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가면서 투자의 방향을 다각도로 돌리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금, 미술품, 창업, 해외 부동산 등은 그동안 꾸준히 투자 대안으로 관심을 받아왔다.
2013년 기타 재테크 부문의 위험 요인들을 점검해본다.
[2013 자산시장 ‘지뢰’ 찾기] 기타 재테크 “선진국 통화전쟁으로 금값 상승 미술품 시장은 양도세 ‘폭탄’”
금 투자
국제 변동성, 환율을 주시해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돼 안전 자산인 금의 매력은 계속 돋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국제 금 시세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7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는 국제 금값은 2000달러를 목표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돈 풀기 효과가 상당 기간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늘리면서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폐의 대안 역할을 하는 금이 주목받는 이유다.

2013년 금시장을 움직일 변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선진국의 양적완화 지속 기간,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중국과 인도 경제 상황 등이다.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은 경쟁적으로 돈을 찍어내고 있다.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유동성은 계속 공급될 것이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자금이 금시장에 유입돼 금값의 상승을 지속적으로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재정절벽 이슈에 휘말려 저성장에 빠지면 세계 경기 침체를 자극할 수 있다. 이 경우 안전 자산인 금값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에서 금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 모두 경제성장이 냉각될 조짐이 있어 금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의 금시장 수요가 줄어들면 금값의 상승세가 약화될 수 있다.

국내에 최근 불고 있는 금테크 열풍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이른바 골드뱅킹이라는 이름으로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에서 금 투자를 권하고 있다. 하지만 자산을 올인하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제 금 시세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손실의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하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 또 하나의 변수가 환율이다. 환율 움직임에 따라 예기치 못한 손실을 볼 수 있다. 국제시장에서 달러 가치와 금 시세는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 달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지고 달러가 내려가면 금값은 오른다. 최근 달러 가치 하락기에 있어 이에 맞는 치밀한 계산이 요구된다.



미술 시장
양도세 부과, 투자자 입장에서 위협 요인

슈퍼리치들은 현대미술품을 포함해 보석과 와인, 고미술품 등 절대적 기호 아이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희소성이 있고 미래 투자 가치가 실현될 차별화된 예술품이 투자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다.

2013년 미술 시장을 좌지우지할 키워드는 미술품 양도세 향방이다. 미술품 양도세는 6000만 원이 넘는 고가 미술품을 사고팔 경우 생기는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인데 예정대로라면 1월 1일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숨진 작가(외국 작가 제외)의 작품을 6000만 원 이상으로 판매할 경우, 차익에 대해 양도가액의 80~90%를 필요 경비로 인정하고, 나머지 금액의 10~20%를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하겠다는 것이다. 작품의 보유 기간이 10년 미만일 때는 이익금의 80%, 10년 이상일 때는 90%를 필요 경비로 인정키로 했다. 다만 국보와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의 거래 및 양도는 예외다.

아무튼 미술품 양도세 부과는 투자자 입장에서 거래실명제로 거래 때마다 신고와 추적이 따르게 되고, 매매 차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내야 하므로 부정적인 리스크에 해당한다. 더불어 미술 시장에서 세금이 부과되기 시작하면 음성 거래가 성행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전망이다.



창업
‘창업 대리 투자’ 뜨는 재테크

2012년은 프랜차이즈의 수난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모범 거래 기준 마련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됐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2013년에는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독립 자영업자, 협동조합 등 협업화 사업모델 및 사회적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영역 다툼을 벌일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2013년에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 인식규제로 인해 기업형 창업이 어느 해보다 늘어날 전망인데, 이 경우 자영업자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개인 창업자들의 경쟁력 및 창업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창업이나 세컨드 잡(second job)으로 점포를 운영하려는 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시장 상황이다.

최근 자산가들 사이에 뜨고 있는 창업 재테크는 직접 점포를 운영하기보다는 창업하려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아이템이 괜찮다면 일부 투자하는 형태다. 투자의 비중만큼 점포의 지분을 보유하기 때문에 수익의 일부를 떼어 가는 형태다.

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점포가 망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므로 여러 점포에 투자해 일정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창업비용이 부족해 투자를 받았던 자영업자는 비즈니스가 안정적일수록 투자 받은 비용을 빼려 하므로 투자 원금을 상환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업 재테크의 경우 자영업자와의 신뢰 관계가 변수다.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직접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투자자에게 수익을 제대로 할당하지 않거나 투자금을 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 부동산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안전

국내 거주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최근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으나 국민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등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기금의 투자 금액은 2007년 2000억 원에서 2011년 말 6조 원으로 껑충 늘어났다.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대형 금융회사 및 은행들이 자금 확보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사무용 빌딩의 매각에 나섰고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지역별로 분석하면 북미 지역 64.2%, 동남아 11.3%를 차지한다. 북미 지역은 주거용보다 수익형 부동산의 구매 비율이 높다. 국내 임대 수익용 빌딩의 수익률이 감소하면서 가격 조정을 기대하는 대기 수요자들은 최근 몇 년간 북미 지역 상업용 빌딩을 매입해 왔다. 최근 투자자들은 수익은 줄더라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보다는 북미 지역을 선호한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말레이시아가 각광을 받았다. 2007년 양도세 폐지, 외국인 모기지 80%까지 허용 등으로 투자가 붐을 일어 가격 상승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 발표된 부동산 규제로 인해 투자 붐은 일단 주춤한 상태다. 또한 2011년 부활한 양도세대출 비율 감소로 거래가 축소됐다. 그래도 동남아에서는 안정적인 모기지 제도·계약 및 처분 절차, 양호한 교육·문화 시설로 싱가포르에 이어 해외 부동산 투자처로 선호되고 있다.

안진섭 루티즈글로벌 해외부동산사업부 이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대상 국가의 주요 도시의 중심지, 대형 개발회사가 추진하는 분양 물건, 1개동 아파트보다는 세대수가 많고 단지 내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프로젝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 시세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손실의 가능성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수익이 발생하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하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