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플랜트 기반 위에 생명공학사업…세원셀론텍

내 생명공학 의약품 제1호이자 개인 맞춤형 연골세포 치료제인 ‘콘드론(Chondron). 세원셀론텍(대표 박헌강)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개발한 치료제다. 무릎 연골 손상 환자의 정상적인 연골세포를 소량 채취한 뒤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대량 증식 배양해 이를 환자 무릎 손상 부위에 이식, 정상적인 무릎 연골로 재생시키는 획기적인 치료제다.이처럼 독보적인 세포 치료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원셀론텍은 올해 바이오 사업이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본격 가동하며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진이 직접 개인 맞춤형 세포 치료제를 만들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재생 의료 시스템(RMS)을 선진국에까지 수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종합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원셀론텍은 원래 화학 플랜트 설비 및 설계 전문 업체다. 사업 영역은 발전 플랜트 설비를 제작하는 PE(Process Equipment) 사업과 유·공압 기기를 판매하는 유압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에는 재생 의료 시스템인 RMS(Re generative Medical System) 사업이 주력 사업으로 편입되고 있다. 플랜트와 유압 기기 사업의 안정적이고 탄탄한 기반 위에 바이오 사업이라는 차세대 성장 엔진을 부착한 셈이다.세원셀론텍은 1971년 당시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이 그룹에서 소요되는 화공 플랜트 설비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 미쓰이조선과 합작해 설립한 미원중기가 모체다. 이후 세원중공업, 세원E&T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5년 재생 의학의 선두주자 셀론텍(주)과 합병했다. 이어 사업의 전문화를 위해 자매회사인 SC엔지니어링과 분할했고 작년 7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세원셀론텍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고 있는 RMS는 의료진이 직접 개인 맞춤형 세포 치료제를 만들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의료 시스템을 말한다. 세원셀론텍은 관절염, 골절, 골괴사, 유방 재건, 장기 재생 등에 대한 첨단 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 기술은 생명공학 의약품 제1호 ‘콘드론’, 세계 최초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 ‘오스템’, 국내 최초 ISO 인증을 받은 제대혈 은행 ‘베이비셀’ 등 10여 년간 축적된 연구 개발 결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RMS 시스템은 정보기술(IT) 시스템상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RM 키트(Regenerative Medical Kits: 세포 치료제 아이템 및 세포 치료제를 만들기 위한 원부자재와 운용 매뉴얼)와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RM 플랫폼(Regenerative Medical Platform: 설비 및 시스템 운영 프로그램)으로 구축돼 있다.RM 플랫폼은 운용(Processing), 품질 관리(Quality Control), 청정 관리(Hygiene Process) 등 세포 치료제 생산에 필수적인 운용 및 관리 시스템을 7가지 형태의 모듈(Module: 기본단위)로 규격화했다. RM 플랫폼은 전체 모듈을 제공하는 종합병원급(Hospital: H타입)과 단일 모듈을 제공하는 전문병원급(Clinical: C타입), 그리고 개인 맞춤형 연골세포 치료제 시술(M타입)로 구분돼 있으며 바이어의 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RMS는 2006년 3월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를 통해 세계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호평을 얻고 있다. 세원셀론텍은 이후 영국 합작법인 설립을 비롯해 인도 폴란드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중국 태국 등에 ‘콘드론’ 및 RMS 수출 등을 이뤄 단기간 내 고무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아시아·북중남미를 중심으로 현재 30여 개국과 수출 상담을 진행 중이다.증시 전문가도 세원셀론텍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진입을 점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원셀론텍에 대한 기업보고서를 작성한 김치훈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세포 치료제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활발하게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콘드론과 같은 세포 치료제를 직접 수출하기보다는 콘드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RMS) 수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 수석연구원은 또 “세원셀론텍이 국내에 국한된 세포 치료제 수익 모델을 하반기에 해외로 확장, RMS의 보급형 모델인 C타입을 폴란드 캐롤리나 메디컬 센터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출 계약 규모는 38만 달러로 폴란드 현지에서 가동하기 위한 검수 단계를 현재 진행하고 있으며 9월부터 무릎 손상 환자의 이식수술이 진행될 전망이다.세원셀론텍은 올 4분기까지 RMS의 두 가지 모델인 H타입과 C타입을 폴란드뿐만 아니라 영국 말레이시아 네덜란드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콘드론’을 수출한 중국의 베이징무장경찰병원에 이어 중국 내 당산병원과 중산병원과도 RMS 수출에 대한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원셀론텍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2분기 영업이익은 59억 원으로 전 분기 28억 원에 비해 두 배가량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7.5%에서 12.4%로 크게 높아졌다. 상반기 총매출액은 843억 원을 기록했고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71억 원과 472억 원을 달성했다.하반기 전망도 밝다. 화학 플랜트의 수주 증가와 RMS 수출에 따른 시스템 관련 매출 유입으로 2007년 총매출액은 201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교보증권은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고수익 위주의 수주 전환에 힘입어 224억 원, 영업이익률은 바이오 부문의 매출 비중 확대로 작년 3, 4분기와 비슷한 11%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RMS 수출 지역 확대와 RM 키트 판매 실적이 반영되는 내년부터는 영업이익률 17% 이상 달성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가도 치솟고 있다. 올 연초 6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것이 8월 중순 현재 1만~1만3000원대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110%에 가깝다. 그래도 향후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의 평가다.증권가에서는 세원셀론텍의 현 주가가 올해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23.1배에 달하지만 안정적인 PE 사업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세포 치료제 사업의 전망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8월 초 세원셀론텍의 목표 주가를 기존 1만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매수’를 유지했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