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이슈 메이커라면 단연 안철수 교수가 꼽힐 것입니다. 서울 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안 교수의 행보는 정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이른바 ‘안철수 현상’을 낳았습니다.

그중에도 특히 큰 울림을 준 것은 그의 재산 기부였습니다. 물론 안 교수의 기부에 대해 적지 않은 이들은 정치적 행보의 하나로 보고 있고 그런 해석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안 교수가 재산 기부를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이고도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만큼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메시지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부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안 교수는 ‘가난한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높이기 위해’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막연한 공익이 아니라 구체적인 목적과 용도를 천명한 것입니다.

머니는 안 교수의 이런 의도를 ‘출발선 맞추기’라고 풀이하고 싶습니다. 즉, 양극화에 따라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사회구성원 간의 출발선 격차를 최대한 좁혀보려는 노력으로 보는 것입니다. 교육이야말로 출발선의 격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선을 교육 현장으로 돌려보면 안 교수의 의도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TV에서는 서울 강남의 한 사립 초등학교가 ‘스마트 스쿨’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학생들 전원에게 태블릿 PC를 지급하고 교실마다 전자칠판을 설치해 양방향 멀티미디어 교육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같은 서울 안에서도 낙후된 지역의 학교에서는 태블릿 PC를 구경조차 못한 학생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입니다.

교육의 양극화는 사교육비 지출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소득 상위 20% 계층이 지출한 사교육비는 하위 20% 계층의 7.1배에 달했습니다. 이 같은 교육의 양극화는 빈부의 대물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빈부 격차의 고착화는 필연적으로 사회 불안으로 귀착되게 마련입니다. 안 교수가 자신의 기부를 통해 우리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도 바로 이런 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2011년을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연말이면 의례적으로 벌어지는 기부와 자선 이벤트가 올해는 ‘안철수 현상’을 계기로 보다 의미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이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안철수의 기부와 ‘출발선 맞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