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 ‘솔로몬 아시아퍼시픽 컨슈머 주식형펀드’

권 업계에서 미래에셋은 돈 냄새를 잘 맡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미래에셋의 경쟁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미래에셋 솔로몬 아시아퍼시픽 컨슈머 주식형펀드’다.국내 펀드 시장은 경쟁이 격해지면서 하루가 멀다고 새 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 한 회사에서 인기를 끄는 아이디어 상품을 출시하면 곧바로 다른 회사도 복제품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펀드는 아직 미래에셋이 독보적이다. 상품의 구조나 운용 스타일을 따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이 펀드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등 경영진의 직감으로 만들어진 펀드다. 요즘도 그렇지만 박 회장은 주로 해외에 머무르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 시장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눈으로 확인했고 이로 인해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산업이 바로 소비와 관련된 기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관련 기업들은 급속한 성장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이런 콘셉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 솔로몬 아시아퍼시픽 컨슈머 펀드다. 이 펀드는 아시아와 태평양 기업의 소비재 업체에 주로 투자하는 섹터 펀드다. 섹터 펀드란 수자원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물 펀드, 명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 펀드처럼 특정 산업에 속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최근 들어 한 국가나 지역에 집중 투자하는 위험을 분산해 주는 새로운 대안 투자로 부상하고 있다.이 펀드는 설정 이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작년 6월 출시된 이후 5월 8일까지 8887억 원의 자금을 모았으며 3개월 수익률이 8.58%, 6개월 수익률이 21.79%, 설정 이후 수익률이 38.05%를 기록했다.이 펀드는 아시아 성장의 중심축인 한국과 중국,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12개국의 소비재 관련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12개국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별도의 환 헤지 없이 환율 변동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펀드의 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아·태 지역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업종 내에서 다양한 인수·합병이 추진되고 있으며 상품의 질 및 브랜드 인지도 개선이 진행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런 현상이 특히 중국과 싱가포르, 호주, 인도 및 일부 아세안 국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이런 나라에서는 경제 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펀드 운용팀의 종목 선정 능력도 수익률을 올리는 주요 요인이다. 다양한 국가에 적절하게 분산 투자했고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국가의 주가 상승 덕분에 수익률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펀드 운용팀은 종목 선정을 위해 철저한 기업 분석 작업을 벌인다. 종목을 선정할 때에는 안정된 기업 지배 구조를 갖고 있는지, 또 업종 내에서 지배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최근 아시아 증시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면서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운용팀들은 포트폴리오 내에 우량한 종목을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가가 언제까지나 오르기만 할 수는 없으므로 벤치마크 대비 우수한 실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률을 방어해 줄 수 있는 우량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많이 편입해야 하기 때문이다.펀드 수익률에 기여한 주요 종목은 한국의 LG생활건강과 NHN을 비롯해 호주의 CSL사와 JB하이파이, 레스메드사 등이다. 또 중국의 소비재 관련 업체들도 수익률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호주 기업들이 수익률에 많이 기여했는데 호주의 경우 아시아만큼 증시가 활황 국면은 아니지만 광활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호주 업체들은 상당한 가격 경쟁력도 갖고 있는 데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주가 관리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우량한 소비재 기업들이 시장에서 소외받거나 기관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을 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중국의 경우 호주보다 훨씬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시장과 비교해 보면 전반적인 수준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펀드 운용팀은 소비재 섹터별로 해당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종목에 한해 선별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을 취해 왔다. 따라서 아직 중국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편입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운용팀은 국가별 투자 비중도 신중하게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인도의 비중을 축소한 대신 호주의 비중을 확대했는데 이런 전략이 실적 향상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소재와 산업재 분야에서 강세가 이어졌고 내수 소비재 쪽으로는 매기가 확산되지 못했었다. 또 중국도 상하이 증시가 가파르게 올랐지만 외국인들이 상하이나 선전 주식시장에서 거래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의 주가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얻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호주 비중을 높였던 게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원천이 됐다.펀드 운용팀들은 향후 기업들의 수익성과 아시아 지역의 유동성에 따라 향후 펀드의 수익률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경제 성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소비자들의 지출 금액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재 업체들의 수익성 향상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아시아의 유동성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게 운용진의 판단이다. 세계 거시경제 전망을 토대로 예상해 본다면 아시아 유동성이 갑자기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국의 긴축 같은 돌발 변수는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운용팀은 지금처럼 높은 실적을 내지 못할 수도 있지만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기업들의 견실한 수익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