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에 대한 얘기는 넘쳐나지만, 그의 고용방식을 소개한 내용은 거의 없다.

“우리 회사에는 정년퇴직이 없어요. 나이가 많다고 해서 절대 직원을 해고하지 않습니다. 웨스코파이낸셜에서 근무하는 한 동료가 있었어요. 그는 자신의 나이가 너무 많다며 다른 사람을 고용하라고 나에게 계속 말했죠. 그는 75세였거든요.

나는 ‘이보게, 어머니는 정정하시지’라고 물어봅니다. 그의 어머니는 93세까지 사셨고, 그것으로 대화는 끝났죠.” 그의 고용방식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이다.


이번 호에서는 워런 버핏이 저술한 첫 도서와 경제학의 속설을 다룬 책을 소개한다.
[이달의 책] 버핏이 들려주는 ‘주식 투자’특강
워런 버핏에게 직접 듣는 투자와 인생의 성공 법칙

현대 자본주의의 아이콘이 된 워런 버핏을 지칭하는 표현들에는 항상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세계 최고의 부자’,‘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등 이런 현란한 수식어들 가운데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하나 덧붙일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을 다룬 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출간된 투자자.’ 하지만 그렇게 많은 워런 버핏에 대한 책들 중에서 정작 본인이 투자에 대해 직접 쓴 책이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워런 버핏이 직접 서술한 투자서적은 없다’는 사실 때문에 그가 경영대학원 학생들과 만나 직접 강연한 내용을 엮은 <워렌 버핏의 주식투자 콘서트>(워렌 버핏 지음·부크홀릭)의 의미는 특별하다. 제3자를 통해 재해석을 거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투명한 그의 말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를 제공해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본문은 경영대학원 3곳의 강연 내용을 생중계하듯 그대로 옮겨 기록했다. 특강의 각 주제는 ‘성공 투자의 비밀 특강’,‘주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주인의식이 넘쳐나는 회사를 주목하라’다. 먼저 워런 버핏식 주식투자 방법에 대해 들려준다. “우리는 많은 것을 조금씩 사지 않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노아의 방주식 투자’를 합니다.

엄격하게 선정한 몇 쌍의 표본만을 배에 태우는 거죠. 1년에 단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만 있어도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2, 3년에 한 번쯤은 나에게 나쁜 소식을 들려줘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홈런을 칠 수 없으니까요.” 이어서 스승에게 배운 투자의 원칙을 설명한다.

“우리는 돈을 잃은 적이 별로 없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우리는 큰 실수를 하지 않았어요. 이건 내가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께 배운 것입니다. 그레이엄 교수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고 말씀하곤 했죠. 첫째, 잃지 마라. 둘째, 첫째 원칙을 잊어버리지 마라.”

마지막으로 부의 함정에 대해서 전해준다.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고, 다른 부자들이 하고 있는 것을 따라하지 않으려고 조심했어요. 큰 요트를 사는 일 같은 것 말이지요. 지금 나는 매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최고의 사치’를 누리면서, 내 나이의 보통 노인보다 즐겁게 살고 있어요. 더 큰 집도 필요 없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내가 돈으로 얻은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권’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사치가 돈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니까요.”

왜 대중들은 속설에 열광하는가

미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맥주와 포도주 가운데 어느 것이 더 건강에 좋은가’하는 실험을 했다. 두 부류로 나뉜 성인 남성들은 한 달 동안 한쪽은 맥주만, 다른 쪽은 포도주만 마셨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맥주를 마시는 쪽이 더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왜냐하면 이 실험은 미국의 맥주회사가 후원했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것도 모른 채 실험 내용을 접한 사람이라면 포도주보다 맥주가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상식을 갖게 될 것이다. 속설 역시 마찬가지다. 의심 없이 속설에 고개를 끄덕이다가는 경제를 이해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끌려가게 된다.

<립스틱 경제학>(경제교육연구회 지음·위즈덤하우스)은 ‘립스틱 효과’, ‘하이힐 효과’,‘마천루의 저주’,‘불황 속 커피 효과’ 등 누구든 한번쯤 들어봤을 현대사회에서 회자되는 경제 속설 17가지를 자세하게 분석한다.

특히 유난히 많은 불황 속 경제 속설이 왜 등장했는가를 정치·사회·역사적인 근거를 제시해 파헤친다. 보이는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이유를 되짚어볼 때 비로소 경제를 파악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고 강조한다.

불황에는 립스틱이 많이 팔린다거나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등의 속설은 누구나 한두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이런 속설이나 경제 상식들은 굳이 어려운 경제 이론을 몰라도 납득이 되고, 때로는 경제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실제로 경제에 대한 속설들 대부분이 불황에 관한 것이고 호황에 관한 것은 거의 없다.

유독 불황에 이런저런 경제 속설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불황일수록, 다시 말해 경제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경제로 모아지기 때문이다.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다.

불황이 되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할까’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에 주목하게 되니 여러 속설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속설들은 얼마나 진실할까. 사실대로 말하면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꼭 맞는다고도 틀렸다고도 말하기 어려워서다. 경제학이 정반대의 결론을 증명했다는 공로로 각각 노벨상을 받은 유일한 학문이라는 이야기는, 경제학 교과서에서 자주 우스갯소리로 인용되곤 한다. 경제학이 모순된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워낙 모순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속설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옳다면 왜 옳은가, 그르다면 왜 그른가에 대한 이유를 이해하는 일이다. 우리가 경제학을 배우는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다.


<빅 숏, BIG SHORT>

(마이클 루이스 지음·비즈니스맵)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이달의 책] 버핏이 들려주는 ‘주식 투자’특강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하며 불패신화를 자랑해온 부동산이 크게 흔들리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급락하고, 2010년 7월 기준 가계대출이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줄줄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빚내서 집을 산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우선의 선택은 지금이라도 사태의 본질을 꿰뚫고 한 발 빠르게 대비하는 것뿐이다.

<머니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최신작인 이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과 전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를 왜 막을 수 없었는지 날카롭게 추적한다. 월스트리트 내부의 비관론자들은 일찍이 시장 붕괴의 징후를 감지하고 여러 차례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는 이들의 지속된 경고를 무시했고, 결국 재앙을 피하지 못했다.

최종적인 파국의 대가는 무지와 탐욕에 찬 금융기업이 아니라 그들에게 자신의 재정적 운명을 맡긴 중산층 이하의 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역사상 그 어떤 재앙도 홀연히 출연하지 않았다. 타이타닉호는 총 여섯 번의 경고를 무시했다 침몰했다.

만일 월스트리트의 태평한 낙관론자들이 시장의 신호와 비관론자들의 견해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과 실체를 파악해 연쇄적인 몰락을 피해야만 하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돼 줄 것이다.


<경제상식 충전소>

(최진기 지음·한빛비즈)

경제 현장의 생생한 숨소리를 듣는다
[이달의 책] 버핏이 들려주는 ‘주식 투자’특강
과거에는 국민총생산(GNP) 지수를 많이 썼는데, 최근에는 거의 국내총생산(GDP) 지수를 활용한다. 그런데 GDP를 쓰게 되면 박지성의 연봉은 빠지고,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슈랑카의 연봉이 포함된다.

최근의 경제지표가 이렇게 박지성은 홀대하고, 슈랑카는 대우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들의 경제적 삶을 GDP가 더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새벽 시간 온 국민을 TV 앞에 모이게 하는 강력한 문화적 효력을 발휘하지만, 경제활동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 한다. 반면 슈랑카는 적은 돈을 받고 일을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학을 어려운 학문으로 여긴다.

그동안 우리가 경제학을 어렵다고 느꼈던 이유는, 경제 용어를 외우고 미래를 전망하는 딱딱한 경제 분석 리포트를 어렵게 읽어내려 갔기 때문이다. 경제라는 것은 순리대로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풀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며, 때문에 저자는 경제 전문가들의 각종 경제 논문들도 결국 상식의 범위 내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 생활에 살아 숨 쉬는 생생한 예시로 경제학을 이야기하며, 현실 경제에 도움 되는 살아 있는 경제 상식을 충전해준다. 여섯 개의 장을 통해 ‘금융, 경제지표, 증권, 부동산, 경제정책, 국제경제’를 쉽게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경제 감각을 높여준다.

‘27달러에서 시작된 그라민은행의 기적, 폭스바겐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사연, 미국의 통화승수 역전 현상, 종합부동산세 위헌판결의 슬픔’ 등의 내용을 소개한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 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