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 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불안해진 만큼 자산 시장의 변동성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2012년에도 지금의 불안 요소가 쉽게 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2012년 경제를 보수적으로 본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도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 5대 증권사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Strategies For Portfolio Remodeling]주식 투자 키워드는 적립식, 공모주, ELS

[Strategies For Portfolio Remodeling]주식 투자 키워드는 적립식, 공모주, ELS

올해 금융시장은 불안과 희망이 공존했던 시기였다. 연초에는 지수 전고점 돌파에 대한 기대감으로 온탕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며 냉탕으로 바뀌게 됐다. 연초까지만 해도 자문형 랩어카운트(자문형 랩)와 같은 고수익형 상품이 인기를 끈 반면, 하반기엔 애물단지로 변해 버린 것도 대표적인 온·냉탕 현상의 결과다.

2011년은 저금리와 저성장의 굴레에 묶여 있었다. 이와 더불어 가파르게 치솟은 전세 부담은 투자자들의 투자자산을 축소하고 현금화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던 펀드와 주식, 채권 등을 처분했을 것이다. 또한 기대여명이 높아지고 세상이 살기 어려워질 것이라 예상하면서 은퇴 설계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월 지급형 상품들이 봇물처럼 출시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리모델링 전략을 제시하기 전에 2012년 시장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변동성을 수반한 가치 회복의 시기’라 생각한다. 저평가 자산인 주식의 가격 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이나 등락이 심해서 뚝심 있게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금리는 최근 물가 안정과 정책당국의 금리 유지에 대한 의지를 감안할 경우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주식과 채권에서 기회가 상존하므로 두 자산을 적절히 혼합해 투자하는 것이 위험(변동성)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달성하는 기본 전략이라 생각한다. 1억 원의 자금을 운용한다면 60%는 주식에, 40%는 채권에 분산하는 편이 좋겠다.
채권형 상품을 고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수익률(금리)이 아니라 등급이다.
채권형 상품을 고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수익률(금리)이 아니라 등급이다.
그렇다면 주식에 투자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일단 국내 주식형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단기 이벤트성 고수익을 노리고 해외 주식형에 투자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하며 매매 차익 과세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적립식이라고 알려져 있는 분할 매수 방식이다. 적립식은 소액투자자가 하는 것이라 단정하지 말고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는 시간과 금액을 분산해 평균단가를 낮춘 뒤 기다리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공모주 펀드는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으며 개인이 청약하는 것보다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므로 물량도 많이 받게 된다.

세 번째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가격 하락으로 조건이 매우 좋아졌다. 예를 들어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주가가 반 토막이 나지 않는 이상 두 자리 쿠폰 금리를 획득할 수 있으며, 3년 만기더라도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이 가능해 조기에 높은 수익으로 현금화가 가능하다.

앞에서 1억 원 중 주식에 60%를 투자한다고 했는데, 다시 정리해 보면 1억 원 중 6000만 원을 주식에 투자할 경우 2000만 원은 ELS에, 2000만 원은 공모주에, 2000만 원은 매월 200만 원씩 10개월간 주식형 펀드에 적립하는 것이다.

나머지 4000만 원은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채권형 상품을 고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수익률(금리)이 아니라 등급이다. 최근 6%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많이 유통되고 있으나 신용위험(credit risk)에 노출돼 있으므로 개인투자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되도록 국공채 위주로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 절세 효과를 얻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첫 번째로 물가연동국채를, 두 번째로 경기지역개발채권을 추천한다. 세 번째는 A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투자하면 완전한 채권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5% 수준의 수익도 가능하다. 물론, 절세 효과로 인한 실효수익은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 특히 증권사에서 채권을 매수할 때 반드시 채권을 되사줄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권의 경우 중도 매도가 어려운 것이 단점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도록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DB대우증권에서는 ‘트라이앵글’이라는 채권형 상품이 있는데, 이 상품은 앞에서 말한 3개의 채권이 편입돼 있고, 2년에 5%를 목표로 운용한다. 또한 중도 환매 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되사주기 때문에 유동성도 확보된 상품이라 하겠다.

이렇게 주식과 채권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8% 수준이 된다.

전통적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 외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에 투자해 채권의 수익과 주식으로 전환 시 주식의 매매 차익을 동시에 얻는 방법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런 상품은 주로 사모펀드로 구성되고 투자 기간이 2년 이상 소요되므로 연 10%대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장기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물가 상승을 고민하는 투자자는 원자재 투자에도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원자재는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되므로 원자재 선물에 직접투자하기보다는 원유를 채굴하는 유전이나 기타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모펀드이지만 폐쇄형이며 모집 식으로 가입할 수 있으므로 모집 전에 증권사 직원에게 펀드에 대한 사전 설명을 듣고 가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물론 만기가 길고 환매가 어렵지만 연간 기대수익률이 7~8%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고 유가 하락 및 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2년에도 올해처럼 지금이 최적의 투자 타이밍인지, 최상의 투자 자산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고민은 매년 반복되는 무의미한 일상에 불과하며,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 금리는 낮아지고 있을 것이다. 자산을 고르게 배분해 투자한다면 이런 고민은 필요 없다. 주식과 채권을 투자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서 예시한 바처럼 투자 방식과 세부 편입 종목을 달리해 분산투자를 실행한다면 어떤 시장에서도 마음 편한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원자재는 고수익보다는 안정적인 움직임이 예상되므로 원자재 선물에 직접투자하기보다는 원유를 채굴하는 유전이나 기타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면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글 배진묵 KDB대우증권 WM Class 역삼센터장, 우용하 삼성증권 SNI반포지점장,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 부장, 조재홍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장, 배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펀드리서치팀 연구위원
기획·정리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