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 발레’ 상륙

막히는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름의 정점, 8월. 꽁꽁 얼은 극장에 깊숙이 앉아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매년 찌는 듯한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이 오는 7월 31일~8월 5일 세종문화회관을 꽁꽁 얼린다. 섭씨 영하 15도 무대 곁에서 시원한 바캉스도 즐기고 세계적인 발레 공연도 볼 수 있으니 피서로도 더할 나위 없을 듯. 올해는 내한공연 10주년을 맞아 최고 인기 레퍼토리이자 차이콥스키의 3대 명작 발레로 손꼽히는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1998년 첫 내한 이후 국내 관객들에게 러시아 정통 아이스 발레의 진수를 보여주며 사랑받아 온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은 그동안 170여 회의 공연을 통해 2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공연마다 매진사례를 기록했다.토슈즈 대신 스케이트를 신은 무용수들은 마치 날개를 단 듯 역동적이며 화려한 회전 동작을 선보이고, 아름다운 발레 동작과 유려한 스케이팅과 차이콥스키의 음악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고전 발레의 우아함을 그대로 얼음판 위에서 재현한다.아이스 발레의 가장 특별한 매력은 일반 아이스 링크에서 공연되는 여타 아이스 쇼와 달리 정통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품격 있는 아이스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일반 아이스 쇼에서처럼 아이스 링크를 둘러싼 관람석에서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정통 극장에서 펼쳐지는 아이스 발레는 관객들에게 마치 고전발레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한여름 서늘한 아이스 링크로 변신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경험하는 자체로도 신선한 체험이 될 듯. 이번 공연을 위해 ‘얀츠맷(Yontzmat)’이라는 특별 공법으로 24시간 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를 아이스링크로 변신시킨다. 이 공법은 특별히 고안된 자가 냉동식 링크에 총 5톤의 얼음을 쏟아 붓는 것으로, 매끄러운 스케이팅 표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12시간 동안 20분 마다 얼음을 뿌려 완성한다.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은 정통 클래식 발레의 아름다움과 아이스 피겨 스케이팅의 테크닉을 절묘하게 결합해 보여준다. 발레의 우아한 동작과 피겨 스케이팅의 속도감이 완벽하게 조화돼 은반 위에 그려내는 정교한 안무와 스토리는 예술 그 자체. 포인트 슈즈 대신 피겨 스케이트를 신고 은반 위를 가로지르는 40명의 발레리나의 우아한 동작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또한 귀에 착 감기는 차이코프스키의 친숙한 음악과 겹겹이 화려한 페티코트를 입은 파티 게스트들, 그리고 다양한 나라의 춤을 선보이는 2막의 디베르티스망(고전 발레에서 이야기와 관계없이 솔리스트들의 기량을 한껏 과시하며 관객의 볼거리를 위해 삽입된 춤)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발레를 그대로 보는 듯한 착각을 준다.특히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콘스탄틴 라사딘은 고전 발레 동작의 어법과 피겨 스케이팅의 기술을 과감하게 결합해 아이스 발레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냈다.새하얀 은반 위에 펼쳐지는 동화 속 세계를 보는 듯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 그리고 우아하고 섬세한 움직임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아이스 발레. 은반 위의 스케이팅,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선율, 친근하고 환상적인 동화 이야기로 발레 애호가뿐만 아니라 가족 관객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을 매혹시킬 준비를 마쳤다. 세종문화회관의 서울공연을 마치면, 부천 대구 김해 춘천 등 전국 공연의 막이 오른다.1993년 이후 2년마다 한국을 찾고 있는 볼쇼이 아이스쇼는 동계올림픽을 휩쓴 피겨 스케이트 선수들이 선보이는 발레 공연이다. 올해엔 2006년 올림픽 챔피언이자 세계선수권 2회, 유럽선수권 5회 우승에 빛나는 타티아나 토트미아나와와 막심 마리닌, 2007 유럽챔피언인 알리오나 샤브첸코와 로빈 스졸코위가 환상적인 남녀 페어 공연을 선보인다. 그들이 선사하는 은반 위 화려한 기교는 세계 챔피언급. ‘백설공주’와 ‘호두까기 인형’을 중심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음악과 함께 이어 붙인다. 한국 팬들을 위한 특별 공연으로 한국 춤 공연도 마련된다. 평일엔 ‘호두까기 인형’이, 주말엔 ‘백설공주’가 메인 프로그램이다. 24×32m짜리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8월 18일부터 9월 9일까지 공연한다. 평일 7시 30분, 주말 2시·5시 30분. (02)1600-6808공연일정 : 2007년 7월 31일(화)~8월 5일(일) 총 12회공연시간 : 화·수·목-호두까기인형(6회), 금·토·일-백조의 호수(6회)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티켓예매 : 1588-7890, 1544-1555, 1566-1369<부천>일시 : 2006년 8월 7일(화)~8일(수)장소 : 부천시민회관<대구>일시 : 2007년 8월 10일(금)~12일(일)장소 : 대구오페라하우스<김해>일시 : 2007년 8월 14일(화)~15일(수) 장소 : 김해문화의전당<춘천>일시 : 2007년 8월 17일(금)~19일(일) 장소 : 춘천문화예술회관<의정부>일시 : 2007년 8월 21일(화)~22일(수) 장소 : 의정부예술의전당<과천>일시 : 2007년 8월 24일(금)~25일(토) 장소 : 과천시민회관김지연 기자 jykim@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