이 4.0%로 떨어졌을 때도 코스닥 지수는 그해 88.2% 상승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56.0%)을 크게 웃돌았다. 2013년 실적 전망도 코스닥의 상대적 우위를 시사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12년 14.7%에서 2013년 42.4%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낸 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코스피 중소형주도 2013년 영업이익이 2012년보다 32.6%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코스피 대형주는 20.2%로 가장 낮았다. 대선 후보들이 모두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중심 경제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점도 코스닥의 투자 심리와 실적 개선을 낙관하는 이유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 보호, 불공정 하도급 거래 개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중소기업 수출 지원 등이다.


2013년에도 모바일이 으뜸

전문가들은 모바일 관련 종목이 2013년에도 가장 기대가 크다고 꼽는다. 특히 부품 쪽에서는 태블릿PC가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문현식 NH농협증권 스몰캡팀장은 “태블릿PC는 2012년 1억3000만 대에서 2013년 1억9000만 대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2016년까지 연평균 24% 성장할 것”이라며 “애플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 기회”라고 말했다.

태블릿PC의 성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부품은 사이즈와 가격 상승 폭이 큰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태블릿용 디스플레이는 가격과 해상도 측면에서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사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액정표시장치(LCD)의 사용이 늘고 있다. 관련 종목으로는 유아이디와 태양기전이 꼽힌다.

유아이디는 산화주석막(ITO) 코팅업체다. 삼성전자의 ITO 코팅 외주를 독점하고 있어 삼성전자 LCD 생산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태양기전은 최근 태블릿용 터치패널스크린(TSP) 시장에 진입해 2013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또 강화유리 사업 부문에서도 스마트폰에서 태블릿PC로 영역을 확대하며 매출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어느 정도 올라선 다음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2013년이 더욱 더 기대된다는 평가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내 상승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나 현시점에서는 모바일 게임 산업의 성장성이 당초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주의 2차 랠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3년 3분기 중 7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모바일 게임 관련주의 실적과 주가는 잠시 숨고르기 국면을 거친 후 재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새 정부 경제정책은 親 코스닥… 저성장 추세도 코스닥에 유리
미래 성장 동력은 코스닥에

모바일 부품, 모바일 게임 및 오피스,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카, 클라우드 서비스, 첨단소재, 전자교육 등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각종 산업은 대부분 코스닥에 포진해 있다. 경기 침체로 기존의 대규모 장치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2013년에도 이들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첨단소재 쪽에서는 나노섬유 생산기술을 확보한 에프티이앤이가 대표적이다. 나노섬유는 방수, 투습, 통기성 역할을 해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소재, 산업용 초고효율 필터 등으로 이용된다. 또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방수 부품, 화장품, 생활용품, 차세대전지, 의료용 섬유소재 등으로 활용될 여지가 많다.

유진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노섬유의 특성상 경쟁 제품인 고어텍스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공기투과율, 방수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에프티이앤이의 2013년 예상 매출액이 770억 원으로 2012년보다 56.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52억 원으로 398.7%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전자교육에서는 청담러닝이 꼽힌다. 엔씨소프트와 함께 게임을 통해 공부할 수 있도록 한 ‘클루빌’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역할수행게임(RPG)처럼 가상의 영어 마을에서 학생이 주인공 캐릭터가 돼 영어 대화를 통해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미션을 수행할수록 아이템을 수행하고 캐릭터를 키울 수 있기에 친구들과 경쟁을 통해 영어에 대한 학습동기를 길러준다.

곽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원어민 회화수업의 경우 소극적인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클루빌에서는 가상세계를 통해 학습이 이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학습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부터 클루빌의 수익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2014년까지 이익성장률이 다른 경쟁 업체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전 세계적으로 고령 인구가 늘고 있어 헬스케어 업종에도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헬스케어의 경우 매출처가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해외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대표적이다. 치과용 임플란트를 제조 및 판매하는 이 회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45%에 이르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국에서의 급성장이 주가를 견인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치과용 임플란트 시장은 2011년 5300만 달러에서 2015년 1억8000만 달러, 2020년 6억60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피제이전자(초음파진단기), 대원제약(보청기·피부진단기) 등도 주목해야 할 헬스케어 업종으로 추천을 받았다.



임근호 한국경제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